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연대·민주노총·참여연대·통일연대·민변·환경운동연합·민교협 등 전국 351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3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회의실에서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국민행동'(약칭 파병반대국민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파병반대' 활동에 들어갔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이날 국민에게 전하는 비상국민행동 호소문을 발표하고, 정부의 파병 결정을 막기 위해 시민사회단체들의 힘을 결집시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범국민 서명운동 전개 ▲매주 토요일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국민토론의 날'로 선정 대대적인 토론마당 개최 ▲각계각층, 지역별 시국선언을 통한 '반전평화' 여론확산 ▲'파병반대' 대국회 촉구운동 전개 ▲국제반전공동행동의날(9.27/대학로), '파병반대' 1차범국민대회(10.11/서울시청앞), 2차범국민대회 및 반전평화국제공동의날(10.25) 등 각 지역별 동시 범국민대회 개최 등 5대 '파병반대국민행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이들은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의장은 "미국 제국주의가 일으킨 전쟁의 첨병이 되지 않도록 파병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는 "미국 보수세력의 꼭두각시놀음에 파병은 나라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문제"라며 "천문학적인 전쟁비용으로 미국 국회와 국민 또한 추가지원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돈을 써서 우리의 자식들을 (이라크에서) 죽어가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열 환경운동연합 대표 또한 "지난 베트남 파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아직도 고엽제의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전쟁은 인간과 환경을 말살한다. '국익'을 명분으로 한 파병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연대 한상렬 상임의장은 "살인을 동조하는 것은 친구로서 할 일이 아니다"라며 "미국과 우방을 원한다면 파병 등으로 미국에 동조할 것이 아니라, 충고를 할 수 있는 자주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 '파병반대' 동참 대국민 호소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지금은 먼저 파병된 병력을 본국으로 후송하는 것을 논의할 때이지, 추가 파병을 거론할 때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들은 전쟁이 이라크에 평화를 가져오지 않았고, 오히려 보복과 테러의 악순환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명분을 상실한 일방적인 전쟁과 점령이 이라크 국민들과 중동지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본질적인 문제를 도외시한 채 점령 병력만을 증가시키는 것은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하고, 이라크를 중동에서 가장 심각하고 만성적인 분쟁지역으로 황폐화시키는 길이 될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 내에서 이라크 전쟁이 실패한 정책이었다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진 결과, 한국에 대한 전투병력 파병 압력이 거세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파병 요청은 이라크 전쟁에 대한 책임과 뒷수습을 국제사회에 떠넘기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
또한 이들은 "유엔이 결의를 하더라도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이 결코 이라크에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없다."면서 "다국적군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점령군 미군이 감당해야 할 군사적 위험과 경제적 부담을 나누어 떠맡는 것일 뿐"이라며, 유엔의 동의하에 파병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에 일침을 놓았다.
이라크 평화를 위해 유엔이 해야 할 일은 미·영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하도록 하고, 민정이양의 시기를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하는 일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또 이들은 유엔이 더 이상 미국의 패권정치에 활용되고, 일방적인 군사행동에 대해 명분을 세워주는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이날 출범을 맞아 각계원로인사들이 참여하는 고문단과 공동대표단, 대표자회의, 운영위원회 등의 조직체계를 구성했다. 공동대표단에는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를 비롯해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정현백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등 24개의 단체 대표들이 참여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미국의 이라크 점령반대 △미국의 파병압력 반대 △전투병 파병반대 등을 핵심적인 주장으로, △미국의 한반도 전쟁위협 반대와 평화수호를 함께 내걸었다. 또 이에 동의하는 모든 단체와 개인이 참가하고, 국민대중이 직접 참여하는 '국민주체'의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국민행동은 밝혔다.

△정현백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가 '파병반대' 공동행동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참세상]
비상시국회의, '전투병 파병반대'‥'추가파병반대' 명칭논란 일기도
한편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각 단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상시국회의'에서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의 명칭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공동행동방향과 계획, 국민참여방안, 연대행동의 체계 등을 공유하고, 관련 내용을 최종 확정하는 이 회의에서 손호철 민교협 공동대표는 "'전투병'으로 명시하는 것은 정부가 비전투병을 파병할 경우 국민여론이 이를 용인할 우려가 있다"며 "모든 추가파병에 반대하는 것으로 명칭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참석자 또한 "베트남 파병 당시에도 처음에는 비전투병을 파병했지만, 이후 전투병 파병으로 이어졌다."면서 "명칭을 ('전투병'을 삭제한) '추가파병반대'로 해야 한다"며, 손 대표의 주장에 동의했다.
이에 대해 이날 회의 사회를 맡은 정대연 민중연대 정책위원장은 "미국이 요청한 '전투병 파병'을 쟁점으로 했을 뿐, 비전투병 파병을 포함해 유엔의 동의가 있다 하더라도 모든 파병에 반대하는 의미를 담고있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전술적인 판단에서 '전투병'으로 쟁점을 강조하는 것도 장점이 있지만,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부가) 비전투병을 추가파병 한다면, (전투병 파병반대를 주장하던) 활동이 힘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이에 "'추가파병반대'로 한다는 것은 정부의 지난 파병을 용인하는 셈이 될 수도 있다"며 "모든 형태의 파병을 반대한다는데 모두가 공감한다. 대중적인 관심과 여론에 초점을 맞춰, (명칭에) '전투병'으로 넣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회의에서 명칭에 대한 문제는 당분간 '파병반대국민행동'(약칭)으로 사용하기로 했으며, 이후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정했다.
이날 명칭논란은 지난 19일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해 종교계 원로들이 이라크 파병 문제에 대해 사회적인 논란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유엔 결의하의 비전투병 파병'을 제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종교계 원로들이 실용주의적인 입장에서 전투병 파병사태를 사전에 막기 위해 제시한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이라크전의 '부당함'을 원칙으로 한다면 타협을 통해 해결할 사항이 아니며, 전투병뿐만 아니라 모든 추가파병에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병반대'의 깃발아래 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대응에 나선 것은 정부의 지난 비전투병 파병이래 이번이 두 번째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4월 2일 국회 파병안 통과라는 '뼈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 미국의 (전투병) 추가파병 요청과 정부의 파병 계획에 또다시 직면해 있다.
또한 국방부를 비롯해 정부 일각에서는 전투병 파병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이 국민의 여론을 주도하고 이라크 추가파병 논란에 기선을 잡지 못한다면, 지난날 '뼈아픈' 기억은 되살아날 것이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