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전면화하는 총자본의 신자유주의 대공세 "투쟁하지 않는 노동자에게 미래는 없다!"

이른바 ‘노사관계 이정표’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 추진 방향을 살펴보고 있자면 너무나 기가 막혀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을 지경이다.
사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노동자 대중의 기대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높았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전직 민주노총 간부 몇몇이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 내부로부터 격렬한 비판을 받으면서도 대선 당시 노무현 선거캠프에 참여하고, 인수위를 거쳐 청와대와 정부 요직에 등용되기도 했다. 인수위 시절에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 비정규직 차별철폐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이 제시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이 노동자의 입장을 일관되게 펼쳐가지는 못한다 해도 적어도 역대 정권에 비해 어느 정도 개혁적인 노동정책이 전개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는 자연스런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러한 기대가 완전한 환상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최근 전개되고 있는 일련의 사태 속에서, 노무현 정부는 노동자의 기본권을 박탈하고 임금 및 노동조건을 하락시키는 반노동자적인 노동정책을 파상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주5일제 도입을 핑계삼아 근로기준법을 개악한지 불과 일주일도 안되어 노무현 정부가 발표한 이른바 ‘노사관계 이정표’는 파업권을 봉쇄하고 해고를 용이하게 하며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기 위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악법을 동원해서라도 노동운동을 탄압하겠다는 발언이 나오는가 하면,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민주노총 사무실을 전경들로 에워싸고, 철도·화물연대·세원테크 등에는 경찰력을 마구잡이로 동원하고 있다.

그런데 노동운동 내 상당수는 노무현 정부의 이러한 ‘변화’를 처음부터 예견하기도 했다. 개혁적 색채를 띠고 있기는 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근거하고 있는 계급적 기반을 놓고 볼 때, 결국은 신자유주의 노선에 입각한 총자본의 대표자로서 역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 그 근거였다.
실제로 최근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 ‘변화’는 재계와 보수언론의 문제제기를 받고 어설픈 초기 정책을 바로잡아 나간다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나름대로 개혁적인 노동정책을 시도해 보았으나 자본 측으로부터 일정한 문제제기가 들어오자 신속하게 자본의 요구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노동정책이 급선회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조성된 상황에 대한 노동운동의 대응 능력과 자세다. ‘어차피 올 것이 왔다’는 인식 아래 더 이상 노무현 정부에 대한 헛된 기대를 떨쳐 버리고, 노동운동은 이제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
앞으로 노무현 정부와 보수정당, 보수언론을 앞세운 총자본의 대공세가 파상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한동안 노동자들에게는 혹독한 시련의 시간들이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 노동운동은 주5일제 도입을 빌미로 한 근로기준법 개악안을 저지해 내지 못한 과정에서도 드러나듯이, 상황의 심각성에 걸맞는 대응 능력과 자세를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다.
총자본의 파상적인 대공세가 전개되고 있는데 여전히 안일한 상황 인식 속에 단호한 투쟁의지를 모아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 그나마 힘을 갖고 있는 조직된 노동자들이 눈앞의 자기 앞가림에 몰두함으로써 전체 노동자 계급의 단결된 투쟁을 집중적으로 펼쳐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노무현 정부까지 본격적으로 합류한 가운데 총자본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대공세가 다시 전면화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투쟁하지 않는 노동자에게 미래는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가슴 깊이 되새겨 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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