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의 긴 투쟁 끝맺을 수 있을까

개정병원 노동자들, 전 이사장 항소선고공판 후 표정

지난 5일 전주지방법원은 ‘임금을 체불하고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직원에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된 군산개정병원 전 이사장 이상용 피고인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에 벌금 300만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 처벌이 사업주 편에 선 공정치 못한 판결이라는게, 5년이라는 장기간을 투쟁하고 고초를 겪어야 했던 개정병원 노동자들의 생각이다.

최장기간 농성을 기록한 5년은 군산 개정병원 노동조합원들에게 생업을 포기한 시간이였다. 예전 37개월간의 체불임금은 받을 길도 없다. 40여명으로 시작했던 농성은 이제 16명만이 남게 되었다. 그만큼 삶의 무게는 이들에게 너무나 가혹했다.

개원한지 64년이 된 군산개정병원은 99년 재정난을 겪으며 위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개정병원 이사회는 서천 서해병원을 운영하던 이상용씨에게 운영을 맡겼다.

개정병원 노동조합 김은혜 지부장은 “이상용씨는 병원 정상화에는 관심이 없는지, 의사 6명을 데리고 와 이사회 과반수를 점유하고 병원을 사유화하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한다. “3개월 운영하면서 병원을 정상화시켜 개원하겠다 하였으나, 병원을 폐쇄시키며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또 2개의 병원건물 중에서 낡은 정신과병동을 수리하여 1개월 후에 개원하겠다고 했지만, 휴업만 연장시킬 뿐 공사를 진행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였지요.”

휴업연장 속에서 군산개정병원 노동조합원들은 계속적으로 이상용씨에게 병원정상화 계획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이상용씨는 '병원기자재 등을 방치하거나, 앰블런스같은 돈이 될 수 있는 것들은 중고시장에 팔아넘기며 정상화와 거리가 먼 행동을 일삼았다'고 노동자들은 말한다. 결국 이상용씨는 불법파견근로, 임금체불, 부당노동행위 등 근로기준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하여 법적 고소를 당하게 됐다. 5년간의 법정싸움 끝에 징역 1년에 벌금 300만원, 집행유예 2년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재판부는 5일 판결문을 통해 “이 피고인은 적지 않은 개인자금을 투자하기도 했지만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 10억원 가량을 체불해 직원들에게 고통을 준 점은 인정된다"면서 "하지만 당시 개정병원이 많은 부채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점을 감안,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조합 운영에 개입했고 직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준 점, 정당한 이유없이 간호사들을 서천 서해병원으로 파견한 것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되지 않았다.

지난 99년부터 일방적인 휴업과 조합원의 부당징계 해고, 임금체불 등의 문제로 야기되었던 군산개정병원의 천막농성투쟁과 5년 넘게 법정 싸움을 꿋꿋이 지켜낸 김은혜 지부장은 “이번 재판을 통해 실형을 받은 것은 다행스럽지만 결과에 만족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상용씨가 현재 항고를 했고, 14일 이후에 판결문이 나와 봐야 항고를 할지 여부를 판단 할 것” 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편 병원정상화는 토지와 건물을 낙찰 받은 경암학원(군산간호대학)의 노인복지병원 설립계획으로 일단락 되었다. 개정병원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문제도 새 재단과 계속되는 협상을 치러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김은혜 지부장은 “병원에 돌아가 일하고 싶은 마음이며 경암학원 측에서 부담스러워 하지만 직원들과 함께 화합하는 분위기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는데 경암학원 측에서도 직원들과 조합원을 반절정도씩 승계할 생각이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남은 과제들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군산개정병원 노동자들의 꿈은 단지 자신들의 일자리를 파탄 낸 이상용의 처벌과 다시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오랜시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이들의 군산시청 앞 천막농성장이 걷혀지는 날이 하루빨리 돌아오길 기대한다.


참소리 김한빈 기자 reds11@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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