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2003년 7월 8일, 문예비정규직 실업수당제도 개정에 항의하는 프랑스 문화예술인들의 파업(출처 : 네이버)
‘문화공공성’. 어쩌면 ‘문화’와 ‘공공성’이라는 단어의 조합 자체가 어색할 수도 있겠다. 문화는 일반적으로 ‘사적 영역’, ‘소비의 영역’으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문화공공성’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급격한 자본주의화로 인해 이윤추구의 장으로 전락해버린 문화의 영역을 민중들의 권리의 영역이자 사회공공영역으로 복원하자는 것이다. 문화를 향유하고 자신의 삶을 문화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은 민중들의 기본적인 권리(문화권)이며 사회공공영역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문화공공성’ 확대를 주장하는 기본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문화공공성’에 대한 논의는 문화영역을 통한 사회적 지배와 이에 대한 저항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문화는 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 사회적 지배가 관철되는 영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화를 정치, 경제와는 다른 자율적 영역으로만 인식한 근대적 사고는(‘문화=예술’로만 인식하는 사고), 이러한 문화의 사회적 영향력, 특히 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 사회적 지배의 문제를 망각하게 한다. ‘문화공공성’의 문제는, 따라서 국가와 자본의 영향력이 관철되는 문화영역에서의 저항을 조직하자는 제안이기도 하다. 특히 미디어의 영향력과 그 속에 관철되는 자본의 논리의 문제나 공공적인 공간을 없애거나 파편화하는 공간의 문제 등은 이제 중요한 계급투쟁의 장으로서도 인식되어야 한다.
문화공공성 확대를 위한 과제
문화는 자본과 상품의 대상이거나 소수 기득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의 감각적 실천의 산물이며, 따라서 모든 대중들이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문화공공성은 문화를 향유하는 공공재원의 확대와 활용을 높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는 신자유주의가 사회와 개인에게 관철되는 것이 상당부분 문화적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의 작동, 공간의 분할 전략 등을 통해 자본주의적 삶의 양태를 개인과 공동체에 체화시키는 것에 대한 저항 - 새로운 문화적 공공영역의 창출과 공간의 공공성 강화 등 - 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문화공공성 확대의 문제는 당면한 WTO 서비스협상과 FTA 확대 체결 등 무역자유화와 시장화 흐름에 맞선 투쟁의 전략으로 제기되는 과제인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사회에 만연한 자본주의적 지배구조를 문화적 방식으로 재구조화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제안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항하는 대안적인 담론을 형성하고 새로운 대중저항주체를 형성 - 특히 지역의 투쟁주체 발굴 - 하는데 있어서도 사회공공성, 문화공공성 확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1) WTO 서비스협상, FTA체결저지 투쟁 : 사회적 연대의 강화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한 문화의 위기 - 다양성, 정체성의 위기, 공공성과 문화적 권리의 후퇴 - 에 맞선 문화영역에서의 투쟁을 적극적으로 조직해내야 한다. 특히 2004년이 WTO 서비스협상이 마무리되는 시기라는 점, 그리고 한국이 2005년을 전후로 FTA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볼 때, 2004년 다자간, 양자간 무역협정 체결을 저지하는 투쟁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WTO 서비스협상 및 양자간 투자협정 체결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은 ‘사회공공영역의 축소’에 맞선 연대투쟁과 대안적인 정책의 제기를 통한 공세적인 투쟁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① WTO 서비스협상 저지 투쟁
② 스크린쿼터제 축소와 한미투자협정 체결 반대 투쟁
③ 한일자유무역협정 체결 반대 투쟁
2) <문화협약>의 체결
<문화협약>은, 자유무역과 시장개방의 확대로 인해 개별 국가 및 공동체의 고유한 문화가 파괴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그리고 ‘문화’는 그 고유한 가치 - 공동체 및 공동체에 속한 개인의 삶의 양식이자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 - 로 인해 상품과 무역의 질서가 아닌 ‘다른 질서’ 속에서 교류되어야 한다는 것이 <문화협약> 추진의 기본 바탕이라 할 수 있다. <문화협약>이 국제적으로 공론화된 것은 2002년 3차 INCD 총회 때부터인데, 이 때부터 전 세계의 문화NGO, 예술가들이 <문화협약>의 체결을 각 국 정부에 본격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하였다.
2003년 2차 CCD 총회와 2004년 4차 INCD 총회를 거치면서, <문화협약>을 유네스코를 통해 체결하자는 구체적인 제안이 논의되었다. 유네스코를 통한 <문화협약> 체결 계획은, 무엇보다 2005년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WTO에 대응하여 시급하게 <문화협약>을 추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네스코 차원에서도 2001년 <세계문화다양성 선언>을 발표하면서 문화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바가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큰 계획이기도 하다.
3) 문화적 공공부문의 공공적 활용 증대
지방자치제도의 실시 이후 전국적으로 공공문화기반시설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01년 현재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문화기반시설은 887개 2001년 10월 현재 전국적으로 공공도서관 427개, 등록박물관 222개, 등록미술관 51개, 문화의 집 86개, 문예회관 101개 등 총 887개의 문화기반시설이 조성, 운영 중에 있다. - ‘문화기반시설 중장기 확충 및 발전 방안 연구’, 한국문화정책개발원, 2001년에 이르며, 이 밖에도 공공적으로 활용 가능한 시설 - 학교도서관, 구민회관, 주민자치센터, 공연장, 청소년수련시설, 사회복지관, 근로자복지회관 등 - 까지를 더한다면, 그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일례로 2000년 현재 대학도서관이 420개, 학교도서관은 7918개 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 대부분이 운영 프로그램의 빈곤, 전문운영인력의 부족, 재정의 열악함 등으로 인해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못하는 측면이 크다. 공공문화기반시설의 공공적 활용 증대를 통해 문화공공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① 학교 - 공공문화기반시설 연계 방안
② 노동조합 - 공공문화기반시설 연계 방안
③ 공공문화기반시설 인력 확충과 일자리 창출
4) 새로운 문화적 공공영역의 창출과 공공적 개입
미디어의 영향력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든 미디어의 영향은, 자본주의적 삶의 양식이 관철되는 부정적인 영향과 함께 디지털 기술의 발달,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방식의 소통구조 등에 기반한 새로운 공공영역 창출의 가능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디어에 대한 접근성의 확대 - 디지털 기술의 대중화, 인터넷과 연계한 영상소통의 확대 등 - 는 대중들이 자신의 사적인 기록에서부터 정치적 이슈를 담은 다큐멘터리 제작까지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에 기반한 지역운동과 연계한 형태의 미디어문화운동의 전개는 사회운동의 중요한 과제로 위치할 필요가 있다.
① 공공영상문화시설의 확대 및 공공영상문화정책의 수립
② ‘Public Access’ 실현 : KBS <열린채널>에 대한 개입
③ 소출력 라디오 활성화 운동
④ 작업장 감시 문제를 포함한 미디어에 대한 비판과 견제
5) 도시 공간의 공공적 재배치 : 광화문 문화광장 조성
예전에 ‘공터’라고 불리었던 곳을 생각해보자. 동네마다 있었던 공터는 여백과 비움의 공간이었다. 그리고 지역의 정치, 문화의 중심이자 소통과 교류의 중심이었다(집회나 모임의 장소, 약장수의 공연 등이 이루어지는 장소). 하지만 자본주의적 도시개발은 이러한 공터나 광장을 효율성의 논리를 근거로 채워버렸다. 빌딩과 아파트로 차버린 광장은 이제 소통과 교류의 단절을 의미하고 있다. 가장 가까이 집회를 생각해보자. 집회를 가질 만한 광장과 공원의 부족은, 보수우익단체들의 집회장소 선점과 함께 집회를 성사를 어렵게 하고 있고, 인도의 점유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섞인 목소리를 듣기 일쑤다. 공간의 사유화와 자본주의적 합리화로 인한 ‘광장’의 부재는 공적 담론의 형성과 조직화를 가로막고 있다.
따라서 공공적 공간이라 할 수 있는 광장, 공원 등의 축소에 맞서 이를 전략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문화연대에서 진행하고 있는 ‘광화문 문화광장 만들기’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권력의 중심으로만 인식되는 광화문, 세종로 일대를 공공공간으로 재배치하자는 주장이다.
① 광화문 문화광장 조성
② 용산미군기지 이전과 문화생태공원화
최준영 / 문화연대 정책실 ptrevo@jinbo.net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