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서 불어오는 평화의 바람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 반대 천막 농성장 앞, 논두렁 마른 땅, 오랫동안 이 땅을 지켜 온 이들의 패인 주름만큼이나 깊은 고통과 비통함으로 젖은 땅.

지난 2월 11일 평택 대추리에 위치한 K-6부대 앞에서는 유랑극단 ‘평화바람’의 출정식이 열렸다. 전국을 순회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심겠다는 야심찬 꿈을 갖고 뭉친 10여명의 사람들. 그들은 생태, 교육, 문화, 인권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해 오던 이들로 저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빈곤, 차별, 환경파괴, 가부장제 등 인간의 삶을 억압하는 모든 구속으로부터의 해방과 민주화, 환경, 인권, 여성, 복지, 노동 등 다 영역에서 평화를 외치며’ 유랑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 이들이 2004년 첫 유랑지로 선택한 평택은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 저며오는 땅이다.

K6 기지 철조망을 등 뒤에 두고 ‘미군기지 평택이전 결사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바람’의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오랜 삶의 터전을 절대 떠날 수 없는 주민들은 붉은 머리띠를 함께 묶으며 “미군기지 평택이전 결사반대한다!”고 외친다. 그 함성이 애절하게 미군기지 하늘에 울려 퍼졌다. ‘그 누구의 이기심이 이토록 사람의 삶을 힘겹게 하는가.
‘과연 이 땅에 평화는 찾아올 것인가’

최근 미국과 한국정부는 서울 용산의 미8군과 동두천 등지의 미2사단을 평택에 있는 K-6 및 K-55로 분산‧재배치시키려 하고 있다. 오랜 세월 군사기지로 신음하였던 기지주변에 주민들은 또 다시 삶의 터전을 강탈당하고 이주해야 할 운명에 놓인 것이다.

비행기의 진동과 소음에 지붕이 내려앉고, 기와와 축대가 무너져 내릴 때, 헬리콥터 바람에 벽들이 떨어져 버릴 때, 삶의 희망도 함께 쓰러져 버리는 것을, ‘평화바람’이 그 희망들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는 없을까? 평택 시내에 나타난 ‘평화바람’에게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 하나하나가 모두 그 바람을 탄다면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수많은 군인들과 최첨단 무기들이 집결하고 있는 평택으로, 이젠 ‘군대에 저항하고 평화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평화바람’은 그 바람잡이가 되어 전국 유랑을 떠났다. 그들은 전주, 부산, 대전, 원주 등을 거쳐 4월 28일부터 4일간 수원에 머무른 후, 다시 평택에 평화의 베이스캠프를 칠 예정이다.

‘평화바람’은 지금 이 순간도 평화유랑의 길 위에 있을 것이다. 5월 29일 아시아민중과 함께 하는 평화축제 ‘총을 내려라’를 향해서……. 그 날, 우리 안에 깊이 숨죽이고 있는 ‘평화’를 맘껏 외쳐 부를 평택!! 그 푸른 하늘로 ‘평화의 새’가 되어 날아오를 그 순간까지, 어김없는 ‘평화바람’의 길을 나설 것이다. 그들은 평화의 새이다. [박성희/아시아의 친구들, 아시아민중과 함께하는 평화축제 529기획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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