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차별과 폭력없는 평화를 이야기한다

<동행취재>평화 유랑단 평화바람 군산, 전주 공연


*18일 군산 미군기지 앞에서 평화바람 <나난타>가 북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참소리]
“우리가 전국을 돌며 평화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래서 출발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광화문에서 이 땅 곳곳의 사람들과 평화를 함께 나누고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 신촌, 홍대앞, 인사동, 평택을 지나 18일 군산을 찾아왔다. 평화유랑단은 322차 미군기지 앞 집회, 105일 기아특수강 굴뚝농성, 군산 중앙로 난타공연을 하고 전주로 옮겨 19일 객사앞, 20일 전북대 앞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나타나 공연을 하며 전북지역 일정을 보냈다.

군산 미공군기지 앞. “평화의 바람에 실려오는 우리들의 소중한 힘모아 이라크의 전쟁을 멈춰요”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동차량에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 전쟁 참상을 그린 그림으로 꽉 차있어 시선을 끌기 충분하다. 차량 안을 살펴보니 음향장비, 요리기구들, 연주용품 등등 온갖 물품으로 꽉 차 있다.

평화유랑단 단장을 맡고 있는 문정현 신부는 “나는 총지휘자인 단장이다. 유랑단 안에서 얼굴이다. 간담회, 연설이 내 주 담당이다. 책임이 막중하다. 힘든 일이지만 내가 벌인 일이라서 끝까지 해야한다”고 말한다. 유랑단의 군산 도착에 대한 소감에 대해 “매향리, 파주, 의정부, 동두천 등등 안 가본 데가 없다. 다시 군산에 온 소감이 크다”며 “한국 반미운동의 불이 여기서부터 시작됐다”며 군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차 안에서 음향준비를 마친 윤여관 씨(교사)를 만나 이것저것 이야기를 들었다. “(문정현)신부님과 세대차이는 별로 상관없다. 신부님은 의욕이 넘친다. 우리가 배우고 있다. 과연 얼마나 이 활동을 할지 모르지만 ‘길 위에서 죽겠다'고 말하곤 한다.” “단원들끼리 '코드'가 맞는다. 환경이라는 녹색, 노동이라는 적색이 만났다. 거의 아나키 스타일도 있고....... 이 시스템을 멈춰야 한다는데 공감한 사람들이다. 앞으로 팀웍이 문제다”라며 평화유랑단 단원들의 면모를 설명했다.

파병반대를 주장하는 평화유랑단의 계획을 물어 봤다. "4월쯤에 이라크에 한국 군인들이 파병이 되면 분명히 이라크 민간인이나, 한국군인들의 인명피해가 분명히 있을 것이며, 정부에서는 이것을 축소하거나 은폐할 것이 뻔하다. 이후에 사실들을 국민들에게 알려내고 파병철회를 이끌 수 있도록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소리로 여는 평화의 소리

보리, 고철, 팔공 등 제각기 독특한 이름을 가진 세명의 단원들이 하루 12시간씩 2주 동안 갈고닦은 일명 '나난타'의 북 공연이 시작됐다. 아마추어 치고 수준급이였다. 차에 실고 내리고 이동하고 북을 연주하고 노래하고 이만 저만 고생이 아닌 것 같다.하지만 유랑단원들의 거리정치는 미리 찾아온 봄 날씨만큼 신나고 생동감이 넘쳤다.

공연중 문정현 신부에게 이 공연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물었다. "겨울 동안 여정을 멈추고 많은 이들의 조언을 구하러 다녔다. 한 분 한분의 조언은 더 큰 짐이 되어 더 더욱 당황했다. 결국 단원들의 모임에서 걱정을 토로할 수밖에 없었다. 밤을 새워가며 일주일을 함께하는 동안 힘이 솟았다. 젊은이들은 역시 기발하더라. 이 분야 저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여러 가지 기술을 연수 받았다. 많은 평화의 이야기도 들었다. 이 합숙을 통해 단원들은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생각을 파악하는 시간을 갖고 오늘 이자리에 섰다."라며 그동안 땀흘려 준비한 끝에 보여진 모습임을 자부했다.


▲정문 철조망사이 멀리 두 해고자가 105일째 농성하고 있는 굴뚝이 보인다. [사진출처:참소리]

평화유랑단은 공연 중간에 "미군은 군산기지를 새만금 간척사업지로 옮기려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위해서는 군대를 줄여야 하는데, 미군은 우리땅에 미군기지를 확장하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계획을 무산시키고 군대가 아닌 우리의 손으로 평화와 생명을 지켜야 합니다."라고 미군기지에 모인 사람들에게 군축을 위해 함께 하길 호소했다.

평화유랑단은 자리를 옮겨 105일째 고공굴뚝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기아특수강으로 갔다. 외부와 단절된채 회사의 부당해고에 맞서고 있는 두명의 노동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 였다. 정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굴뚝을 향해 평화유랑단은 또 한번 힘찬 공연을 펼치고 안타까운 마음을 접어 다음 공연장소로 발길을 옮겼다.

평화유랑단은 군산 중앙로에 자리를 옮겨 ‘점령반대 반전평화’ 길거리 대화를 시작했다. 단원들의 힘겨운 준비끝에 구성된 난타팀인‘나난타'의 북공연, 반전 평화 노래공연, '전쟁반대 점령반대'의 목소리를 담은 랩퍼의 뮤직영상 상영 등.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가깝게 다가가서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그들의 노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그들의 '말걸기'가 있는 한 평화의 바람은 계속 불 것이다.

전주에서도 울려퍼지는 평화의 메시지


▲전주 객사 앞에서 대중가요를 개사한 노래를 부르고 있는 평화유랑단 [사진출처:참소리]

19일 군산 나운동에서 시민들을 만난 평화유랑단은 20일 전주로 자리를 옮겼다. 따뜻한 봄기운이 드는 객사 부근, 분주하게 걷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평화유랑단은 전주에서 첫 공연을 준비했다.
신명나는 북공연을 시작으로 노래공연, 풍물공연이 이어졌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신기해하며 스치듯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평화유랑단이 무슨 소리를 하는것인지 가던 길을 멈추고 귀기울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공연중간 문정현 신부는 연설을 통해 "한강 이남으로 재배치되는 미군이 평택으로 모인다고 합니다. 이제 평택은 동북아시아에서 또 하나의 미국의 군사거점 도시가 될 판입니다. 미군기지 확장으로 13번이나 강제로 쫓겨나야만 했던 주민들이 다시 쫓겨나야할 상황에 놓였습니다."라고 말하며 "전국을 돌아다니며 평택지역 주민들의 아픔을 전하고 함께 싸우자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 바람을 몰아 오는 5월 29일 '아시아 민중들이 함께 하는 평화 페스티벌'을 평택에서 열것입니다."라며 앞으로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공연을 보던 중 평화유랑단 자동차에 글을 남기는 어린이 [사진출처:참소리]

이번 객사앞 공연에서는 자발적으로 전북지역의 전문 예술인들이 함께하고 지나가는 시민들이 평화바람의 자동차에 낙서를 할 수 있게 준비를 하여 다양한 무대공연과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평화유랑단은 평화를 이야기하며 지치거나 싫증이 나면 저마다의 재능을 모아 노래하고 춤춘다. 이들이 비록 아마추어지만 솜씨가 서투른 대로 평화를 바라는 마음이 어느새 봄기운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천천히 전해지고 있는 듯하다.

오늘 내내 단원 중 한명의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 “현대가 갖고 있는 시간에는 빈틈이 없다. 이런 공간에서 떠든다는 것이 다 그대로 혁명적이다. 거대한 일상앞에 여유를 가지고 쉬었다 가고 길거리에서 만나서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

5월 29일 평택에서 만나요

평화바람 유랑단의 하루는 정말 쉽지 않아 보였다. 이런 어려운 현실속에서 이들은 21일 전북대앞 공연을 끝으로 전북을 떠난다. 다음주에는 전국일주를 위한 재정비와 이동차량에 그려넣은 그림을 새롭게 구성한 후에 부산과 광주 등을 돌며 유랑을 계속할 예정이다.


▲객사 앞 공연 중에 평화바람 자동차에 낙서하는 시민들 [사진출처:참소리]

평화 유랑단은 미군기지 총집결지인 평택에서 유랑생활 상반기를 마무리하는‘아시아 민중과 함께하는 페스티발'을 준비한다.
이번 '5.29 평택 페스티발'은 일상속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전과 군축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려내고, 미군을 평택에 재배치하려는 계획을 철회시키기 위한 것이다.

또한 '페스티발'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현실에서 누구나 모여 다양한 소재로 평화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할 예정이다. 영화, 전시, 음악 등으로 어울릴 수 있는 자리와 잠깐이라도 대안사회를 꿈꿔 보고 그 안에서 대안사회를 만들어 볼 계획이다.

'5.29 평택 페스티발'의 취지에 공감하며 각계각층에서도 적극적인 참여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미 가수 정태춘씨는 음악분과 준비위원으로, 한국'독립영화'의 대부 김동원 감독은 영상분과등을 맡아서 준비하고 있으며, 부시낙선운동을 제안하고 있는 조희연 교수등 여러 지식인들도 준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5.29 평택 페스티발'을 알리기 위한 '평화유랑단 평화바람'의 여정은 아직 멀기만 하다. 거리에서 반전평화를 알리는 메시지가 그려진 자동차와 마주친다면 손을 흔들어 이들을 맞아주고, 평화유랑단이 들려주는 리듬에 몸을 맞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참소리 김한빈 기자 hanbin-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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