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합의한 정치개혁법안에 대해 '개악안'이라는 비판여론이 높다.
한나라·민주·열우당 등 4당 간사들의 (잠정)합의로 이뤄진 정치개혁법안 중에서 특히 시민사회의 비난의 도마에 오른 항목은 선거법 상의 '국회의원정수', '인터넷 선거게시판 실명제', '선거연령', '투표시간' 등이다. 또 정당법과 관련해 '지구당 폐지'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개특위에서 합의한 내용을 살펴보면, 의원정수의 경우 현행 273명(지역구 227명, 비례대표 46명)의 의원수를 그대로 유지한 채, 지역구 인구상하한선을 10만5천명에서 31만5천명으로 조정했다. 이에 따르면 지역구 의석수는 최대 10명까지 늘어나는 반면, 비례대표 의석수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간 1인1표에 의한 비례대표(전국구) 선출방식은 2001년 7월 19일 헌재의 위헌결정이 있은 이후, 지난 2002년 지방의회선거에서부터 1인2표제를 시행했으며 총선에는 이번 17대 선거에 처음 도입된다.
지역후보와 지지정당에 각각 1표씩 행사하는 1인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표 몰아주기'식 사표를 최소화하며, 정책중심의 이념정당을 양산한다는 데 있어 대안 제도로써 제시돼 왔다.
또한 비례대표제 도입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의원정수는 지역구 의석수를 현행 유지하거나 축소하고, 비례대표 의석수는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돼 왔다.
이와 관련해 각 당 및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지난해 초 출범한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아래 범개협)는 지역구 의원를 199명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100명으로 늘일 것(의원정수 299명)을 제안한 바 있다. 비례대표 여성 50% 할당제를 시행할 경우 최소 50명의 여성이 의회에 진출하게 된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시행되는 이번 총선에서 진보정당으로서 첫 원내진출을 노리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기성정당들의 이번 합의를 거세게 비난했다.
민주노동당은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정책정당을 육성하며, 부문 및 직능대표성을 반영하기 위한 비례대표를 한참 늘려도 모자랄 판에 현행보다 10석이나 줄인다는 것은 누가 봐도 정치개악"이라고 비판했다.
정개특위는 지구당을 폐지하는 대신 현역의원의 개인사무실은 상시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상대방의 발은 묶고 현역의원들의 기득권은 고수하겠다는 이기주의"라고 반발했다.
민주노동당은 "진성당원이 없는 보수정당들에게는 지구당이 고비용 정치의 주범이지만, 진성당원으로만 유지되는 민주노동당에게 지구당은 민주주의 실현의 장이자 지역주민들의 아픔을 함께 하는 통로"라고 강조했다.
이번 정개특위 합의안 중에는 여성을 비례대표 후보로 50% 이상 공천할 것을 의무화한다는 진전된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나 각 당이 잠정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최소 36석까지 줄어든 비례대표 의원수(여성할당 18석 이상)로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보장하고, 나아가 여성의 정치세력화에 이바지한다는 평가보다는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다는 비난을 면치 못 할 것이다.
민주노총은 11일 성명을 내어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무색케하고 각 정당의 기득권옹호에 더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면서 "그동안 여성의 정치진출을 지원하고 양성평등의 정신을 구현한다는 정책기조와는 정면 배치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회장 최병모) 또한 앞서 10일 성명을 통해 "국회 정개특위가 범개협 안을 수용하기로 한 약속을 저버렸다"면서 "정치개혁의 요구는 뒤로하고 당리당략에 따른 야합으로 선거법을 개악하려 한다"며, 선거법 개정을 재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