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이재오)는 9일 '인터넷매체에 대한 실명제 도입안'을 표결에 붙여 통과시켰다. 실명제 도입은 이번에 개정할 선거법에 포함되고,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오는 4월15일 총선부터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이 도입안에 대해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소속 의원들은 찬성했지만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은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실명제 안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 선관위(인터넷선거 보도심의위원회)가 접속률 등으로 평가해 지정한 50대 사이트에 실명인증 장치를 의무화하고 ▷ 정당, 후보자 홈페이지에도 실명인증 장치를 하며(의무화는 아님) ▷ 위반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등 벌칙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이번에 도입되는 실명제는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데이터베이스나 신용정보데이터베이스에 연결된 주민등록번호 확인을 통해 본인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는 문제는 정개특위에서도 구체적인 절차없이 '행자부와 협의한다'는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구체적인 절차에 대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 50대 사이트는 어떻게 정할 것인지, ▷ 실명확인 비용은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 ▷ 선거에 관련한 게시물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절차와 정당성을 둘러싸고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시민사회진영에서는 선거게시물에 대한 실명의무 강제가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보고 대응하고 있다. 그간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혀온 인터넷 기자협회에서는 2월 10일 성명을 내 "허위사실 유포 등 인터넷의 일부 부정적 현상을 과장 확대해, 부패타락한 정치권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국민과 인터넷언론의 정치 참여와 비판, 감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인터넷 온라인 민주주의를 죽이려는 폭거"라고 규정하고 인터넷 실명제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인터넷 검열반대 공대위도 지난 1월 28일 성명을 내 "인터넷이 민주주의의 꽃이라면 후보의 홍보뿐 아니라 국민이 직접 정책과 후보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에 대해 참여하는 것"이라고 보고 "국가적이고 일방적인 실명제의 강제는 위헌적인 검열이며 정보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입장을 밝혔다.
실명확인의 절차에 대해서도 법적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데이터베이스나 신용정보데이터베이스를 원래 목적이 아닌 실명확인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작년에 신용정보데이터베이스를 실명확인용도로 쓰는 것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위배된다며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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