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핵폐기장 반대' 부안 학생들의 서울나들이

"핵없는 아름다운 세상 함께 만들어요" 반핵민주학교 가을운동회 서울서 열려

위도 핵폐기장 건설을 반대하며 한달 넘게 등교를 거부하고 있는 부안 학생들이 29일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부안지역 초·중·고등학생 1천여명은 이날 반핵민주학교 가을학사 일정의 하나로 가을운동회를 서울 종묘공원에서 열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핵폐기장 유치로 인해 겪고 있는 부안의 현실을 서울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25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부안을 출발한 학생들은 오후 12시경 서울 여의도에 도착, '핵 없는 세상'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노란 종이배를 한강에 띄웠다.

오후 3시 여의도에서 종묘공원에 도착한 부안 학생들은 '핵 없는 세상'이란 글자가 새겨진 옷과 머리띠를 두르고 있었다. 자연의 소리를 담은 오카리나 연주로 시작된 '핵 없는 아름다운 세상' 문화한마당이 시작됐다.

"그동안 부안 초중고등학교 친구들이 보고 느낀 점들과 이야기를 들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부안지역에 핵폐기장 반대를 외쳤지만, 지금에 와서는 부안이라는 지역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같이 살아갈 미래의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핵폐기장을 둘러싸고 벌어진 부안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밝은' 내일을 담은 집체극이 시작됐다. 사람을 낚는 낚시꾼 박동배라는 인물이 나타나 "핵폐기장 유치로 위도의 발전을 100년 앞당기고, 가구당 5억원을 준다"며 위도 주민을 유혹한다. 이어 사탕을 뿌리며 '사탕'군수가 등장하자, 주민들은 대책위를 꾸리고 핵반대민주광장에 모여 "김종규는 사퇴하라"고 외치며 촛불을 든다.

"우리는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 등교를 거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하기 싫어한다고 매도하지만,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를 배우고 있습니다. 잘못된 것은 잘 못됐다고 당당히 얘기하는 민주시민이 되기 위해서요. 핵폐기장 없는 세상, 대체에너지 개발을 촉구합니다."


△부안의 학생들은 '생명'을 배운다. [참세상]

집체극에 이어 서울 학생들이 "핵없는 세상에 같이 살고 싶다"는 마음을 부안 친구들에게 전했다. 남세현(14, 경기 고양 벽제중학교)양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핵은 필요없다. 꼭 핵으로만 전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많은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현화양이 '이 땅의 부모님들께'라는 편지글을 낭독했다.
"더운 여름에 우리를 소리 없이 축복하던 바람과 언제나 아낌없이 우리를 비추던 햇살들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우리가 한때 미래의 에너지라고 생각했던 원자력에너지의 수만배나 되는 에너지를 뿜어 주던 태양열, 아무런 쓰레기도 남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인 바람이 우리 주위에 끝이 없이 주어져 있습니다."

노란 풍선을 한가득 하늘에 띄우면서 이날 문화한마당을 마친 부안지역 학생들은 오후 4시 반 이곳을 출발해 조계사 앞까지 평화행진을 벌였다.

이날 문화한마당에서 가면을 쓰고 집체극에 참여한 강수진(14, 전북 부안 변산중학교)양은 마냥 창피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다. 강수진양은 "처음에는 학교에 가고 싶었는데, 이렇게 해서라도 핵폐기장 유치를 막을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사람들과 어울려 많이 배우고 있고, 서울사람들까지 핵을 막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안군민대책위에서 인솔자로 나선 최기철(38)씨는 "학생들이 등교를 거부한지 30여일, 촛불집회를 시작한지 65일, 부안군민들이 핵폐기장을 반대하고 나선지 84일째 되고 있지만, 정부가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서울에 온 것은 핵의 위험을 서울시민과 친국들에게 홍보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최기철씨는 "우리가 사용한 에너지 우리가 처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군민들에게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 동의를 구했어야 했다."며 "군수가 독단적으로 사업을 밀어 부쳐 배신감을 느낀다. 이런 식의 행정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부안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핵발전은 선진국에서 이미 폐기처분하고 있다. 대체에너지 개발이 시급하다"며 "핵폐기장 건설을 원천 무효화하고, 처음부터 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도시락으로 저녁을 먹고 다시 부안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마음은 강수진양의 말처럼 서울 친구들을 대하면서 창피하기도 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당당히 이야기 할 수 있는 뿌듯함이 교차할 것이다.

서울 나들이의 피곤함에 버스안에서 새우잠을 청했을 이 학생들이 한달이 넘도록 등교를 거부하며 배운 것은 '생명'과 '민주', '더불어 삶'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군수아저씨, 아직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ㅠ_ㅠ' [참세상]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기쁨의 그날 위해 싸우는..' 아이들이 노래에 맞춰 몸짓을 하고 있다. [참세상]


△백산 학생들은 지금 마흔한명! [참세상]


△노란 풍선을 한가득 하늘에 띄우고.. [참세상]


△부안 학생들은 조계사까지 '평화행진'에 나섰다. [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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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 어린이 , 부안 , 핵폐지장 , 서울평화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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