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외쳤던 비정규직 철폐를 우리 힘으로 꼭 이뤄 낼 꺼야
차별 없는 세상에 가서 이제는 편히 쉬어라"

'아름다운 청년 이용석 노동열사 전국노동자장' 열려

*'아름다운 청년 이용석 노동열사 전국노동자장'[참세상]

"용석아 광주본부만 방문하면 비가 내린다고 맨날 투덜거리더만 오늘 광주에 가면 하얀 백설이 기다리고 있겠지. 항상 같이 하겠다던 네가 먼저 가버려 너무 밉다.

이사장실 항의방문 가서 그 자리 꼭 지키고 저들을 쏘아보던 니 눈빛이 너무 보고 싶다.
▲이용석 노동열사의 영정을 들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 정종우 위원장
1인 시위 할 때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던 그 모습도 너무 보고싶다. 지난 26일 온몸을 불살라서 앰블란스 안에서 아프다고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하면서도 나를 보면서 울지 마십시오 하던 그 처참한 모습이 너무 보고싶다...... 그런데 노동자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눈 그 사람들은 별로 굴하지 않더라. 공단이사장과 총무이사는 서로 책임만 회피하고 노동부는 비정규직에 대한 아무런 대안도 없고 노무현 정부는 안만 쏟아내고 있다. 이놈의 비정규직 차별은 변한게 없구나....

그러나 앞에 있는 조합원들 보이지. 우리 조합원들 많이 변했다. 42일간 투쟁속에서 노숙과 천막, 파업으로 엄청나게 변했어. 이제는 노동자가 뭔지 알고 차별이 뭔지 알아. 왜 싸워야 하는지도 알았어. 니가 투쟁하라는 의미를 이제 희망의 불씨로 가슴안에 하나하나 심었어. 이제 그 희망의 불꽃이 1300만 노동자에 타올라 니가 외쳤던 비정규직 철폐를 우리 힘으로 꼭 이뤄 낼 꺼야. 그러니까 차별 없는 세상에 가서 모든 짐을 내려놓고 이제는 편히 쉬어라"

"42일간 총파업 한 조합원 동지들 그리고 공공연맹과 함께 투쟁한 각 단위노조 동지 여러분 오늘 우리는 이용석 동지를 차가운 겨울 땅에 묻습니다. 그러나 이용석 동지가 남긴 뜻은 끝까지 우리 가슴에 남길 것입니다.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이 철폐되는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오열하는 유족들

그렇게 근로복지공단 정종우 위원장의 외침은 서울하늘위로 울려 퍼졌다. 첫눈이 내린 12월8일,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며 지난 10월26일 종묘공원에서 온몸으로 분신 항거한 고 이용석 노동열사의 장례식이 고인이 죽은지 39일만에 비정규직노동자의 설움과 안타까움을 담은 채 진행되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종묘공원에는 1000여명의 노동자들과 사회단체 회원들, 그리고 유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분신으로 항거한 아름다운 청년 이용석 노동열사 전국노동자장'은 42일간 파업투쟁을 진행한 근로복지공단 비정규 노동자들의 눈물과 유가족들의 눈물속에서도 비정규직 철폐를 결의하는 자리로 진행되었다.

특히 비정규직 조합원의 추모편지가 낭독되고 고 이용석씨의 형인 이병우씨가 "여러분의 친구이자 열사의 뜻을 끝가지 지켜 나가길 바라겠다"고 발언하자 조합원들과 유가족들은 눈물로 오열하며 이용석 열사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용석 열사가 분신할 당시 옆에서 불을 끄며 눈물로 통곡하던 방송사 비정규직 주봉희 위원장도 무대 왼편의 나무에 기대서서 장례식 내내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열사부활굿


장례위원장인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은 "비정규직 차별 없는 세상, 정규직으로 거듭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제대로 싸워오지 못한 민주노총이 당신을 죽였고 저들이 쳐 놓은 분할 지배의 그물에 갖혀 연대하기를 주저했던 우리 정규직이 당신의 결단을 재촉했다"면서 "왜 조금만 더 일찍 비정규직도 인간다운 노동자로 살수 있는 세상을 만들지 했던가 통한이 사무친다"며 조사를 전했다.

공공연맹 이승원 위원장은 "준비되지 않은 투쟁 속에서 우리는 작으나마 동지 앞에 단체협약서와 정규직 추서, 고용안정 협약서를 바친다"면서"부족하지만 이제는 당당한 노동자 되어 주체적으로 살기를 각오한 우리의 동지들을 보살펴 주시고 이후에도 비정규직 철폐를 완수하도록 독려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강경대 열사의 아버지 유가협 김인수 회장은 "2003년은 91년 현상이 재현되는 것 같아 우리 부모님들 너무 불안했다"면서 "지금 옆에 계신 어르신들은 91년에도 저렇게 앉아 계셨는데 우리 부모들은 죽어서 열사가 되기보다는 살아서 투사가 되기를 바란다. 절대 죽지 말고 살아서 싸우자"고 말했다.



이어 임성규 공공연맹 사무처장의 기나긴 조시가 낭독되고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 진남순 선전팀장이 열사에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이제는 가슴속에 묻어야 하는 이용석 본부장님께. 이 편지를 마지막으로 절대 울지 않을 겁니다. 왜 그래야 했는지도 절대 묻지 않을 것입니다. 10월 26일 종묘공원에서 당신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았습니다. 당신의 온몸에 불이 타는 모습을 보면서 발만 동동 구르던 내 모습을 저는 평생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병원에서 오열하는 가족과 어머니 앞에서 저는 무릅을 꿇고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압도적인 가결로 파업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억울해서 나는 눈물인지, 당신의 뜻을 다 이루지 못해서 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편하게 잠드세요. 지금은 아니지만 당신이 외쳤던 '비정규직 철폐' 그 한마디 꼭 이루겠습니다. 당신의 뜻 이어받아 우리 투쟁은 계속 될 것입니다"

편지낭독이 끝난 후 세종문화회관 노조와 국립극장 노조 조합원들의 열사 부활 굿이 이어지고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5시로 예정된 광주역 광장 노제를 지내기 위해 광주로 향했다. 이용석 씨의 유해는 노제를 마친 후 근로복지공단 광주 본부까지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함께 행진한 후 광주 5·18 묘역에 묻힐 예정이다.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사 비정규직 확대 금지 등 합의
근로복지공단 비정규 노조와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6일 파업 41일만에 비정규직 정규직화 방안과 고용보장, 고 이용석 동지 분신과 관련한 현안문제, 노조 활동 보장, 임금인상 등에 대해서 노사간 합의를 이뤄냈다.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와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6일 오전 교섭에서 잠정합의한 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 참여 조합원 118명 중 98명의 찬성으로 오후 2시 근로복지공단 회의실에서 조인식을 가졌다.

공공연맹은 "근로복지공단내에 더 이상 비정규직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노조와 공단의 합의 사항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향후 공공부문 비정규직 투쟁의 유의미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고 이용석 동지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향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촉구하고 투쟁할 것 "이라고 밝혔다.

노조 윤정형 조직팀장은 이번 합의안에 대해 "열사의 죽음 앞에 내놓을 수 없는 합의안 이지만 조직적 성과를 남기고 내년 투쟁을 조직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투쟁의 최대 성과는 노동자라는 인식도 못하고 임금이나 올려보자던 생각으로 처음 파업을 하게된 조합원들이 42일간 파업을 하면서 노동자의 문제점을 알게 되고 당당히 노동자로 일어나 비정규직 문제를 함께 연대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라고 밝혔다. 비정규노조는 광주에서 장례식을 마친 후 1박을 하고 9일과 10일에는 수련회를 가진 후 현장에 복귀할 예정이다.

잠정합의안
◎ 고 이용석 동지 분신대책 관련 사항
△고 이용석 동지 분신과 관련해 노사가 공동으로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와 사내 통신망에 유감 발표
△고 이용석 동지 6급 명예정규직지원 증서 추중
△정규직 6급에 해당하는 산업재해보상법으로 산정한 금액을 치료비, 장례비 등으로 지급

◎ 비정규직 해소와 정규직 전환을 위한 보충 협약
△공단은 향후 비정규직 직원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으며 단계적으로 정규직 전환
△단협 체결 이후 노사 동수의 비정규직제도개선위원회 구성
△향후 정규직 직원을 채용할 경우 채용예정인원의 50%는 비정규직에서 채용

◎ 재계약과 고용안정 관련 조항
△2년 이상 근무한 계약직 조합원 계약기간 3년 갱신 체결
△1년 이상 근무한 일용직 조합원 계약기간 6개월 갱신 체결

◎ 임금협약
△임금 총액 3% 인상, 일용직은 현행 일급 3,000원 인상
△비정규직 처우개선비 월 3만원 지급
△일용직 초과근무 수당 지급
△일용직 계약직으로 채용이 경력 인정

◎ 조합활동 관련 조항
△무급 전임자 1인, 근무협조자 2인
△노조 사무실, 노조 집기 지원

◎ 부대 약정서
△쟁의행위와 관련한 민형사상 책임 묻지 않는다
△조합원의 고 이용석 동지 장례식 참여 협조
△향후 부당노동행위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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