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정원 samakeun@jinbo.net]2003년 청계천 일대는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복원되는 청계천에 민중 생존권이 지켜지는 전태일 거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꿈일까?
청계천 복원 맞춰 열사 기념사업 추진
2005년 11월13일 청계천. 많은 상인과 시민들이 '전태일 다리'를 바삐 건넌다. 35년 전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면서 불길로 스러져간 그 자리에 선다. 발 밑에는 표석이 설치돼 있고 머리 위에는 '이곳은 전태일 거리입니다'라는 도로 안내판이 매달려 있다. 평화시장을 가로질러 도착한 전태일 기념관 앞 공원에서는 노동영화제 개막작 상영에 앞서 문화공연이 한창이다. 청계천 복원 공사로 생존권이 벼랑 끝에 내몰린 노점상들과 상인들 앞에선 이런 상상조차 사치일까.
고단한 민중들의 생존권을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살랐던 전태일을 다시 살려내기 위해 전태일 기념사업회,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서울시지부 등이 가칭 '전태일열사 청계천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7월16일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출범식을 연다.
추진위는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에 맞춰 △청계천 3∼6가 '전태일 거리' 지정할 것 △을지로 6∼7가 미 공병대 터에 기념관·공원 조성할 것 △청계천 좌우도로를 잇는 21개 다리 중 하나를 '전태일 다리'로 지정살 것 등을 시에 요청할 계획이다.
전태일기념사업회가 지난 96년부터 전태일 거리 명명사업과 기념조형물 설치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왔고,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의 도심부 발전 방안 가운데에도 '전태일 거리' 조성 방안이 제시돼 있어 사업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추진위는 서울시가 청계천 주변 계획을 10월께 수립할 것으로 보고 계획수립 과정에서부터 개입하기 위해 도시건축네트워크(대표 정기용)와 함께 공청회 등을 열어 8월말까지 구체적 계획을 마련한 뒤 9월부터 대중적 여론을 형성해 나갈 방침이다. 추진위는 "기념사업 추진과정은 다양한 시민들의 창발적 사고와 참여로 이루어져야 하며, 그 과정에서 주변 생존권의 문제가 보장돼야 한다"고 전제하고 있다.
전태일기념사업회 김수정 사무차장은 "서울시는 아직까지 청계천 주변 개발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고, 노점상과 상인들의 생계 대책도 없다"며 "추모위는 '인간존중'이라는 열사정신에 걸맞게 주변 노점상과 상인, 노동자들을 대변하면서 추모사업을 펼쳐나가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심재옥 서울시의원(민주노동당)도 "육중하고 화려한 기념비 하나 세워놓고 아무도 찾지 않는 권위적인 기념관은 우리의 동지 전태일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청계천의 전태일 열사를 되살리는 일은 개발의 그늘에 가려진 사람의 문제를 돌아보게 하는 '복원'의 본래적 의미를 되살리는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재 momo1917@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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