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들은 시민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합니다. 이라크 현지는 자그마한 움직임에도 예민하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위험하고 긴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투병이나 비전투병, 국적에 상관없이 이라크인들은 외국군은 물리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오수연/민족문학작가회의)
미국의 이라크 추가파병 압력과 정부의 전투병 파병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라크 현지에서 반전·의료·교육 등 지원활동을 벌여온 평화활동가들이 '파병반대'의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이라크반전평화팀·보건의료단체연합·쌀람이라크발런티어즈·좋은벗들·천주교평화연대 소속 평화활동가 64명은 24일 오전 11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이라크 현지 상황을 전하며 "이라크에 지금 필요한 것은 외국군대와 폭탄이 아니라, 평화이고 우유와 일자리, 연필과 의약품"이라고 역설했다.
이들 평화활동가 64명을 대표해 최혁(이라크반전평화팀)·우석균(보건의료단체연합)·유은하(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한상진(비폭력평화연대)·석일웅(천주교평화연대)·오수연씨는 이날 "최근 이라크 추가파병 논란이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이라크에 무엇이 필요한지, 왜 군대를 보내서는 안되는지, 한국인은 이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을 생생한 현지 상황을 통해 알리고 싶었다."며 기자회견 취지를 밝혔다.
"이라크(바그다드)에 갔을 때 주민들의 집을 포함해 대부분의 건물이 파괴돼 있었다. 그 가운데 단 하나 멀쩡한 건물이 있었는데, 바로 '석유부' 건물이었다. 이 전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미국이 내세운 전쟁의 명분이 이라크 국민들의 해방이었다면, 전쟁이 끝나고 이라크는 축제분위기였어야 했다. 그러나 더 암울했다. (걸프전 이후) 13년간의 미국의 경제봉쇄 정책으로 죽었던 아이들과 병자들을 생각한다면, 무엇이 '대량살상무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라크의 갖고 있는 문제에는 항상 미국이 있었다.
이라크 파병이 국제사회의 '공동선'에 해당하는가? 초강대국 미국의 '일방주의' 정책을 중지시켜야 한다."(석웅일)
"이라크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은 이라크민중이었다. CNN을 비롯해 외신은 이라크인들을 약탈을 일삼는 폭도로 묘사했다. 그러나 이라크인들은 예상보다 이성적이었다. 그들은 단지 사담에게 빼앗겼던, 본래 자신을 것을 '약탈'했을 뿐이다. 그들이 약탈한 곳은 대부분 관공서 등 공공건물이었다.
이라크인들 대다수가 개인 총기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정도의 치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이라크인들이 그만큼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러나 그들은 미국에 대해 독립투쟁 수준의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전투병 파병이 (지난 비전투병 파병 때와) 의미가 다른 이유이다. 이는 아랍민족주의를 자극할 것이다. 베트남전보다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한상진)
"이라크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영군과 이라크 전체민중간의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걸프전과 그 이후 13년간의 경제봉쇄로 사회기간시설은 파괴된 상태였다. 이번 전쟁이 그나마 남아있던 시설을 붕괴시키고 말았다.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상하수를 정수하지 못하고, 이는 그대로 티그리스강을 오염시켰다. 식수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라크인들이 그 물을 사용해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다.
식량사정도 악화돼, 이라크 어린이 10명 중 4명이 영양실조에 걸려 있다. 초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85%의 아이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살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의약품이 부족해 설사와 감기로 아이들의 죽어가고 있다.
이라크에 석유가 없다면 믿겠는가? 화상으로 부상을 입는 환자들이 흔하다. 연료가 없어 아무거나 땔감으로 사용하다 부상을 당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인도주의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이지, (외국)군대나 폭탄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우석균)

△유은하씨(왼쪽)와 한상진씨가 청와대에 전달할 '파병반대' 의견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참세상]
"한국군의 '치안유지'는 결코 이라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 이라크의 치안문제는 범죄나 종족·종교간의 갈등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미군에 대한 공격에 있다. 치안이 아닌 싸움이 문제인 것이다. 한국군이 전투병을 파병한다면 이라크인의 공격을 받을 것이다.
미군을 공격하는 이들은 사담의 추종자들이 아니다. 이라크인들은 미국에 대한 해방투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복구에는 관심이 없고 군사력을 앞세워 통치하려고 해, 이라크인들의 반미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파병은 이러한 점령을 강화하고, 이는 이라크인의 저항의식과 폭력, 싸움을 부추기는 것이다. 이라크의 치안과 생명은 오히려 파병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 군사력을 강화하고 이라크를 억압하는 파병에, 이라크인들은 '죽기살기'로 싸울 것이다. 아무리 의료도구를 들고 있어도, 총을 가지고 있으면 이라크인들에게 적이될 수 밖에 없다."(오수연)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종식시키기 위해 이들은 미군 등 외국군의 철수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철수 이후 종족·종교간 내전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 대안으로 이들은 국제공인기구(유엔 등)을 통한 자치(민간정부 이양)와 순수 치안유지를 위한 병력을 제외하고, 외국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했다. 오수연씨는 이에 대해 "이라크인들이 인정할 수 있는 공권력(민간정부)가 필요하다"며 "이라크인들이 스스로 재건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수연씨는 "미군 등 외국군이 물러가지 않거나, 미국의 괴뢰정부를 세우려 한다면 이라크인들의 저항은 끊임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사력을 동원한 미국의 이라크 통치, 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파병은 이라크인들의 저항 등 현지 상황을 더욱 암담하게 만들 것이라고 이라크 평화활동가들은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라크인들은) 그동안 후세인을 지원해 이란·이라크 전쟁을 일으키게 하고, (걸프전 이래) 13년간 경제봉쇄를 주도했으며 이제는 이라크를 침략한 미국과 미군을 자신의 적으로 명백히 인식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을 위한 성전이 선포되는 까닭이며, 그 사회적인 뿌리"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라크인 열명이 죽고, 미군 한명이 죽어도 이라크가 궁극적으로 이긴다는 신념은 수니파와 시아파를 막론하고 대다수 이라크인들의 정서"라며 "편견없이 이라크를 보고 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국군 파병과 관련해 이들은 "이라크인들은 그들의 가족을 위해 그 책임을 물어야 할 자들에게 정당한 방어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정당한 적개심으로 가득찬 이라크 땅 한복판에, 미군의 총알받이로 우리의 젊은이들을 몰아넣는 것은 '국익'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중동은 물론 아시아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무슬림을 적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라크 평화활동가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라크 전투병 추가파병에 대한 이라크 반전평화활동가 및 의료지원단 의견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정부는 같은날 오전 추가파병 계획에 앞서 '이라크조사단'을 현지에 파견했다. 이라크 평화활동가들은 이에 대응해 10월 중 '시민조사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이라크 평화활동가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의견서를 전달에 앞서 청와대 앞까지 행진을 벌였다. [참세상]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