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절대 안 된다

석권호/민주노총경기본부 정책기획국장

일본식민지 시기에 대륙침략 전쟁이 한창이던 때 조선일보는 이렇게 씹어 돌렸다.

조선일보 1938년 6월 16일 게재된 신문사설
……(생략), 조선통치사회에 새로운 기원을 이룬 것이자 총독의 일대 영단정책 하에 조선의 육군지원병제도가 실시된 것에 대하여 이미 본 난에 수차 우리의 찬성의 뜻을 밝힌바 있거니와 종래 조선민중의 국민으로서의 다하지 못하고 있던 병역의무를 실현케 한 것이다. 황국 식민된 사람으로 그 누가 감격치 아니하며 그 누가 감사치 아니하랴. 황국에 대하여 충성을 하지 아니하면 안 된다. 그래서 국방상 완전히 식민의 의무를 다하여야 할 것이다.(생략)……

조선일보 2003년 9월 16일 게재된 신문사설
……(생략), "결국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이 우리의 국익인가?’하는 문제를 놓고 국민적 공론(公論)의 장을 만들고, 가능한 한 많은 국민들이 납득하는 수준에서 동의를 끌어낸 뒤,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협의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국익이 무엇인가에 대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근거들이 제시되어야 한다. 만약 파병키로 한다면, 그것이 현재의 미군 재배치 협상을 비롯한 미래 한·미 군사동맹에 어떤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한국의 군사적 참여가 이라크에서 어떤 경제·외교적 실익(實益)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생략)……

공교롭게도 2003년 가을 '또 다른 식민지배자 미국은 수하인 노무현에게 이른바 "폴란드형 사단, 3천명에서 1만 명 규모의 석유약탈의 방조자, 젊은 총알받이를 파병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제2의 주유소습격사건'으로 패러디 된 명분 없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은 석유이권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이해와 맞물려 '국가독점자본주의' 승냥이들의 먹이 감이 되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파병'에 관한 한 소위 '한미동맹', '한미혈맹'이라는 논리로 평화와 인권에는 관심이 없고 정치적 이해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다. 노정권과 수구세력이 일본식민지시기에 젊은 우리 청년을 전쟁터로 내몬 장본인인 친일파와 조선일보가 했던 반민족행위와 무엇이 다른가?

2003년 초 미국은 이라크 침략전쟁을 일으키고 전쟁당시 약 2만여 명의 이라크 민중들이 미·영 군에 의해 부상당하거나 살육되었다. 전쟁당시 미·영 군의 죽음과 부상은(미국발표-지난 3월 20일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이래 전투작전 도중) 1,178명이고, 전후 8월부터 하루에 10명 꼴로 죽거나 부상당하고 있다. 또한 이라크 전쟁 개전 이래 의료적인 이유로 후송된 미군 병력의 수가 6천명을 넘어선 사실이 밝혀졌다. 오히려 침략이 한창이던 시기보다 전후 희생자가 더 많다는 것은 아직도 이라크 현지에서 살육전쟁과 약탈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곳에 우리나라 전투병을 파견해 달라니 공병과 의무병도 모자라 이제는 우리나라를 침략전쟁의 방패막이로 삼자는 것인가. 평화를 파괴하고 주권을 유린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여기에 우리나라의 전투병을 파견은 절대 있을 수 없다. 또한 노무현 정부는 자주통일, 반전평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지난 3월 노무현 정부는 비전투병 파병일 뿐이며 추가파병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번에 또다시 국민여론을 무시하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파병을 결정한다면 정의도 명분도 없이 강대국 힘의 논리에 굴복한 전형적인 사대정권, 국가적 수치를 조장한 정권으로 낙인 찍혀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전투병 추가파병 은 절대 안 된다. 아울러 현재 파병된 젊은이를 당장 철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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