우리 동네 한 어린이집은 주유소와 담을 맞대고 있다. 4차선 대로에 주유소가 있고 주유소 담 뒤로 2층짜리 어린이집 있다. 대로에 서서 보면 주유소 간판과 어린이집 간판이 나란히 서 있어 얼핏 보면 주유소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처럼 보인다.
어느 시설이 먼저 있던 시설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섯 살 난 아이를 어린이집(비록 다른 어린이집에 보내지만)에 맞기고 직장을 다니는 엄마로서 여간 불안한 것이 아니다.
이후 다른 어린이집의 주변을 몇 군데 더 알아본 결과 100미터 안에 단란주점과 모텔과 같은 시설이 있는 경우는 허다하고 심지어 윤락시설까지 있는 경우도 있었다.
초·중·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학교보건법 제5조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의 설정에 따라 학교의 보건·위생 및 학습 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교육감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 경계선으로부터 200미터 안에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을 설정하도록 되어 있어 가장 기본적인 유해시설인 윤락시설 및 위험시설로부터 보호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어린이집의 경우는 다르다. 유치원의 경우는 교육기본법에서 말하는 학교에 속하기 때문에 학교보건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으나 어린이집의 경우 학교가 아닌 보육시설이기 때문에 주변의 유해 환경에 대한 제재 법규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영유아보육법의 보육시설 설치 기준을 보면 ‘시설은 보육수요ㆍ보건ㆍ위생ㆍ급수ㆍ안전ㆍ교통ㆍ환경 및 교통편의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쾌적한 환경의 부지를 선정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신고만으로 보육시설이 설치될 수 있는 현실 속에서 어린이집 주변 환경의 선택은 어린이집 시설장의 양심에 맡겨져야 한다. 비록 양심적인 시설장이 쾌적한 환경의 부지를 선정하여 어린이집을 개원하였다고 하더라도 추후에 들어서는 유해환경을 막을 수 있는 방법 역시 없다.
어린이집은 영아 및 유아만 모여 있는 시설이다. 성인의 보호와 감독이 없는 혼자 자신의 안전을 책임 질 수 없다. 아무것도 모른 아이들이라고 해서 당구장 등은 설치 할 수 있다 치더라도(현재 법규상에 의하면 당구장은 유치원의 경우 학교의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내의 유해 시설에서 제외된다) 최소한 안전을 위한 주변 환경을 정리하는 법제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5월 5일 노무현 대통령의 ‘어린이 안전 원년’ 발표가 무색하지 않도록 사회 곳곳의 방치되어진 안전을 다잡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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