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 고 박일수열사가 분신항거한지 29일차 되는 지난 3월13일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는 '고 박일수 열사 정신계승 비적규직 철폐 전국 노동자대회'가 개최 되었다. 이날 전국 노동자 대회는 '전국비정규노조대표자연대회'의 주최로 진행된 비정규 노동자 대회 사전 결의 대회를 시작으로 현대중공업까지 행진을 전개한 후 마무리되었다.
오후 3시경부터 시작된 비정규 노동자 대회는 금호타이어 비정규직노조, 비정규노조연대회의, 현대현중 사내하청노조, 재능교사노조, 각 지역 건설노조등이 참가한 가운데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의 전망을 결의해 했다.
비정규연대회의 홍영교 의장은 "오늘 우리는 초라하게 비정규 대회를 치루지만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나서지 않는다면 현대중공업처럼 될 것"이라며 "이 나라 이 땅의 주인이 바로 노동자들인데 굴욕적인 삶을 사는 노동자는 미래가 없다. 기존의 노동운동의 질서를 바꾸기 위해 비정규 노동자들이 굳건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홍의장은 또 "이 땅에서 노동자가 노동자임을 거부하는 현대중공업 노조를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자본이 그렇게 행동한다면 이해하겠다. 열사의 죽음을 왜곡하고 호도하고 있는 그들을 용서할 수 있겠는가. 더 이상 인간이하로 살지 말고 더 이상 죽음의 공장에서 돈 몇 푼에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말자. 비정규 노동자들의 연대를 통해 썩어가는 노동운동을 혁신하고 새롭게 연대해 나가자"고 밝혔다.
비정규연대회의는 이날 대회에서 현대중공업노조 제명운동을 벌였다. 또한 연대회의는 12일 회의를 통해 현대중공업 노조를 제명하는 것과 오는 415총선에서 정몽준의원을 반드시 낙선시키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 신승철 부위원장은 "노동자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눈 것은 자본이다. 이런 조건이 노동자들의 투쟁의 어렵게 만든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이 땅에 살아가는 800만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이는 사회는 올바르게 돌아갈 수가 없으며 당위와 결의만으로가 아닌 실천적 투쟁으로 비정규 투쟁을 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성웅 현중 사내하청노조 위원장은 "노동자가 하나라는 구호는 허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저 죽음의 공장에서는 우리 하청 노동자들이 법에 보장된 권리조차 박탈 당한채 개 취급 받고 산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목숨까지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지금 당장 현장에서 노동자가 하나라는 구호를 실현하지 못한다면 비정규직을 철폐 할 수도 없다"며 "끝을 보지 않고 투쟁 역량을 최대로 모아 열사 정신을 지킬 때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자 하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비정규 대회는 2003년 10월 종묘에서 열린 비정규대회에 이어 4개월만에 열린 대회였다. 하지만 울산은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비정규 노조에 대한 태도에서 볼 수 있듯이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구호가 궁색할 정도로 하나가 되지 못했다. 이날 집회는 울산에서 열린 대회였지만 비정규 대회뿐 아니라 전국 노동자대회 역시 울산지역 노동자들은 별로 모이지 않았다.
전국 노동자 대회 5천 여명 모여 개최
비정규 노동자 대회가 끝난 후 전국 노동자 대회가 5천여명의 노동자들이 모인가운데 개최되었다.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우리는 세기가 바뀌었는데도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고 있다. 노조를 인정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것은 아직도 노동기본권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우리주변에 많다는 것"이라 지적하고 "박일수 열사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더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민중연대 정광훈 의장은 "정규직 노동자는 허가 난 노예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그냥 노예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신자유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이 그 임무"라며 "노동자들이 세계화에 반대하며 연대해야 노동해방이 된다. 희망을 갖자"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는 고 박일수씨 분신 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공개 조합원을 선언한 진용기, 조광한씨에 이어 박규형, 김태형씨가 두 번째로 공개 조합원을 선언하고 나섰다. 김태형씨는 조합원임을 공개한 것에 대해 "그 동안 짓누르던 마음을 벗었다. 박일수 열사는 우리의 동료지만 그 동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죄책감만 가졌다. 이제는 당당해 질 것이다. 지금 자본의 탄압에 속수무책이지만 반드시 자본에 돌려주고 열사의 염원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불과 4개 월 만에 여기 모인 친구 가족 동지 여러분 우리가 왜 여기 모였는지 알고 가야 합니다. 그 차디찬 영안실 있는 여러분과 같이 일하고 투쟁하던 열사의 뜻을 살려야 합니다.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답게 살고 싶은 바램이 잘못인가요. 내 자식들이 비정규직을 세습 받지 않고 내 자식이 정말 행복하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모였습니다. 비정규직이 사라질때까지 최선을 다해 싸워나가야 합니다" 지난 2003년 10월 비정규노동자대회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분신 항거한 고 이용석 열사의 형인 이병오씨도 단상에 올랐다.

행진은 평화기조, 분신장소엔 질서유지대가
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현대중공업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행진을 시작하기 전 사회자는 "오늘 집회는 평화기조"라고 전하고 노동자들은 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경찰은 탄핵정국이라며 3만 5천 여명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고 집회 시작 전에는 일산해수욕장으로 진입하는 곳곳에서 차량검문을 진행했다.
정문까지 행진하는 동안 많은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을 하고 있었다. 퇴근중인 대부분의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행진 대오를 보고 마냥 신기하게만 바라보고 있었다. 한 나이든 정규직 노동자는 지나가던 행렬을 보면서 "그 동안 비정규직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지도 몰랐고 현대 중공업에 이렇게 많은 비정규직들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그 동안 관심을 갖지 못한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이 노동자는 박일수 열사의 분신 소식조차 몰랐고 현대중공업내에 50%가 넘는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이야기에 더욱 놀라는 눈치였다.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하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
이들 대부분은 집회가 신기해 쳐다보는 눈치였다.
행진대오가 박일수 열사 분신장소인 현대중공업 전하문에 도착하자 몇몇 비정규 노동자들이 전하문 근처에 붙은 사측 현수막을 제거하고 사측에 항의성 행동을 전개하려 했지만 질서유지대로 나온 노동자들이 평화기조에 따라달라며 말리기도 했다. 전하문 안쪽은 경찰병력이 지키고 있었다.

이어 행진대오가 도착한 현대중공업 정문은 5대의 경찰버스가 정문을 막고 있었고 입구 안쪽에는 경찰병력과 사측의 구사대가 빽빽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정문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간단한 정리집회를 진행했다. 집회가 끝나갈 무렵 20여명의 노동자들이 현대 중공업 정문 공장 진입투쟁을 전개하자고 지도부에 요구했지만 현장의 간부들은 오늘은 평화기조라며 진입투쟁 전개를 막았다. 10여분동안의 진입시도 중에 정리집회는 '비정규직철폐'라고 적힌 상징물을 불태우고 집회가 끝났음을 알렸다.
진입시도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은 집회가 끝났다는 소리에 자신들의 요구를 알려냈다.
"우리가 왜 그냥 가야하는가? 집행간부들은 지도부 지침을 따르라 하는데... 저번에 와서 개박살 났는데 투쟁이 나아져야 할 것 아닌가? 대책위가 정했다고 일방적으로 마이크로 평화 집회라고 하면 다냐?"
"싸우러 올라온 동지들 우리들이 이 투쟁을 책임지면 됩니다. 싸우는 동지들이 이 투쟁을 책임집시다."
"오늘 열사투쟁을 이대로 접을 수는 없습니다. 주요 간부님들은 이 시간부터 저희들을 막지말라. 노동자들 분노하고 있는데...지난 한 달 동안 열사의 시신은 부패되어 가고 있는데 우리는 뭐했는가"
"말로만하는 투쟁 필요 없다. 열사죽음 헛되이 하지 말자. 몇 명만 남아도 된다 끝까지 싸우자"
"오늘 우리 이 자리에서 죽자. 열사정신 계승 못하면 살아서 뭐 한단 말인가. 열사가 죽으면 또 노동가요 부르고 행진만 하다가 갈 것인가?"
그러나 비정규 노동자들의 진입투쟁 시도 목소리는 울려 퍼지지 못하고 바로 참가자들은 흩어졌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