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들어오면 죽을 때까지 싸울 수밖에"

이주노동자, '단속·추방 철회, 전면 합법화' 명동성당 집단농성 돌입

[3신: 17일 오후 8시] 명동성당내 농성 천막 설치
성당측, 천막농성 불가 한때 철거시도


16일 오후 7시 15분경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하던 이주노동자 농성 투쟁단은 명동성당 뒷마당에 농성천막을 쳤다. 애초 농성단은 15일 밤부터 이곳에서 농성을 벌이면서 몇 차례 성당 측과 협상을 벌여, 뒷마당에 천막을 칠 수 있도록 허락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성당측은 끝내 이를 거절했다.

그러나 성당 농성에 결합한 이주노동자들은 이미 4년 이상 체류한 노동자로서, 사실상 성당을 벗어난다는 것은 단속 추방을 기다리는 길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성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천막을 치고 본격적인 농성에 돌입했다.

농성단이 천막을 치자 성당관계자와 일부 신도들이 천막을 펼치지 못하게 하며 철거를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 신도는 "천막치는 것을 막기 위해 술 먹고 왔다"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주노동자들은 "이곳 외에는 갈곳이 없다"며 간곡히 호소, 성당측의 천막철거를 완강히 막아, 현재 철거는 중단된 상태다.

성당측은 이주노동자들이 천막을 치자 중부서에 시설보호 요청을 하고 경찰 투입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 비추고, 이주노동자들에게 나갈 것을 요구했다. 또한 성당측이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지 않고, 지난해 이주지부 단독 농성처럼 직접 철거를 진행할 가능성도 높다.

설사 성당측이 공권력 투입을 요청한다 하더라도 이미 민주화의 성지로 각인 된 명동성당에 사회적 약자인 이주 노동자들을 단속 추방하기 위해 경찰이 투입되는 일은 초유의 사태가 될 가능성이 있어 정부로서도 부담이 크다.

민주노총 홍준표 부위원장은 성당에서 공권력 투입을 고려중이라는 이야기에 "이주노동자들은 나가서 잡히나 여기서 잡히나 똑같다"면서 "명동성당에서 버티다 경찰이 투입되면 더 이상 갈곳도 없기 때문에 여기서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노동자 꼬빌씨도 "우리는 성당에 경찰이 들어오면 죽을 때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 우리는 잘못 한 게 없다. 우리를 잡지 말라고 말할 권리가 있고 일하고 싶다"면서 "지금의 고용허가제도는 1년 후에는 10만 명이 나가야하고 2년 후에는 또 20만 명이 나가야한다"고 꼬집었다. [김용욱 기자]


△14일 서울경인지역 이주노동자들이 '강제추방 철회와 전면 합법화'를 요구하며, 명동성당 농성에 돌입했다. [참세상]

[2신: 16일 오후 1시] 정부의 비열한 '토사구팽'정책은 중단돼야
이주노동자 농성투쟁단 강제추방 철회 기자회견


어제(15일) 저녁 명동성당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한 100여명의 이주노동자 농성 투쟁단은 16일 오후 1시에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농성에 돌입한 이주노동자들과 제 사회단체 대표들이 함께 했다.

농성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정부는 지금이라도 즉각 강제추방 정책을 중단하고, 모든 이주노동자들을 합법화해서 떳떳하게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며 " 오랫동안 한국사회를 위해 땀흘려온 노동자들을 내쫓고, 새로운 인력을 들여오겠다는 정부의 비열한 '토사구팽' 정책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가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를 은닉하는 단체와 개인에게 공무집행 방해죄를 적용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양심 있는 모든 세력은 문을 열어 단속에 쫓기는 미등록 노동자를 보호하고 은닉할 것"이라며 "한국의 양심세력은 이주노동자와 함께 농성을 지속하고 합법화 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노동자인권센터 양해우 소장은 "정부는 경찰, 노동부, 중기청 직원들이 합동으로 기존의 길거리 단속 뿐 아니라 공장과, 숙소까지 단속을 할 예정이어서 물리적인 폭력이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면서 "최근에는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 많아 아이를 탁아소에 맡겨 놓거나, 학교에 간 사이 부모를 추방시키면 엄마 아빠가 사라지는 사태도 벌어진다"고 밝혔다.

또한 "장기임금체불 노동자, 환자, 산재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상태"라며 "이런 무자비한, 14만명 추방 계획은 지금이라도 단호히 철회되어야 하고, 단속으로 인해 더 이상 인간이 짐승 취급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홍근수 자통협 상임대표는 "한국경제 성장을 위해 많은 고생을 한 이주노동자를 추방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부당하다. 한국사회가 이들 손님을 대접하지 못한다면 불행을 당할 것이다. 또한 동남아 이주노동자들이 떠나면 중소기업은 문닫을 곳도 많다. 일차적으로 장기체류자를 합법화시키는 것이 옳다. 그들을 전부 우리 사회에 공헌한 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환 민교협 상임대표는 "갖은 차별을 받으면서도 일을 해왔는데, 이제는 나가라고 하는 것에 대해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한국노동자들과 같지 않는 한 한국사회는 아직 민주화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주노동자 농성단은 이날 오전 성당측 부주임 신부를 만나 성당에 농성텐트를 치기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성당측은 현재까지 천막설치 불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중연대 박석운 집행위원장은 "성당측에서 다른 곳으로 가라고 했지만, 갈곳이 없다"면서 "이주노동자들이 차가운 길 바닦에서 노숙하지 않도록 천막이라도 칠 수 있게 해달라"며 성당측에 호소했다. [김용욱 기자]


[1신: 15일 종합] "한국사회, 편법·불법으로 이주노동자 이용해 왔다"
이주노동자, '단속·추방 철회, 전면 합법화' 명동성당 집단농성 돌입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을 이틀 앞둔 15일, 이주노동자들이 '강제추방 철회와 전면 합법화'를 요구하며 명동성당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10시경 서울경인지역 이주노동자 100여명을 비롯해 학생·사회단체 관계자 200여명은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농성단 발대식을 열었다. 이곳에 모인 이주노동자들 대부분은 4년 이상 체류 이주노동자로서 오는 17일부터 정부의 집중 단속대상이 될 처지에 놓여 있다.

부천외국인노동자의집 이란주 정책국장은 "정부가 이들을 고용하는 사용자들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해, 이들 대부분이 이미 해고를 당한 상태"라며 "(이들에 대한) 강제추방을 저지하고 전원 합법화를 요구하기 위해 이곳에서 농성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선영 서울경인지역평등노조 선전국장은 "정부의 단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7일 이후에는 이주노동자들이 이곳에 더욱 많이 모일 것"이라며 "정부가 강제추방 정책을 철회할 때까지 이곳에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선전국장은 "2명의 이주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도, 정부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제추방·단속을 중단하라" [참세상]

최의팔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상임대표는 정부의 강제추방 정책이 탁상공론이라고 지적했다.

"3D업종에서 묵묵히 일해 온 이주노동자들이 없으면 중소기업은 어려워진다. 정부의 단속에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이다. 10만명 이상이나 되는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을 추방하는데 드는 재정적인 손실도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시설도 없는 상태다. 비행기표도 없지 않은가."

최 대표는 또 "숙련된 기술을 갖고 있고 한국말도 잘하는 4년 이상 체류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필요하다"며 "이들을 합법화하고 노동3권을 보장하는 것이 오히려 한국경제를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단위 사업장에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의 폭력 등 인권침해 문제도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한국은 산업연수생제도라는 편법과 '불법체류'라는 불법을 이용해 이들의 노동력을 이용해 왔다"며 "(나아가) 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고, 이러한 편법과 불법에 붙잡혀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최 대표는 "이주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합리적인 방법은 현재로서는 우선 이들을 합법화한 이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강제추방 정책이 변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초 이들은 이날 오후 8시 반 이곳 명동성당에 모여 천막농성을 벌이려 했으나, 성당측이 난색을 표명하며 이를 반대했다.

이후 민중연대 박석운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노총,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오후 11시경 김동희 성당 부주임신부를 만나 양해를 구했으나, 결국 성당측의 반대로 농성천막을 치지 못했다.

농성단은 내일(16) 성당측과 다시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으며, 발대식을 마친 이주노동자들은 이날 성당 들머리에서 노숙을 하기로 했다.


△성당측의 반대로 농성천막을 치지 못해, 이주노동자들은 이날 노숙을 해야 했다. [참세상]

한편 발대식이 진행되는 사이에 한 한국인에게 구타를 당하고 돈을 빼앗긴 한 파키스탄인이 이곳을 찾아와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자신의 이름을 아른조(31)라고 밝힌 그는 1주일 전 경기도 구리시 한 굴다리에서 40대로 보이는 한국인에게 폭행을 당하고, 가지고 있던 돈 25만원을 빼앗겼다고 한다. 아른조 씨는 당시 폭행으로 인해 코뼈와 이가 부러지고, 심지어 갈비뼈까지 부러지는 등 심한 부상을 입은 상태다.

한국에 온지 2년 정도 됐다는 아른조 씨는 폭행 이후 1주일 동안 노숙을 하면서 라면으로 허기를 달래며 거리를 헤매다, 이곳 서울 도심까지 오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노협 한 관계자에 따르면 심한 부상을 입은 채 거리를 헤매던 아른조 씨는 이날 한 시민에게 발견돼, 민주노동당 용산지구당에서 잠시 머물다 명동성당 농성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아왔다.

아른조 씨는 이날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외노협 쉼터에서 간단한 치료와 함께 휴식을 취한 뒤, 16일 병원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외노협 관계자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고 밝혔다.


△한 한국인에게 심한 구타를 당한 아른조 씨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참세상]

사말 다바(31) 평등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인터뷰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단속추방으로 많은 이주노동자들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4년 이상 (체류한) 이주노동자들은 일도 잘하고, 한국생활도 잘 알고 있다. 새로운 사람(이주노동자)이 들어오면 더 어렵다. 오래된 사람들에게 일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야 한다.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정이 있는가.

=이주노동자 대부분이 동남아시아에서 왔다. 한국을 나가면 경제적으로 더 어렵다. 네팔처럼 내전을 겪고 있는 나라가 있다. 내전의 희생자가 되고 싶지 않다.(다바 씨는 네팔인이다.) 그리고 본국에는 일자리가 없다.
이곳에서 돈을 벌어 송금하면, (본국에서는) 이 돈으로 생활하고, 형제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다. 한 사람이 추방되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이주노동자들은 4-5명의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 추방은 인권침해다. 추방되면 우리는 또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

-곧 단속이 시작된다. 이주노동자들의 상황은 어떠한가.

=한국정부의 단속에 이주노동자들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한두달 숨어 지내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합법화를 위해 싸우고 있다.

-노동허가제(노동비자)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데.

=현재 산업연수생 제도는 그대로이고, 고용허가제가 시행되고 있다.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지만, 산업연수생 제도와 똑같다. 사업장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1년씩 재계약을 해야 한다. 인권침해와 회사의 어려움 등의 문제로 나가면(이탈하면) 또 불법체류자가 된다.
한국사람들은 우리가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한다. 우리가 월급이 적고 일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서로 피해가 없게 하려면 노동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주노동자들도 한국인들과 똑같은 대우와 월급을 받아야, 한국인도 이주노동자도 피해가 없다. 선택은 사장(사용자)이 하면 된다. 이렇게 조율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곳에 이주노동자들이 더 늘어날 것이다. 이주노동자 스스로 (이러한) 문제를 얘기해야 한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 여기서 끝까지 싸울 것이다. 우리의 문제가 알려지고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박종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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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 고용허가제 , 단속 , 강제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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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숙

    기사 잘 읽었습니다. 박종모 기자님 여러가지로 힘든 상황에서 많이 애쓰십니다. 고맙습니다.

    부탁이 있는데요, 고인이 되신 두분 이주노동자의 영정사진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혹시 방법을 아시면 가르쳐주셨으면 하구요. 어디다 부탁할까 몰라서 의견으로 올립니다. 기사 보시는 분들께서도 아신다면 가르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