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설립총회 (2003. 7. 8. 울산 5공장 대의원회 사무실) ⓒ비정규직투쟁위원회
울산 현대자동차 하청노동자들로 구성된 비정규직투쟁위원회가 8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 설립총회’를 갖고 노조로서 그 위상을 재정립했다.
이로서 아산에 이어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도 하청노동자들의 독자노조가 설립되었으며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조합의 산별노조 전환이나 규약개정을 통한 원-하청 통합노조 설립은 뒤로 미루어지게 됐다.
그러나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자노조에 직가입 할 수 있도록 2004년 정기대의원대회까지 규약을 변경할 것을 결정했고 , 이날 설립된 비정규직노조 역시 노조의 위상을 정규직과 통합을 위한 ‘한시적 독자노조’라고 못 박고 있어 통합노조를 향한 행보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독자노조 설립, 하청노동자 조직화 물결 탄 자연스런 결과
8일 오후 5시께 5공장 대의원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비정규직노조 설립총회는 하청노동자 127명이 발기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투표를 거쳐 전 비투위 임시대표 안기호 대표를 노조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이 자리에는 하청노동자들 뿐 아니라 울산의 9개 현장 조직들이 모두 참가해 노조의 출범을 축하해 줬다. 노조는 다음날인 9일 울산 북구청에 노동조합설립신고를 했으며 곧 설립필증을 교부받았다.
비정규직노조의 출범이 알려지자 각 처에서 이를 환영하는 성명이 잇따랐다. 울산의 모든 제조직들은 앞 다투어 노조 설립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금속노조 현대차아산공장사내하청지회, 금속연맹, 민주노동당, 사회당 등이 노조설립을 축하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현자노조 상무집행위원회는 조금 다른 입장을 보였다. 현자노조 상집은 지난 7일 “비투위 독자노조 추진에 대해 강력히 재고를 요청 한다”고 밝히고 “비정규직의 독자노조 추진은 비정규직의 차별철폐 투쟁전선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리돼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으며 어렵고 더디더라도 정규직과 함께 비정규 노조가 건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비정규직노조 설립을 두고 양 노조간 갈등이 첨예하다’고 부추기는 듯하다. 그러나 비정규직노조 안기호 위원장은 “정규직 집행부로서는 충분히 그 같은 입장을 말할 수 있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안대표는 “규약변경을 시도하려고 하는 정규직노조로서는 당연히 독자노조 설립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며 “노조설립은 하청노동자들의 이해와 당면한 현안문제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지 정규직 노조에 대한 불신으로 촉발된 것은 아니라”고 혹시라도 ‘노-노간 갈등으로 비춰질 것을 염려한다.
현재 안 위원장은 지난 달 30일, 울산 5공장 앞에서 계약해지를 앞둔 업체 소속 하청노동자 535명에 대한 하청노동자들의 고용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다 회사 측 경비들과 물리적 마찰을 빚게 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 된 상태다.
비정규직노조 서쌍용 사무국장은 “현재 5공장 하청노동자들의 535명 고용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고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더라도 계속해서 하청업체 계약해지 문제는 발생할 것이다”라며 “하청노동자들의 전반적인 고용안정 투쟁을 위해서라도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노조 설립이 필요했고, 현장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가는 것을 원했다”라고 노조 설립의 배경을 설명했다. 울산 비정규직노조가 아산의 경우처럼 금속노조로 가입하지 않고 상급단체를 정하지 않은 채 민주노총 직가입 형태를 취한 것 또한 ‘한시적 독자노조’로 위상을 보여 주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정규직노조 설립을 두고 현대자동차 노무팀 관계자는 “지금 하청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두고 정규직노조와 교섭하고 있는 시기에 비정규직노조가 출범했다는 것은 매우 민감한 사건이다”라고 언급하며 “회사로서는 하청노조에 대해서는 그냥 예의주시하는 정도의 대응밖에 할 수 없고 정규직노조와의 교섭을 통해 하청노동자 처우개선 안은 이견을 좁혀가겠다”고 말한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미 6월 말에 노조와의 교섭을 통해 갤로퍼라인의 하청노동자 535명에 대해서는 다른 라인으로 전환배치해 고용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워킹 보이스 김경란 기자 eggs95@kcw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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