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상상력으로 대학 도서관을 '여성주의 공간'으로

*'대학담장을 넘어 함께하는 도서관으로'/10월 9일 이화여대에서 퍼포먼스를 연 올리브가 쓴 이야기

책이 읽고 싶은데 저 대학 너머로는 갈 수 없을까?

지난 10월 9일(목) 이화여자대학교에서는 색색의 분필로 바닥에 그림과 낙서를 하는 올리버들의 퍼포먼스가 열렸다. 이날 퍼포먼스에서는 '지역여성에게 도서관을 개방하라’ , ‘도서관의 지식을 모든 여성에게!’ , ‘언니와 언니 연대하다’ 등 이화여자대학교의 중앙도서관을 지역여성에게 개방하라는 수많은 구호들이 적혀있었다. 퍼포먼스 기획한 단체는 '지역여성과 함께하는 대학 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 올리버'라는 단체로써 올리버 구성원인 권김한라씨는“약 일년 동안 이대의 중앙도서관을 지역여성에게 개방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벌여온 가운데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올리버의 문제의식을 시각적으로 알리기 위해 오늘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화여대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위해 퍼포먼스(바닥낙서)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는데 수업을 마치고 정문으로 향하던 많은 학생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춘채 퍼포먼스를 지켜봤으며 그 중에서는 선뜻 분필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쓰는 학생들도 있었다.


*퍼포먼스때 분필로 쓰여진 낙서[사진왼쪽]/자발적으로 참여한 이화여대 학생의 낙서'사랑해요 친구들'[사진오른쪽]

왜 지역여성에게 도서관을 개방해야 돼?

아이를 키우는 여성, 노동을 하는 여성,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여성, 직장내 성차별을 겪는 여성 등등. 만약 이 여성들이 이에 대한 고민을 언어화 할 수 있는 힘들을 도서관의 자료를 통해 얻고 그 경험들을 글을 통해 우리와 나눈다면 우리의 눈은 좀더 커지지 않을까요? 이렇게 다양한 위치에 있는 여성들이 교류하는 도서관 멋지지 않나요?

-지역여성과 함께하는 대학도서관만들기 올리버 프로젝트 자료집중에서-


올리버는 'open livrary with her'
*도서관의 의미로써 원래는 library가 맞지만, 살아있는 도서관이 되자라는 생각에 b를 v로 바꾸어 live의 의미로 쓰고 있다고 한다
의 약자로 약 일년 전부터 기획된 프로젝트이다. 이들은 사회적 평등의 관점에서 비대학인 여성이 대학의 폐쇄적인 공간구획을 넘어설 수 있는 여성주의적 실천을 고민하면서 이러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한다. 또한 현재의 대학도서관이 취업난과 고시열풍으로 다양한 문화적 기능을 상실한 채 독서실로 전락하는 현실에 주목해 도서관을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학술적, 문화적 프로그램을 기획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이들의 문제의식은 여성주의적 실천으로부터, 대학의 공공성과, 도서관의 문화적인 역할에 대한 고민까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특히 올리버측의 지역여성에 대한 고민은 여성주의 공간에 대한 섬세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올리버 측이 이날 배포한 자료집에서는 ’이화여대의 도서관을 이화의 여성 뿐만이 아니라 이화 밖의 여성들이 함께 공유하자‘라는 주장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사회 속에서 여성들이 온전히 전유할 수 있는 공간이 부재하면서 동시에 문화적으로 주변부에 위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녀들 스스로가 자신의 공간을 갖는 것, 그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자 자신을 긍정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하고 있다.



< 이화여성도서관 설립 1주년, 자궁 페스티벌 개최>

액션우먼 2005년 6월 22일(월)(*출처:올리버 프로젝트 자료집/올리버가 만든 가상기사)

2003년 후반기, 이화를 뜨겁게 달구었던 여성도서관 논의는
이화인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여성단체들의 적극적 연대,학
교당국과의 극적인 협의 타결로 막을 내렸었다. 당시 이화의
진보적인 여성정책에 대해 세간에서는 지지와 비판의 말이많
았었다. 한국사회에 이렇게 큰 파문을 던진 이화여대의 여성
주의 도서관(이하 여도관)이 이제 만 한 살이 되었다.준비기
간까지 포함하여 2년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화여성도
서관, 그 여도관에서 지난 19,20에 자궁 페스티벌을 개최했
다. 자궁 페스티벌은 월경 페스티벌에 이어 여성이 자신의 몸
을 긍정하는 뜻깉은 행사였다. 여성의 몸에 자궁이 있다는 것
이 출산기능에 국한하여 이야기되던 사회적 분위기에 반기를
들고 다시 한번 자궁을 긍정하며 여성 자신의 몸을 구석구석
스스로 알아가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자기 몸 그리기, 똥
배 긍정하기 워크샵, 네 겨등랑이 털을 내놓아라 퍼퍼먼스 등
이 그 프로그램들 이었다. 참가자 송모씨(지역여성38)는 특히
똥배 긍정하기 워크샵이 좋았다며 "군살이라고 여겼던 똥배가
필요없는 것이 아니었고 내가 여성의 몸으로서는 자연스러운
것이었다니 놀랍다. 기회가 되면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전한다. 특히 마지막날 은 페미니스트 가수 선빙이 진행하는
레이브파티가 도서관 앞 광장에서 열렸는데 특히 호응이 좋았
다. 도서관 2층에 있던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하는 모
습은 정말 장관이었다고 진행위원이 전했다. 페스티벌 운영위
원 중 문모씨(컴공 1)은 "다음 번에는 전국의 여대가 연합하여
문화제를 기획해보면 더 의미가 살것 같다." 는 소감을 남겼다.
이번 자궁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여성주의
문화를 생산하고 즐길 수 있는 도서관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
기를 기대해 본다.








올리버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지난 5월에 열린 '도서관 상상력 고갈 치료' 토론회 포스터

올리버들은 이러한 여성주의적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타대학 도서관의 개방사례와 지역의 공공도서관의 상황을 조사하면서지난 5월에는 이화여대 대동제 기간에 '도서관 상상력 고갈 치료'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개최해 도서관 개방운동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지닌 사람들과 소통을 시도하기도 했다. 2학기 개강을 하면서는 대학당국이 휴학생에게 대출금지정책을 3만원 보증금을 예치하고 대출하는 형태로 전환하자 이것을 휴학생 도서관 차별정책이라며 도서관을 바라보는 대학당국의 시장논리를 가감없이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올리버들은 이번 퍼포먼스를 통해 실질적인 여성주의 도서관을 만들기 위한 7가지 요구안을 마련하기도 했는데 특히 '아이들 둔 여성의 도서관 이용을 돕기 위하여 전문사서를 둔 어린이 도서관의 설치'를 하나의 요구안으로 내세워 아이를 둔 지역여성의 도서관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은 이후 기간 지역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다 확장하고 여성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논쟁과 활동의 공간을 끊임없이 기획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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