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두 아들, 도대체 몇 번 죽나?

거듭되는 우다이와 쿠사이의 사망소식과 춤추는 언론보도

도대체 사람은 몇 번 죽을 수 있을까? 미군은 한 사람을 몇 번이나 거듭해서 죽일 수 있는 것인가?

23일 주요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리카르도 산체스 이라크 주둔 미 사령관은 이날 이라크 북부 모술에 대한 미국의 대규모 공격시 발생한 사망자 가운데 우다이와 쿠사이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산체스 사령관은 ‘오늘 우다이와 쿠사이가 사망했다는 것을 확신한다. 그들의 사체는 직접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설명했다.”

미군이 밝힌 내용을 AP, AFP 등 세계 유수의 통신사들이 보도하고, 한국의 주요 언론이 전한 것이다.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 홈페이지

예를 들어, <조선일보> 인터넷판 23일자는 ‘후세인 두 아들 22일 교전 중 사망’(김연극 기자)라는 기사에서 “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후세인의 아들 쿠사이(Qusai)와 우다이(Udai)가 이라크 북부도시 모술에 은신해 있다는 정보에 따라 이날 모술 시내의 후세인 사촌의 집을 포위한 채 수색작전을 벌이던 중 교전을 벌였다. 이 교전으로 4명이 숨졌으며 이 중 2구의 시신이 후세인의 아들들이라고 미군은 밝혔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드는 의문은 이들이 죽은 적이 이번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군 등이 밝힌 바에 따르면, 사담 후세인의 두 아들, 우다이 후세인(큰아들, 39)과 쿠사이 후세인(작은아들, 37)은 이미 여러 차례 죽은 바 있다. 그간의 ‘사망설’을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반추해본다.

3월의 첫 번째 '사망설'

<조선일보> 3월 22일자 ‘후세인 다쳤거나 사망, 미언론들, 장남 우다이 사망설도, 이라크선 부인’(주용중 워싱턴 특파원)이라는 기사를 보면, “미국의 워싱턴타임스는 이 공격으로 후세인의 장남 우다이가 사망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라크측은 이 같은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중략) 워싱턴타임스는 미국 관리 발언을 인용, 우다이 사망 정보를 보도하면서 정밀 폭탄 2개가 투하된 이 건물에서 후세인 대통령이 군 사령관들, 두 아들과 함께 회의를 가졌음이 확실하다고 전했다.”

또 같은 날 보도된 보충 기사인 ‘족집게 공습 주효? 후세인 생사 미스터리’(주용중 워싱턴 특파원)라는 기사를 보면,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가 21일 일제히 후세인의 행방이 미스터리라고 보도했다. 반면 모하메드 사에드 알 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이날 후세인 거처 중의 하나가 폭격을 받았으나 다친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첫 공격으로 ‘적장(敵將)’의 생사에 물음표를 달 만큼 미국이 신이 난 이유는 정확한 정보와 정밀한 공습능력 때문이다.”라고 전하면서, “후세인이 죽었는지, 다쳤는지, 도망했는지 확인된 것은 없으나, 황급히 의료진이 불려갔다는 첩보에 따라 후세인이 최소한 상처를 입었다는 징후가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미 정보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벙커 내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후세인 아들들과 다른 이들의 상태도 또한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최소한 사전에 빠져나가지는 않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당시 한국의 주요 언론은 장남 우다이 사망설을 주요 기사를 다룬 바 있다. 한 예로 <한국일보> 3월 22일자 ‘후세인 장남 사망설’(이왕구 기자)이라는 기사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사망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다른 이라크 지도부의 '운명'도 초미의 관심사이다. 개전 첫날 미국이 바그다드의 대통령궁과 그 주위에 집중적인 폭격을 퍼부었고, 후세인의 은신처는 물론 장남 우다이의 집 등 후세인 가족의 거처에도 미사일이 명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CIA 등 미 정보당국은 공습 직후 이라크 지도부가 무력화했고 야전 사령관들과의 연락이 두절됐다고 확신했다.

미 일부 언론들은 피격된 후세인 은신처에 후세인과 그의 두 아들이 있었다고 보도, 후세인 이외의 다른 지도부도 타격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워싱턴 타임스는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 첫날 공습으로 후세인의 장남 우다이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고 적고 있다.

4월의 두 번째 ‘사망설’

<조선일보> 4월 9일자 ‘이라크 전쟁 21일째, 미 은신추정 건물 공격, 생사 촉각’(김희섭 기자)라는 기사를 보면, “미국의 CNN과 MSNBC 등 주요 방송들은 8일 “후세인 대통령과 그의 두 아들이 7일 미군의 폭격을 맞아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 관리는 “폭격 현장에서 시신들을 수습해 DNA분석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사흘 정도면 후세인 부자(父子)가 사망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폭스뉴스TV가 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7일 오후 3시(한국시각 7일 오후 8시) CIA(중앙정보부)가 제공한 정보에 따라 후세인 대통령과 장남 우다이 및 차남 쿠사이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바그다드 서쪽 만수르 지역의 한 건물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미군 당국자를 인용, “이라크 고위 관리들이 회의를 위해 바그다드의 한 건물에 모였으며, 이 중에는 후세인과 그의 두 아들도 있을 것이라는 첩보를 CIA가 입수했다.”

한국의 주요 언론은 이 같은 4월의 사망설도 역시 주요 기사로 다룬 바 있다. 한 예로 <동아일보> 4월 9일자 ‘CIA "후세인 찾았다" 전격 공습’(권기태 기자)라는 기사를 보면, “미군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바그다드 시내 이라크 정보부 본부 동쪽 고급 주택가인 알 만수르가의 한 건물 지하벙커에서 후세인 대통령 부자(父子)가 전시 지도부와 회의를 갖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직후 폭격에 나섰다.

후세인 대통령 부자의 생존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으며 10일경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MSNBC 방송은 미 국방부 한 고위 관리의 말을 빌려 “후세인 대통령 부자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바그다드 현지 최고위층에 선을 대고 있는 ‘매우 신뢰할 만한 정보원’이 7일 알 만수르가 한 건물의 지하벙커에서 후세인 대통령이 우다이, 쿠사이 등 장·차남과 군 장성, 바트당 간부들이 회의를 갖기로 했다는 사실을 미 중앙정보국(CIA)에 제공해 왔다”고 전했다.

6월의 세 번째 ‘사망설’

<조선일보> 6월 24일자 ‘미군, 후세인 탑승추정 차량 폭격’(윤희영 기자)라는 기사를 보면, “이라크 주둔 미군은 지난 18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과 두 아들 등 지도부가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행렬에 무인항공기(UAV) 프레데터를 이용해 미사일 폭격을 가했으며, 현재 후세인의 사망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중략) 후세인과 장남 우다이, 차남 쿠사이 등의 사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DNA 분석 작업에는 며칠이 걸린다고 타임스는 말했다.”

6월의 사망설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다른 주요 언론이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한 예로, <세계일보> 6월 23일자, ‘사담 후세인 또 생사논란’이라는 기사를 보면, “후세인과 장남 우다이, 차남 쿠사이 등의 사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DNA 분석 작업에는 며칠이 걸린다고 타임스는 말했다.”

만약 이번 ‘사망 소식’이 진짜라면......

이렇듯 한국의 주요 언론이 전한 바에 따르면, ‘미군’이 “22일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에서 벌어진 미군과의 교전과정에서 숨졌다”고 밝힌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두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는 3월, 4월, 6월 그리고 이번까지 모두 네 번 죽은 꼴이다.

만약 이번 ‘사망 소식’이 ‘진짜’라면, 이전에 사담 후세인의 두 아들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던 것은 모두 허위 보도였던 셈이다. 앞서 인용 기사에서 나온 미국의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워싱턴타임스, 미국의 CNN과 MSNBC 등 주요 방송들, 폭스뉴스TV 등과 이런 오보를 그대로 ‘전달한’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허위보도'를 했으며, '미군의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전달했다는 오명(汚名)을 벗기 어렵다. 더불어 미군, 미 행정부의 관리들, CIA를 비롯한 미 정보당국 등은 '거짓정보'를 언론에 흘린 셈이다.

영국 국방부의 자문역이었다는 데이비드 켈리 박사의 사망 이후 ‘거짓말 게이트’와 관련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이라크 침략 전쟁을 주도했던 각국 지도자의 지지율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온, 사담 후세인 두 아들의 ‘사망 소식’, 과연 이번 ‘사망 소식’은 사실일까? 아니면 또 다른 ‘사망설’일까? 이번 ‘사망 소식’을 접한 바그다드의 한 시민은 “그러나 나는 그들이 죽었는지 직접 보아야만 믿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각 언론기관이 정확한 사실(fact) 보도를 생명으로 여긴다면, 미군이나 미 정보당국, 미 행정부 관리들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할 것이 아니라, 진짜 사망했는지 아닌지 밝혀 ‘사망설’에 종지부를 찍음으로써, 국민의 공기(公器)랄 할 수 있는 지면과 전파의 낭비를 막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자보 안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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