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烈士)가 아니라 전사(戰士)가 필요한 때다!




한진중공업 김주익 열사가 유서에 남겼듯이 지금 이 나라는 “노동자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나라”다. 그렇다. ‘내 목숨을 원한다면 기꺼이 바치겠다’는 열사들의 자결이 잇따르고 있는 현실은 한편으로 우리를 더 없이 질책하면서 한편으로 이 땅의 사회구조와 지배세력에 대한 더 없는 분노로 치를 떨게 한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나마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물려주고자 한다면, 지금 우리에게 정말로 절실히 필요한 것은 열사(烈士)가 아니라 전사(戰士)다!

“나 하나 죽어 많은 동지들을 살릴 수 있다면 그 길을 택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는 생각으로 자신의 목숨을 내던진 열사들의 고귀한 결단에 삼가 머리를 숙인다.
열사들의 고귀한 결단과 희생을 우리는 결코 헛되이 하지 않을 것이고 또한 헛된 것으로 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이 실현되는 세상은 결코 하루아침에 한 번 싸움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싸움은 거대한 사회구조를 바꾸어 내야 하는 싸움이고, 강고한 지배세력의 온갖 물리적 이데올로기적 억압을 분쇄해야 하는 싸움이며, 압도적 다수의 노동자들을 해방세상을 향한 자각과 단결로 튼튼하게 일으켜 세워야만 하는 그런 싸움이다.
한 번 한 번의 싸움도 중요하지만 그 싸움들을 큰 방향 속에서 연결시키고 더 큰 싸움으로 발전시켜 가는 결코 짧지 않은 노력과 실천이 집요하게 전개되어야 하는 싸움이다.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그 싸움을 앞장서 이끌어 나가는 자, 싸움의 올바른 방향을 과학적으로 정립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살아숨쉬는 대중의 단결을 이끌어 나가며 치열한 전투의 한복판을 휘젓고 다니는 자, 바로 진정한 전사가 많이 있어야 비로소 이길 수 있는 싸움이다.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이 실현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진정 절실한 것은 더 이상 열사가 아니다. 이제 당당한 전사가 되어야 한다. 하나의 싸움에 부딪쳐 처절하게 깨질지라도 더 큰 싸움의 승리를 새롭게 준비해 나가는 끈질긴 전사가 되어야 한다.

열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결단 앞에서 우리는 옷깃을 여미며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그들이 죽음으로써 말하고자 했던 것들을 산 자의 양심으로 되새겨 보아야 한다. 자본과 정권에 대한 치떨리는 분노 이상으로 우리 스스로를 반성하고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전사가 되자!
앞선 자들의 고귀한 희생과 결단을 결코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산 자의 양심으로 당당한 전사가 되자!
사람보다 돈이 우선하는 자본주의 세상, 자본의 이윤을 위해 노동과 삶의 가치를 철저히 짓밟고 분열시키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노동자의 연대전선, 민중의 연대전선을 강고하게 구축해 나가는 전사가 되자!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이 결코 헛된 꿈이 아님을 진정으로 확신하며 그 꿈을 수많은 노동자 대중 속에서 현실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진정한 전사가 되자!
심장에 담은 치떨리는 분노의 화살로 저들의 심장을 겨누며 당당하게 하루하루를 만들어가는 진정한 전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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