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육정책과 한국형 가족친화정책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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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책과 가족정책의 연계를 통한 여성 인적자원의 적극적 활용 기반을 조성하고자 보육업무의여성부 이관이 추진되고 있다.

국회에는 4개의 영유아보육법 개정 법률안이 제출되어 있다. 의원들이 발의한 이들 개정안을보면 한결같이 보육의 보편성과 공공성 확대라는 시대적 요청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영아 보육,장애아 보육, 방과후 보육, 시간연장형 보육 등 보육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보육은 시설 중심의 보육을 의미한다.

전국적으로 2만2000여개 보육시설에서 9만여명의 보육교사들이 80만명의 아동을 돌보고 있다.보육시설 중 국·공립은 6%에 불과하고 대다수가 민간보육시설이다 보니 아동도 민간시설보육이70만명에 달한다. 국·공립시설 보육교사는 1만명 정도이다.

정부의 2003년도 보육예산은 3천억원 규모이며 운영비 지원은 국·공립 시설에 집중되고 있어상대적으로 민간시설은 열악한 상황이다. 국·공립시설의 경우 보육서비스 수준은 높으면서도 민간시설에 비해 보육료가 낮아 대기아동이 발생하고 있는 반면, 민간시설은 상대적으로 높은보육료, 낮은 서비스로 정원 미달과 운영 수지 악화, 또다시 서비스 저하라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나, 문제는 최근 일제조사를 해보니 국·공립시설 이용 아동의 다수(62%)가 소득수준이 높은 일반가정의 자녀이고 오히려 저소득층 자녀의 대부분(66%)이 민간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부터 국·공립시설의 보육료를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화하고 환경개선비 지원, 보육교사 처우개선 등 민간시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면서 양 시설간의 예산지원 기준과 보육료 구조를 단계적으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올 한해 서울시의 보육사업 예산은 약 1천억원이다.

한편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핵가족화 등 사회·경제적 변화에 맞추어 유아의 교육과보호(에듀케어)에 대한 유치원의 공교육 기능을 강화하고자 유아교육법 제정안이 여·야에서 각기 발의되어 국회에 계류중이다. 한국의 유아교육 취학률은 17.5%로 OECD 평균 63.8%보다 매우 낮은 현실임을 감안해 볼 때 유아교육에 있어서 공공성 확대는 긴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유아교육체제는 유치원과 보육시설로 이원화되어 운영되고 있는 만큼,유아교육법안과 영유아보육법개정안은 소관부처, 소관상임위가 다르지만 국회 차원에서 연계,심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본의 신엔젤플랜은 유아교육(유치원, 문부성)과 보육(보육소,후생성)의 연계와 시설 공용화(共用化)가 핵심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제적인 기준에서 볼 때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해 주는 가족친화적 정책은 함께 일하면서(working together) 함께 아이 키우는(caring together) 양성평등한 사회를 지향한다.

통계청 조사(2002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모들은 대부분(84.0%) 자녀를 부모가 직접 돌보는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 양육 실태를 보더라도 과반수가 자녀의 부모(62.8%)가돌보고 있으며, 가족·친인척(11.8%), 보육시설·유치원(10.7%)순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시설보육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가정보육을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 패키지도 개발돼야 할 필요가있다. 이런 면에서 육아휴직은 가정에서 자녀를 돌볼 수 있는 대표적인 제도이다. 육아휴직을활성화하려면 육아휴직 장려금과 급여 수준을 현실화하고 대체인력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현행 영유아보육법 규정에 따라 상시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직장 보육시설 설치가 어려운 경우 보육수당을 근로자(남·녀)에게 지급하는 것이 훨씬 실질적일 수 있다.

호주의 경우, 보육시설의 양적 확충이 강조되던 시기에는 비영리(non-profit) 시설에 대한 운영비 지원을 주로 했으나 영리(for-profit) 시설을 이용하는 아동들이 늘어나자 1990년부터 이들 아동의 가정에 보육비를 지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특히 시간연장형 보육시설에 대한 서비스 인증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유럽에서 채택하고 있는 출산이나 입양시 배우자 특별휴가와 같이 아버지로서 남성의 몫(Father’s Quota)을 배려하는 제도는 육아의 책임은 더 이상 여성만의 몫이 아니라 부모모두에게 있음을 일깨워준다.

그밖에 가족친화적 정책 패키지로는 2인1조 업무분담제(job sharing), 팀별 자율교대근무제(team-based self-rostering), 자녀 취학 때까지 최장 7년간 휴직을 허용하는 경력중단제(career breaks) 같은 옵션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여름에 입법 발의된 가족지원법안과 건강가정육성기본법안은 우리도 이제 한국형가족친화적 정책 패키지를 서둘러 마련해야 할 시점임을 실감케 한다.

황 인 자 / 서울시 복지·여성정책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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