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 1만8천중 고아는 15-20%
김모(5)군은 올해 초 부모가 이혼하면서 서울 은평구 A보육원에 맡겨졌다. 김군의 부모는 이혼 전부터 아이양육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겪다 우선 둘 중 하나라도 경제사정이 안정될 때까지 보육시설에 맡기기로 하고 이곳을 찾았다. 현재 이들은 각자 한달에 한번씩 김군을 찾아가고 있지만 누가, 언제 김군을 데려갈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가정해체의 가속화로 버려지는 아이들이 다시 늘고 있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모의 빈곤이나 실직, 미혼모 출산 등으로 버려진 아이들은 모두 1만57명. 이들 ‘요보호아동수’는 지난 97년 6784명에서 외환위기를 겪었던 98년 9292명으로 급증한 뒤 99년 7693명, 2000년 7760명으로 점차 감소하다가 2001년 1만2086명으로 다시 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엔 요보호아동의 절반 정도인 5012명이 경제불안 등을 이유로 버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아동복지시설 등에는 “생활이 힘들어졌는데 아이를 맡아줄 수 없겠느냐”는 상담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관악구 상록보육원의 최성수 사무국장은 “요즘 시설아동들은 부모나 친척 등과 연락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최근에는 카드빚 등을 이유로 아이를 시설에 맡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277개의 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1만8676명의 아이들중 70~80%가 부모나 친척 등 연고자가 있으면서도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시설에 맡겨졌다. 부모가 모두 사망했거나 부모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고아’의 비율은 15~20%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시립아동복지센터 관계자는 “부모가 모두 사망한 고아의 경우는 80년대 이후로 시설에 맡겨지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올해에도 단 2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일시적으로 맡겨진 아이들의 경우, 부모가 친권을 갖고 있어 입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모가 다시 데려갈 때까지는 꼼짝없이 시설에 방치될 수밖에 없다. 시설에 맡겨진지 2~3년이 지난 아이들 중에는 더이상 부모들이 찾아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홀트 아동복지회의 한 관계자는 “미혼모 자녀 등은 입양으로 새로운 가정을 찾을 수 있지만 서류상으로 부모가 있는 아이들은 입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희·김남석기자
misquick@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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