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만17세가 되어 주민등록증 발급 대상이 된 청소년 세 명이 주민등록 지문날인 강요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가빈, 정승호, 최선아씨는 3월 7일 서울 세실 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주민등록증을 만들 때 반드시 열 손가락 지문을 찍도록 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헌법소원 청구의 취지를 밝혔다.
헌법소원 청구인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만 17세가 된 어느 날,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으라고 날아온 통지서에 열 손가락 지문을 찍도록 되어 있는 것을 보았을 때 그 노란 색 용지가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며 “현재의 주민등록법에도 열 손가락 지문을 찍도록 하는 규정은 없는데도 부당하게 지문날인을 강요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또한 청구인들은 일본이 재일 동포에게 지문날인을 강요했을 때 한국인이 인권침해와 차별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것과, 지난 해 법무부가 거주목적을 이유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에게 지문을 찍도록 하는 제도가 인권침해라는 이유로 폐지한 사례를 들며, 지문날인 강요는 명백히 인권침해라고 밝혔다.

이 날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지문날인 반대연대 활동가 윤현식씨는 “주민등록증 발급대상이 된 청소년들이 지문날인 제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각각 지문날인 반대연대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헌법소원 의사를 밝혔다”고 청구인들이 헌법소운에 나선 계기를 설명하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 18명이 변호인단을 구성하여 헌법소원에 대한 법률지원활동에 나서게 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1999년에도 이미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은 사람들이 ‘열 손가락의 지문원지를 경찰청이
| "섭섭하다", "부끄럽다" 이 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 중에는 대학 새내기 두 명이 있었다.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느냐는 질문에 두 사람은 처음 통지서를 받았을 때는 이제 어른이 되었다며 기뻤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문날인을 거부하겠다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그 때 아무도 지문날인 강요가 인권침해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것이 섭섭했고 아무 생각 없이 지문을 찍은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섭섭'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드는 사람이 어디 이들뿐일까? |
보관하면서 범죄수사목적에 활용하는 권력적 사실행위’와 이러한 ‘지문정보를 전산처리하고 있는 권력적 사실행위’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한 전례는 있으나, 주민등록증 발급대상이 된 청소년들이 지문날인 제도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999년의 헌법소원에 대해 아직 위헌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윤현식씨는 “국가는 타당한 목적이 있고 불가피한 경우에 법률에 의해서만 지문날인을 강요할 수 있다”며 “외국의 경우 지문날인은 범죄자나 외국인의 경우 등 특별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실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한국이 17세 이상의 모든 국민으로부터 열 손가락 지문을 채취하는 것은 전세계에서 유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헌법소원의 법률적 근거에 대해 변호인단 소속 이은우 변호사는 “국가가 일정 연령에 도달한 모든 국민의 지문을 채취하여 전산 처리한 후 경찰청에 보관하는 것은 전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것이며,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적법절차의 원칙과 무죄추정의 원칙, 과잉금지의 원칙 등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가가 개인의 생체정보인 지문을 수집하여 관리하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윤현식씨는 “지문이 타인이 훔칠 수 없고 모방할 수 없기 때문이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문은 개인에게 대단히 중요한 정보이고 주민등록증 번호와 마찬가지로 함부로 노출될 경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목적이 불분명한 개인정보의 방대한 수집과 집중, 생년월일ㆍ성별과 같은 개인정보를 노출시키는 주민등록제도 자체에도 위헌적 소지가 많다”고 지적하고, “지문날인 거부를 넘어 주민등록법 개정운동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진보네트워크센터 이종회 대표는 “주민등록번호는 국민에게 출생과 동시에 강제로 부여되는 국민식별번호로서 누구에게나 단 하나씩 평생 단 한번 부여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번이라도 유출되면 그 피해가 평생을 가게 된다”며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회 대표는 또 “주민등록제도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이 도입된 것으로서, 국민의 정보인권 보장은커녕 국가를 하나의 거대한 병영으로 보고 국민을 통제ㆍ감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보수집과 관리는 중앙집중 대신 분산시켜야 하며,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그 범위를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국민의 열 손가락 지문을 강제 날인하는 제도는 1968년 주민등록법 개정 후 지금까지 시행되어 왔다. 그 동안 지문날인제도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있는 제도이며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정부는 지구상에 남아있는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국가상황에 차이가 있으면 제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대응해 왔다. 따라서 이번 헌법소원은 지난 30여 년간 국가가 저지른 위헌적 행위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연 기자]
헌법소원 청구인 정승호씨 인터뷰 "국가가 나의 자유를 구속할 이유는 없다" 지문날인에 대해 처음 문제의식을 갖게 된 계기라면중 3때 체육선생님이 인권전반에 대한 교육을 하시면서 자신의권리를 찾으려면 자신이 어떤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는 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 선생님이 전교조 성과급 반납투쟁을 하실 때 열심히 싸우시는 모습을 보고 많이 감동 받았고 그 이후로도 계속 내게 영향을 미쳤다. 친구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너 그거 없이 어떻게 살래', '그런 것도 있냐' 그런 반응이었다. 난 역사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건 박정희 때 우릴 통제하기 위해 도입한 거야'하고 열심히 설명했다. 부모님께서 걱정하시지는 않았나 딱히 말씀이 없으셨다. 주민등록증이 없으면 불편 할텐데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건가 주민등록증이 없으면 아무래도 불편하다. 통장 개설이 안되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 만들었던 통장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대체 자격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요리사 자격증 등 국가자격증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역사선생님이 되고 싶다. 역사는 현재와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교사모임'이란 책에서 본 한 구절이 내 좌우명인데, "교사는 학생의 웃음을 보기 위해 산다"고 쓰여 있었다. 학교 가는 게 좋아서 웃는 아이들 없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국가가 나의 자유를 구속할 이유는 전혀 없다. 나를 범죄자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지문날인에 대해 처음 문제의식을 갖게 된 계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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