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 동안 언론은 국민연금 재정이 불안하다는 소식을 전했다.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 2047년에는 국민연금으로 모아둔 기금이 없어진다는 소식이었다. 이와 발맞추어 정부는 국민연금 재정을 안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 방안은 현행 보험료 9%를 단계적으로 15.9%까지 올리고, 노후에 받는 액수는 현행 소득대체율 60%에서 50%로 낮추는 것이다. 정부는 10월 초 국무회의를 통해서 이런 안을 정부안으로 확정하고, 10월 말 국회에 상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민연금이 국민들의 노후소득을 제대로 보장해주고 있느냐라는 문제는 전혀 언급이 없다. 현행 60% 소득대체율을 유지해도 2070년에 대부분의 노동자, 서민들이 받을 수 있는 돈은 34만원(현재 가치) 정도이다. 현재 제도는 40년을 꼬박 가입해야 60%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에 가입한 사람들의 평균 햇수는 현재 15년이고, 2070년이 되도 21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노동자, 서민들이 받는 급여는 소득의 30%정도가 된다는 말이고, 한 달에 100만원의 임금을 받던 사람은 연금으로 30만원을 받게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국민연금 재정이 불안하니 우선 내는 돈은 올려 받고, 주는 돈은 깎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민연금 재정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것뿐이라는 말이다. 무기도입과 같이 국방예산에 소요되는 재정을 줄여서 사회보장예산을 확충하고 국민연금에 지원하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소득상한선을 없애는 방식도 있다. 현재 국민연금 제도에서는 소득 상한선이 360만원이고, 이에 따라 한 달에 몇 천만원을 버는 사람도 360만원 기준에 맞춰 32만 4천원을 낸다. 정부는 이런 방식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보험료를 올리고, 급여율을 낮추는 것만이 능사라 말하고 있다.
만약 정부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국민연금은 용돈 연금으로 전락할 것이고,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지금도 국민들의 대다수가 강제가입이 아니면 국민연금을 탈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수많은 비정규직, 임시직, 농민, 빈민들의 노후소득 보장은 더욱 요원해진다는 점이다. 지금도 국민연금의 보험료가 부담스러운 이 사람들에게 국민연금으로 노후를 보장받는 일은 그림의 떡이 될 것이다. 현재의 생계를 꾸려가기도 힘든 계층들은 노후에도 계속 가난하고 궁핍하게 사는 길밖엔 없다.
정말 국민연금이 올바른 방향에서 개정이 된다면 가장 먼저 고려가 되어야 할 사항은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안정적이고, 완전한 노후소득을 보장할 것인가'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방안은 어떻게든 국민연금 재정만을 지키겠다는 취지에 불과하고, 점점 더 많은 국민들의 노후를 불안하게 만드는 방안일 따름이다.
이러한 개악을 저지하기 위해 전국민중연대는 그 내부에 국민연금 대책회의를 구성하여 이후 투쟁을 논의하고 있다. 우선 올 해 말 국회에 상정될 개악안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들을 벌일 예정이다. 국민연금 개정안의 문제점을 널리 알려내기 위해 지역별 토론회를 개최하고, 거리 선전전, 대국회 투쟁 등의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덧붙여 이후 국민연금이 진정 국민들의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를 모색하겠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사회진보연대 정지영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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