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 직원 안산외국인노동센터 난입, 목사 폭행

강제단속·추방 인한 인권침해 실태조사 보고서 발표

인권침해 비판이 높은 이주노동자 강제단속이 벌써 네 차례 이루어진 가운데, 강제단속으로 인한 인권침해 실태조사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인권단체 이주노동자 지원대책위원회’(이하 지원대책위)는 지난 해 11월부터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강제출국, 강제단속 과정에서 벌어진 인권침해를 조사해왔다.

지원대책위는 12일 오전 10시 이주노동자들의 농성이 119일째 벌어지고 있는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서 ZEN의 이혜영씨는 "강제단속반, 보호소 그리고 자기자신과 싸워야 했던 춥고 어려운 겨울이었다"며 소회를 밝히고, "한국정부는 국가로서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갖고 이주노동자문제에 임하라"고 요구했다. 강제연행에 항의하며 16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농성단의 알 마몬섹씨는 "보호소에서는 연행된 동지들을 면회도 시켜주지 않고 있다"며 "동지들을 석방해 줄 때까지 계속 투쟁할 것"이라며 결의를 밝혔다.

국제민주연대의 최재훈씨는 보고서에 대해 설명하며 "조사인원이 한정되어 있고 특히 조사기간중에 강제단속이 시작되어 조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보고서가 강제단속과정중 인권침해 사례를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마석, 안산, 고양일산, 인천부천 4개 지역 64명의 노동자를 개별면담하거나 집단면담하는 과정을 거쳐 마련되었다.

특히 면담자들의 입국시 비자가 매우 다양하여 고용허가제가 실시되더라도 상당수의 이주노동자들이 다른 비자로 입국해, 고용허가제가 △3년으로 제한된 취업기간,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점, △고용허가제 송출 대상국가가 8개국 정도로 검토되고 있는 점(국내 이주노동자들의 출신국은 90개국 이상이다) 등을 볼 때 이주노동자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이는 이주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았다.

또한 이주노동자들의 입국시 브로커 비용이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1500만원에 이르러 한국정부가 합법화 대상 기준으로 삼은 4년이라는 기간은 브로커 비용으로 진 빚을 갚기에도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일상적인 인권침해 문제도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주가 이주노동자들의 여권을 압류하거나 임금, 퇴직금을 체불하고 임금을 임의적으로 삭감하는 등의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노동부는 이에 대한 상담을 받으면 체불임금 문제에 대해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사업자 편을 들거나 법무부에 신고하는 등 또한 사업장에서 폭행, 욕설등으로 일상적인 인격모독을 당하고 있고, 길거리에서 불특정 한국인에 의해 모욕을 당하거나 단속 위협을 받는 사례도 있었다.

특히 강제단속, 추방정책이 실시되며 이주노동자들의 생활이 비정상적으로 되고 있는데, 이들은 산이나 다른 동료의 집으로 피신을 가서 단속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비인간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단속시에도 단속반은 지나친 폭력으로 물의를 빚고 있을 뿐 아니라 신분증제시, 고지, 청문 등의 기본적인 절차를 지키지 않아 절차적인 문제도 크고, 보호소 역시 면회거부 등 지나친 감호를 실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재 12만~20만명의 이주노동자들을 인정하고 현재 정부정책을 백지화하고, UN의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을 비준하고 관련 정책을 이에 맞도록 개정하라"고 결론지었다.

한편 9일에는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에 출입국관리사무소직원들이 난입해 박천응목사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폭행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 농성단의 쇼학씨는 "이밖에도 손님으로 찾아온 것처럼 찾아와 연행하거나 가스총, 갈고리, 수갑을 동원하여 노예사냥하듯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고 증언하며,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난 것이나 피부색이 다른 것이 죄가 되냐"고 되물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참석자와 기자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아 농성이 장기화되면서 이주노동자들의 싸움에 관심이 현저하게 떨어진 현실을 반영했다. 인권단체들은 현재의 농성지원단에서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노동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 간단하게 집회를 갖고 이후 울산의 박일수열사 투쟁과 노동자대회 등에 결합하여 같은 노동자로서 연대할 것을 다짐했다. [이은희 기자/slee5129@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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