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안전보다는 민주노조파괴가 우선"

철도청, 징계는 신속 합의이행은 세월아


*지난 7월11일 '노조탄압 분쇄 및 부당 징계 철회를 위한 철도 노동자 총력 결의대회'[참세상 자료사진]

지난 6월28일 파업이후 철도청의 일방적 대량징계를 받아오던 철도 노동자들이 노조탄압중지와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갔다. 먼저 투쟁의 포문을 연 것은 철도 해고 노동자들이다. 철도 해고 노동자 8명은 23일 오전 10시, 노사정위(20층)에서 장기농성에 들어갔다.

철도해고자들은 노사정위 농성에 돌입하면서 "철도청이 지난 4.20합의를 통해 7월말까지 45명 전원의 복직에 합의했으나 복직시안을 2개월 여나 넘기고 있다"며 "전원복직도 아닌 선별복직 방침 등 합의를 파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해고자 8명은 지난 94년 전국기관차협의회 파업관련 파면됐으며 그 동안 철도노사의 복직합의에 따라 복직준비를 해왔다.

지난 4월20일 철도노조와 철도청이 체결한 특별단체 협약에는 해고자 복직 관련 사항이 합의된 바 있다. 합의사항에는 "해고자중 '법률 및 관계규정상 임용에 결격사유가 없는 45명'에 대해서는,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는 7월말까지 신규 채용한다"는 것과 철도 노동자가 공무원 신분이라 법적인 문제를 피해보기 위해 기술자격 특별채용으로 수시 시험도 만들고 철도청에서 교육도 하기로 부대합의까지 담겨 있지만 합의사항은 이행되지 않았다.

이렇게 4월20일에 합의한 사항은 지켜지지 않고 있으나 6월28일 파업으로 인한 징계는 그 어느 때 보다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철도청은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고 복귀한 이후 총 여섯 차례의 철도청보통징계위원회를 개최해 211명의 조합원을 징계, 이중 79명이 해고에 해당하는 파면과 해임의 징계처분을 받는 등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강도 높은 징계를 단행했다. 또한 소속사무소별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총298명의 조합원에 대한 징계처분 결정을 내렸으며 파업참여자 8000여명 전원에게는 서면으로 경고장을 발부했을 정도로 강도가 높다.

이처럼 철도청이 눈에 불을 켜고 대량징계를 남발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노사정 위원회에서 농성중인 철도 해고 노동자들[사진:철도노조]
철도노조는 2001년 직선제를 통해 민주노조를 건설한 이후 정부가 추진해 온 민영화 정책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제기 하기 시작했다. 노조는 노동조건 개선과 민영화 저지 과정에서 2001년 2월25일 공공 3사 총파업을 진행해 김대중 정부의 철도 민영화 정책에 맞섰고 민영화 법안은 김대중 대통령 임기내에 입법화 되지 못했다. 노무현 정권에 들어서도 철도노조는 철도 구조개혁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지난 2003년 4월20일 파업선언은 철도노조가 2001년에 이어 공공철도를 건설해 나가는 과정이었으며 4월 19일 파업전야제를 통해 밤샘 협상을 거치며 철도청과 노조는 특별단체교섭을 체결했다. 철도노조 전상용 교선실장은 "당시 420 합의문에는 민영화 정책 철회를 처음으로 공식합의 하고 명시했으며, 철도의 공공적 성격을 합의하고 대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합의했다"며 "그 합의문에 기초하면 철도산업 공공성강화 정책이 진행되어야 하는데도 정부는 오히려 철도산업 재편을 위해서 그것을 방해하고 민영화 정책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총파업을 불사하는 투쟁을 이끌어 나가는 민주노조에 대한 완전한 파괴를 위해 무리한 대량징계를 하고 있다"고 철도청을 비난했다.

대량징계, 대규모 참사 불러올 수도


*지난 6월28일 새벽 연세대에서 연행되는 철도노동자들, 이날 1000여명의 조합원이 복귀각서를 작성하고 훈방된 후 조별로 산개하여 파업을 지속했다. 철도청은 이 복귀각서로 조합원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고발하였고 검찰에 고소·고발된 조합원들은 현재 많게는 300만원에서 150만원의 벌금에 해당하는 약식기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철도청의 대량징계는 89년 전교조 이후 단일사건으로는 최대의 징계라고 한다. 심지어 94년 6월23일 철도 노동자들이 '전국기관차협의회'라는 법외단체로 파업을 벌였을 때 보다 더 많은 해고자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철도청의 무리한 대량징계가 많은 위험을 안고 있다는데 있다. 해고·정직처분을 받은 조합원의 생계 문제는 말할 것도 없으며 단순 가담한 조합원들까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으로 몰아가 철도노사관계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철도 구조조정으로 인해 이미 현장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규모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이윤수 의원은 제243회 '철도청,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국정감사' 자료에서 "최근 철도관련 안전사고가 급증하고 사망사고가 늘어난 것은 철도청의 인력관리가 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 6.28파업사태로 차량관리원과 기관사들이 대부분 징계를 받아 부족한 차량 운행인력과 정비인력에 심각한 타격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상용 교선실장도 "대량징계가 들어가면서 현장인력이 대단히 부족하다는 사실은 청과 건교부도 알고 있는 일"이라며 "경부선 추돌 사고도 현장인력 이 부족한 상태에서 고속철도 개통을 무리하게 준비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전 실장은 또 "철도청이 사고를 막기 위해 현장인력을 충분히 충원 되어야하는데도 오히려 79명을 해고하고 200명이 넘는 숫자에 대해 정직감봉 처분을 내리는 것을 보면 열차안전과 국민안전, 열차운행 정상화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며 "민영화 정책이나 구조개편에 반발하고 저항하는 민주노조를 파괴하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철도청 국정감사가 열리는 24일 대전 청사 앞 농성을 시작으로 25일에는 청와대 앞 농성을 10월 10일까지 전개할 예정이다. 노조는 또 현장을 되살리기 위한 현장순회를 진행하고 국감 기간동안 건교부, 행자부, 국회등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며 대국민 선전전을 병행할 예정이다. 노사정위 농성에 돌입한 해고 노동자들은 해고자 복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으로 농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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