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비정규 장벽 허물고 함께 일어나자"

<울산 전국노동자대회> 5천여 참가자 "정몽준 사죄" "비정규차별철폐"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거리행진을 마치고 현대중공업정문 앞에서 '비정규차별 화형식'을 펼치고 있다.[사진:이정원 leephoto @ nodong.org]

동지들! 정말 그러한가? 희망은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전국에서 달려온 동지들이 바로 희망이다!
열사들이 살아온다! 비정규직 철폐하러! 해방세상 꽃피우러!
한달음에 달려온 수천의 이용석, 박일수 동지들이여!
자본이 만들어놓은 정규직, 비정규직의 장벽을 허물고
노동자 단결과 연대로 함께 일어나자!
천사백만 노동자 동지들여!

고 박일수 열사가 분신 산하한지 한 달을 하루 앞둔 3월13일.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절규가 주위를 엄숙하게 만들었다. 이날 열린 '고 박일수 열사 정신계승, 비정규철폐 전국노동자 대회'에서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두 노동자가 또 인간선언을 했다. 지난 2월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인간선언을 한 진용기, 조광한 씨에 이어 두 번째다.

박규영! 김태형!
이들은 "박일수 열사가 죽었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냥 지켜 볼 수밖에 없었고 많은 죄책감을 느껴왔다"면서 "오늘에서야 무거운 짐을 벗어 던졌고 반드시 노동자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죽지말고 범죄집단 싹 쓸어버려야"

민주노총이 주최한 이날 대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5천여 노동자가 현대중공업과 정몽준을 규탄하고 정부에 비정규직차별·노동탄압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이날 이수호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현대중공업 자본과 이들에게 돈을 받는 정권이 우리의 적임을 분명히 규정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노동자를 탄압하고 차별이 있는 한 이 싸움을 멈출 수 없으며 하나된 힘으로 사회를 바꾸고 정치를 바꿔 노동자가 정치세력화 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중연대 정광훈 상임대표는 격려사에서 "노동자들, 농민들이 죽어 가는 것은 우리가 '불량국가', '범죄국가'에서 살기 때문"이라면서 "죽지말고 범죄집단을 싹 쓸어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광훈 대표는 이어서 탄핵 정국과 관련해 "범죄집단끼리 싸우는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한 뒤 "노동자가 만든 진보 정당인 민주노동당을 찍지 않으면 말이 되느냐"며 민주노동당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선거대책위원장도 "보수 정치권들은 온 국민을 혼란과 불안 속에 몰아넣고 있다"면서 "친노냐 반노냐, 친한나라냐 반한나라냐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천영세 위원장은 "우리 젊은이들을 침략전쟁에 총알받이로 내모는데 여야가 따로 없었고, 이 나라 농업을 팔아먹은 한·칠레FTA에 여야가 따로 없었고, 노예특구법인 경제특구법, 주5일제를 빙자한 근로기준법을 개악하는 데 여야, 386과 수구세력의 구분이 없었다"면서 탄핵정국에 흔들리지 말 것을 호소했다.

민중가수 지민주 씨의 공연 뒤 어어진 '비정규 투쟁결의'에서 재능교사노조 유덕규 위원장, 근로복지공단비정규노조 윤정향 부위원장, 현대차아산사내하청노조 오지환 사무국장, 현중사내하청노조 조성웅 위원장이 연단에 올라 특수고용, 직접고용, 간접고용, 현중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현실을 폭로하고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의 단결을 강조했다.

3월27일 수도권, 영호남 결의대회, 4월10일 2차 노동자대회 개최

근로복지공단비정규노조 이용석 열사의 형 이병우 씨도 이날 발언에 나서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작은 바램이 잘못이냐"면서 "오늘 우리는 비정규 굴레를 쓰고 앉아 있지만 내 아들, 딸들에게는 이것을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일수열사 분신대책위 이헌구 위원장은 이날 대회 마지막 투쟁결의에서 "오늘 대회를 통해 비정규직, 정규직 노동자가 하나되는 원년이 되게 하자"고 주장했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일산해수욕장에서 현대중공업 정문까지 행진하며 현대중공업이 박일수 열사 투쟁을 왜곡 선전하기 위해 거리 곳곳에 내건 플래카드를 찢고 주민들에게 열사 투쟁의 실상을 알리는 유인물을 나눠줬다. 정문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비정규차별 화형식'을 진행하는 것으로 이날 투쟁을 마무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노동자대회에 이어 3월27일 수도권과 영·호남권 결의대회를 열고 4월10일 울산에서 2차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장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현장을 조직하는 등 현대중공업에 대한 전면 투쟁을 펼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본대회에 앞서 사전대회로 열린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에서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홍영교 의장은 현중노조 제명운동과 정몽준 낙선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과세계 김영재기자 momo1917 @ nodo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