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임산부 중금속 중독 원인일 수도...한방에선 간장-심장 열 푸는 처방 내려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사는 주부 이태경씨(35)는 요즘 고민이 많다.아이가 일상적인 면에는 똑똑한 것 같은데 무엇이든 한 가지를 오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작구 상도동에 사는 김현숙씨(38)도 "우리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이처럼 아이가 집중력이 떨어지고 주위가 산만한 경우 한의사들은 '집중력 장애'일 가능성이 높다고 의심한다.
집중력 장애는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학습능력은 물론 대인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청소년이나 성인이 돼서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집중력 장애는 흔히 말하는 '주의력 결핍 과잉운동 장애'의 통칭이다.증상은 주로 5~7세쯤에 많이 볼 수 있지만 심하게는 3세 전후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집중력 장애가 있는 아이인지 부모가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집중력 장애가 있으면 영아기부터 조그마한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옹알이 소리도 보통 아이보다 적게 낸다. 머리 둘레가 정상아보다 크거나 적어 정상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다. 눈동자 위치도 아래쪽으로 내려가 있는 등 가벼운 신체적 장애가 보인다. 유아기에는 막 걷기 시작한 아이가 뛰려고 욕심을 부리는 경우가 많다. 조금 더 크면다른 아이를 갑자기 밀어버리거나 장난감을 뺏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보이기도 한다.
장난감을 뺏는 등 공격적인 행동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행동상 문제가 더욱 뚜렷해진다. 자기 고집이 강해 요구가 즉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심하게 떼를 쓴다. 이 나이 또래에 배우는 규율을 잘 지키지 않으며 화를 내는 수위가 다른아이보다 심하다. 부모의 말도 잘 듣지 않고 쉽게 반항한다. 초등학교입학 후에는 수업 중에 교실을 왔다갔다 한다든지, 선생의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선생의 지시 사항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챙겨야 할 준비물을 자주 잊어버린다. 친구가 노는 것을 방해하고싸우는 일이 잦아진다. 마음대로 안 되면 욕을 하거나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한다.
이런 아이는 우리 주위에 의외로 많다. 국내에서는 임상적으로 소아정신과 내원환자의 30~50%가 주의력 결핍 행동장애인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호기심이 많고 활동적인 성향의 아이라도 대부분 10~12세 이후가 되면 과잉행동이 줄어드는 것이 정상인데 집중력 장애가 있는 아이는 지속적으로 이런 행동이 보인다.
집중력 장애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다만 뇌의 미세한 손상이나 유전적 원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을 뿐이다. 임신과 출산시 문제가 있었거나 임신 중 중금속이 체내에 과다하게 축적됐을 때도 집중력 장애아를 낳을 가능성이 많다고알려져 있다.
한의학에서는 선천적으로 간장과 심장에 열이 많을 때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간장과 심장에 쌓인 열을 풀기 위해 몸과 마음을과다하게 움직여 산만해진다고 보는 것이다. 심리적인 원인도 있다.주위에서 지나친 자극이나 간섭을 받으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 몸속 장기에 열이 몰린다. 이럴 때도 집중력 장애가 나타난다. 일종의어린이 화병과 비슷하다. 부부싸움도 아이가 산만해지는 원인이 된다.
부모가 싸우는 모습에 깜짝깜짝 놀라 신경이 예민해지고 외부자극에민감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결국 의욕이 떨어지며 집중력도 함께 급격히 감소한다.
감잎차나 매실 다려 먹이면 효과이런 아이도 부모가 음식을 조절하도록 유도하면 증상이 한결 약화될수 있다. 우선 감잎이나 매실을 사서 차로 만들어 먹게 하면 좋다. 씨를 뺀 대추로 죽을 끓여 먹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경동시장 등 한약재 파는 곳에서 백복신을 구입해 쌀과 함께 죽을 끓여 먹이면 정신력을 강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가려야 할 음식이다.
청량음료는 일단 주어서는 안 된다. 햄버거 등 인스턴트 식품도 먹이지 말아야 한다. 이들 음식물에는 설탕 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설탕을 많이 섭취하면 아이의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한방 치료는 간장과 심장에 막혀 있는 열을 해소하는 것에 주안점을둔다. 약재로는 열을 내려주는 시호-치자-연자육에 들떠 있는 정신을안정시키는 용골-모려를 합해 약을 쓴다. 가슴 속 막혀 있는 기운을소통시켜 풀어주는 향부자-지각-길경 등을 첨가하기도 한다.
뇌세포의 기능을 향상시켜 집중력을 좋아지게 하는 처방도 사용한다.대표적인 한약재로 석창포-원지가 있다. 이들 약재는 막혀 있는 신경의 통로를 열어주어 정신을 맑게 한다. 백복신-산조인-용안육-오미자는 산만해진 정신을 가라앉혀 인내력을 키우고 집중력을 강화시키는데 효과가 있다. 처방으로는 정지환-총명탕 등을 한다.
아이의 경우 마시기 좋게 투명한 증류한약이나 통증 없는 레이저침을쓴다. 피부에 살짝 붙이는 피내침 등도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가벼운 증상이라면 2주에서 6주 정도 치료로 호전될 수 있으나 자폐증이나 학습장애 등으로 발전된 경우에는 치료 기간이 길다.
도움말:이정언[도원아이한의원 원장]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생활지침
첫째, 주위를 정돈하라.필요없는 물건이나 어지러운 것을 정리해 쓸데없는 자극을 줄인다. 장난감이나 책을 한꺼번에 여러 개를 주면 아이의 호기심이 분산돼 산만해진다. 하나를 가지고 놀다가 흥미를 잃어버리면 그 다음에 하나를주는 식으로 자극을 준다.
둘째, 수시로 칭찬하라.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쉽게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 잘못을 쉽게야단치거나 혼내지 말고 되도록이면 자주 칭찬을 해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큰 소리가 담장을 넘지 않게 하라.부부-형제간에 언성을 높이는 싸움을 자제해야 한다. 온 가족이 화목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신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해야 한다.
넷째, 취미활동으로 집중력 키운다.활동적이고 집중력이 요구되는 탁구-검도-태권도 같은 운동을 시키거나 악기를 가르치면서 차분한 마음가짐을 갖도록 돕는다.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도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림을 통해 아이의 내면의갈등을 표출시키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섯째, 한방차를 먹여라.인스턴트나 청량음료 대신 대추인삼차나 당귀차-오미자차가 좋다. 인삼은 몸의 기력을 좋게 해 허약해진 정신력을 강화시킨다. 대추는 정신을 안정시키고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대추와 인삼을 썰어넣고 1시간 가량 끓인 인삼대추차를 마시면 불안 증상이 차츰 줄어든다. 당귀나 오미자도 스트레스 해소를 돕고 기억력을 좋게 하므로 차로 만들어 자주 마시면 좋다.
▲집중력 장애 체크리스트
주의력 결핍1. 공부할 때 아주 쉬운 문제에서도 자주 실수를 한다.2. 오래 앉아서 집중해야 할 과제나 놀이를 지속적으로 하지 못한다.3. 선생이나 부모가 말할 때 건성으로 잘 듣고 있지 않은 듯이 보일때가 많다.4. 지시를 끝까지 따르지 않고, 맡은 일을 자주 끝내지 못 한다5. 과제나 활동을 할 때 체계화하여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6. 학교 공부, 숙제와 같은 깊이 생각해야 하는 것을 꺼린다.7. 학습에 필요한 준비물을 자주 잃어버린다.8. 주위의 조그마한 소리에도 쉽게 산만해져 하던 일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9. 매일 해야 하는 일을 자주 잊어 버린다.
과잉행동1.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며, 의자에 앉아 있을 때도 꼼지락거리는경우가 잦다.2. 교실 등 앉아 있어야 할 곳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왔다갔다한다.3. 위험을 예상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뛰어다니거나 기어오르는 경우가많다.4. 조용히 놀거나 차분히 쉬지 못하고 늘 주위를 시끄럽게 한다.5. 마치 쫓기는 것처럼 서성대거나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6. 쉴새없이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한다.7.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충동적으로 불쑥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문제를 끝까지 듣거나 다 읽기도 전에 대답하여 많이 틀린다.8. 자기 순서나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하려고 한다.9. 다른 사람의 일(게임)이나 대화에 끼어들 듯이 참견하거나 다른 사람의 일을 방해한다.
체크포인트-주의력 결핍 또는 과잉행동에서 각기 6개 이상 항목이 6개월 이상지속되면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러한 증상이 7세 이전부터 나타나야 하고 집-학교 등 2개 이상의장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황인원 기자 hi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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