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실명제 도입 등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정치개혁법안과 관련, 인권위는 17일 이같은 내용의 권고안을 마련해 국회에 전달했다.
인권위는 이날 "(인터넷실명제는) 모든 국민을 허위정보 및 타인에 대한 비방을 유포하는 자로 전제한 것"이고 "명백한 사전검열에 해당하며 익명성에서 기인하는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와 여론형성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이를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인터넷실명제의 목적이 근거 없는 비방이나 흑색선전을 방지하고 선거범죄를 억제하는데 있다 하더라도, 범죄를 목적으로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할 경우, 이를 구별할 방법이 없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선관위가 선거게시판에 대한 감시활동을 하고 있고, 불법적인 정보는 현행 법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면서 "실명제 대상이 특정 인터넷 언론사뿐만 아니라, 언론의 기능을 담당하는 시민단체나 개인 등 선거게시판을 운영하는 광범위한 다수"로 규정하고 있어 대상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참세상]
인터넷 '거짓정보' 현행 법으로도 처벌 가능
인권위는 또 선거연령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에 의하면 대통령 및 국회의원의 선거권은 20세 이상의 국민에게 허용하고 있다. 인권위는 그러나 "(이는) 국제적인 기준과 추세에 부합하지 못하고, 국내의 다른 법령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병역법과 공무원임용및시험시행규칙에 따르면 18세부터 병역의 의무와 공무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또한 미국·독일·영국 등 93개국이 18세 이상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아동의권리에관한협약'은 아동을 18세 미만의 자로 규정하고 있어 18세 이상을 성인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에 인권위는 "선거연령을 현행보다 하향하는 것이 참정권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권위 권고안에는 정치신인의 진입장병을 완화하고, 다양한 계층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권위는 "다양한 이해와 갈등을 정당 등을 통해 합의를 만들어 가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며, 정당과 국회에서 다양한 국민의 대표성이 확보돼야 한다."면서 "현재와 같이 유권자의 51%인 여성들이 국회에서 5.9%(의원정수 대비 여성의원 비율)의 대표성을 갖고 있어, 이는 정당과 국회의 정당한 대표성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장애인을 비롯해 다양한 계층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가 선거제도와 정당의 지역구 또는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과정에 마련돼야 한다"면서 "국고보조금을 통해 이러한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양한 계층 의회진출 보장돼야
또한 인권위는 "현역 또는 정당소속 정치인은 의정활동 보고나 당원집회를 통해 선거운동기간 전에 유권자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어 사실상의 선거운동이 가능한 반면, 선거기간 외의 선거운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현행법에 의해 신진정치인들은 유권자에게 자신을 홍보할 기회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59조는 과열, 혼탁선거의 방지를 위해 법정선거운동 기간 이외의 사전선거운동을 포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 제111조는 선거기간을 제외하고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보고를 허용하고 있으며, 제141조는 당원집회는 선거일전 30일부터 금지하고 있다.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5조 및 제6조의 3은 국회의원과 정당의 시·군·구 지구당에 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권위는 "예비후보자는 후원회를 둘 수 없어 선거비용 마련이 불가능하다"면서, 예비후보자에 대해 일정기간 후원회 설치를 허용하고 참정권을 제한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탁금을 최소화하는 등 "모든 국민에게 정치적 출마의 자유와 기회를 공정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 공보실 관계자는 "이번 권고안은 지난해 6월 2004년 총선출마 예정자 124명이 정치관계법의 개정을 권고해 달라는 취지로 진정을 제기하고, 최근 시민사회단체들이 인터넷실명제에 대해 의견표명을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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