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회 공동기획1) "출산,육아는 사회적 기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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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육교사회·시민의신문 공동기획> "출산·육아는 사회적 기여다"
 
공동기획 연재 순서)

1) 보육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할 때
2) 기업의 보육시설 사례
3) 열악한 보육교사 처우
4) 보육 공공성 확보를 위한 정부 대책 점검


'가족을 통한' 보육이 아닌 '가족을 위한' 보육정책이 돼야
양성평등적 가족정책과 보육정책이 함께 가야

 
보육(保育)의 사전적 정의는 '어린이를 보살펴 기른다'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사회에서 아이를 출산한 여성이 자신의 모성성을 발휘해 아이를 보살펴 기른다. 더구나 더 기막힌 사실은 여성들의 보육의무에 대한 사회적 보상기제는 없다.

서울 서대문구 성산동에 사는 한진숙(31) 주부는 네 살짜리 딸하나를 키우고 있다.
결혼 후 대학원에 다니면서 임신을 하게 된 한씨는 논문 준비가 한창일 때 아이를 낳아 소위 '출산&육아 전쟁'을 치렀다.

"절대로 결혼하지 마라. 아니 결혼해도 애는 낳지 마라. 애 낳고 키우는 것이 장난이 아니야. 그야말로 전쟁이야, 전쟁..." 한 씨가 미혼인 여자 친구들한테 충고한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사는 미혼여성인 윤 모씨는 명문대 박사과정에 있다. 하지만 그가 결혼, 출산&육아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다.

"교수들이 대부분 여성인 제자들을 못 믿어워하죠. 결국 결혼하고 애 낳으면 공부를 포기하거나 혹은 학문적 열정은 식어버리기 십상이라고요. 하지만 제가 걱정되는 것은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엄마인 여성이 가져야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학위 따는 것이 늦춰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결국 경쟁사회에서 남성들한테 뒤쳐지게 되는 거죠"

여성단체활동가들은 이제는 보육정책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일하는 여성에 대한 육아지원에서 포괄적인 양육지원제도로 보육정책에 대한 관점이 바뀌어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서 양성평등적이면서 대안적인 가족정책의 이념과 모델이 정립돼야한다고 지적한다.

2002년 통계에 따르면 평균출생아수는 1.17명. 인구천명당 혼인율은 지난 99년 7.7건이었으나 지난해 6.4건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 인구천명당 이혼율은 99년 2.5건에서 2002년 3.0으로 급증하며, 결혼에 대한 이혼율비는 2001년 42.2이다.

지금까지 가족정책은 대체로 남성가장에 대한 가족부양의 형식을 지원&유지하는 유형이었다면, 이제는 스웨덴이나 핀란드와 같이 노동권과 모성권 양자를 포함한 가족정책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일례로 가족수당이 모성에 대한 보상과 인정의 의미라면, 보육지원정책은 여성의 노동시장통합을 용이하게 하는 의미를 가졌다.

지난 4월 29일 보육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여성대토론회에서 신은주 평택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금 우리 가족의 현실은 가족에게 과도한 복지책임을 지우는 '가족을 통한' 복지정책이 아닌 '가족을 위한' 복지정책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특히 "여성들에 대한 보육지원과 같은 정책을 확충함으로써 노동시장 참여를 지원하는 것은 여성의 사회적 권리의 향상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측면이지만, 양육과 관련된 모성 역할이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만 남는다면 양육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즉 여성의 '사회적' 권리는 개별 여성이 노동자로서 온전한 사회적 권리를 누리는 측면뿐 아니라 양육자로서 사회적 보호를 보장받는 측면을 포함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날 '보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을 위한 방향'을 발표한 서영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보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다음의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보육은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적 서비스가 아니라 계층과 무관하게 모든 부모를 위한 공익사업이다.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를 돌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거나 부모의 취업 등 문제가 있어 지원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부모의 취업여부와 관계없이 아동에게 유익하기 때문에 이용하는 서비스이다. 보육시설 허가 제도는 아동을 위한 국가의 법적 규제 장치가 아니라 부모들의 보다 나은 보육시설을 선택하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소비자보호제도이다. 보육은 국가의 책임이 아니라 부모와 공적, 사적 지원체계의 공동책임이다. 보육은 보육교사와 시설장이란 전문가만의 일이 아니라, 사회복지사, 상담사와 함께 하는 일이며, 그 목적이나 관점, 기능, 대상, 내용 등이 포괄적이어야한다"

서 교수는 보육은 '보살핌' 노동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가족구조의 변화와 사회적, 경제적 환경의 변화에 따른 아동양육의 사회적 대응을 제대로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날 토론회에서 남윤인순 사무총장의 마지막 말은 보육 패러다임 전환이 어떤 것인지를 응축적으로 보여주었다.

"보육의 공공성 확대로 보육정책 패러다임이 전환된다면, 아이들에게는 어떠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차별없이 성장할 권리가 보장되고, 여성은 자녀양육에 대한 부담없이 일할 권리가 주어져야한다. 교사들은 돌봄노동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처우가 개선되고, 운영자들은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공익사업의 주체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 해야한다. 여성들의 출산파업으로 사회 유지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위기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소망한다. 아동과 여성이 모두 평등하게 성장하고 일할 권리가 확보되어 양성평등한 가족제도가 정착되기를..."
 
장성순 기자 newvoice@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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