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장안에서 선전전을 하고 있는 까르푸 조합원들 ⓒ워킹보이스 조금미
일하는 사람들이 한창 여름휴가 떠날 생각에 들떠 있을 요즘, 대형 할인점인 까르푸 중동지점은 임금협상 결렬로 인한 부분파업과 임금마저도 체불된 채 ‘해고’된 협력업체 노동자 복직을 위한 집회, 천막농성으로 부산하다.
지난 96년 한국에 진출한 프랑스계 다국적 기업 까르푸는 진출 8년만인 올 현재, 전국에 27개 지점을 설립했으며, 까르푸가 고용한 직원만 해도 6천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까르푸가 행한 노동탄압은 엄청난 고용창출에 비례할 정도로 극심하다.
지난해에는 노조 조합원들만 승진에서 누락시켜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에서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았으며, 97년에 생긴 노조는 올해 4월에서야 겨우 단체협약을 맺을 수 있었다. 물론 임금, 근로조건 등과 같은 핵심사항을 뺀 채 말이다. 특히 노조의 강력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에는 까르푸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70%인 비정규직을 노조 가입 범위에서 제외해 비정규직 노동조건 개선, 노동조합 활동에 많은 한계를 갖게 했다.
아직 임금협상은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노사간 입장차가 워낙 커 노조는 ‘부분파업’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4월부터 진행된 임금협상에서 노조는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반영, 9.1%(비정규직 14.6%) 인상과 6년 동안 한번도 오르지 않은 교통비와 식대 3만원 인상, 근속수당 신설 및 상여금 100% 인상 등을 요구한 반면 회사쪽은 기본급 6% 인상 안만 고수해 지난달 26일 임금협상은 결렬됐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7일부터 부분파업과 순회투쟁을 시작했으며, 이달 5일 까르푸 부천 중동지점 앞에서 조합원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2003년 임금투쟁 승리와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조 최명원 위원장은 “까르푸는 노동자들에게 일한 대가를 제대로 지급하기 보다는 어떻게 착취할까만 고심하고 있다”며 “더군다나 중동지점에서만 진행중인 부분파업에 대해 지난 1일부터 27개 전 지점에서 직장폐쇄에 들어간 것은 민주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의도에 다름아니”라고 비난했다.
최 위원장은 또 “노조에 10여명의 비정규직들이 가입했고 이 중에는 7월 11일이 재계약 시점인 비정규직도 있다”며 “지금 우리의 파업은 단순히 임금문제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의 고용문제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까르푸는 계약직들을 1단계(3개월), 2단계(6개월), 3단계(9개월), 4단계(12개월)로 분류해 놓고 열심히 일하면 한 단계씩 ‘승진’하여 정규직 시켜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회사측에서는 비정규직 10명이 있는 매장에서 4단계 계약직은 1명으로 제한시키는 등 ‘승진’은 비정규직들에게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해고될 수도 있다’는 협박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이날 집회는 손님과 다퉜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 협력업체 (주)농진 소속 판촉사원(프로모터) 이명숙(45)씨 복직을 위해 중동지점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경기지역일반노조 부천시흥지부(지부장 이희)와 함께 진행되었다.
올 4월 10일 까르푸노조 중동지부가 생길 즈음 경기지역일반노조 부천시흥지부에 프로모터(파견직 노동자)지회가 생겼다. 까르푸에서 일하는 프로모터들은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가 있으며 중동지점만 해도 약 500명의 직원 가운데 200~300명 프로모터로 일을 하고 있다.
“단지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가벼운 징계에 그칠 수 있음에도 해고까지 됐다”고 주장하는 이명숙씨는 “까르푸 프로모터들은 유급휴가나 4대 보험 등의 혜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을뿐더러 매니저나 과장들에게 밉보이면 바로 짤릴 수 있는 ‘파리목숨’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이후 색다른 쟁의행위를 했다. 지점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투쟁가를 부르는 것은 물론 쇼핑카트를 몰면서 넓은 매장으로 흩어져 카트 가득 물건을 실은 채 계산대 앞이나 매장 아무 곳에 두고 나오는 방식의 집단행동을 했다. 사업장이 유통업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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