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無籍)시민' 양산하는 국가제도 개선해야

전주시-인권단체, 주민등록 말소자 인권침해 해결나서


*17일 10시 30분 전주시와 전북평화와인권연대는 주민등록 말소자 인권침해 관련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참소리]
최근 경기불황 장기화 여파로 주민등록이 말소되는 일명 '무적(無籍)시민'이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민등록 말소된 자녀들이 의무교육을 받을 수 없고,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는 등 국민 기본권을 침해받는 많은 문제점이 발생되고 있다.

17일 전주시와 전북평화와인권연대는 오전 전주시청 기자실에서 ‘주민등록 말소자 인권침해 관련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으로서 권리 박탈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주시와 인권단체가 공동 대응키로 했다.

무적시민이 당하는 국민 기본권 침해 제도적 모순 해결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완주 전주시장은 "전주시, 인권단체, 무적시민과 함께 공동의 이름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려 한다"며 "국민으로서 권리 박탈은 도저히 있을 없는 일이고, 당사자 뿐아니라 가족까지 고통을 당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정서를 내게 됐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무적시민들도 이웃이고 국민인데 기본권 침해를 당하는 제도적 모순을 해결하고자 한다"고 의미를 밝혔다.

이어 전북평화와인권연대 김승환 공동대표는 "주민등록 말소요건이 법률로 규정되지 않고 편의적으로 행해지는 등 지나치게 요건이 가벼워 말소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민의 인권이 부당하게 침해당하지 않도록 국회에서 말소요건을 현실에 맞게 강화하는 주민등록법 개정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전주시와 전북평화와인권연대는 교육부(미취학아동 관련), 중앙선관위(선거권 관련), 대법원(대법원 재판예규 관련), 행정자치부(말소요청 및 말소 관련)를 피진정인으로 하는 내용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 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전주시민, 매년 2-3천여명 주민등록 말소
의무교육-선거권 행사 등 국민기본권 박탈당해 문제 심각


최근 카드사 및 은행 등 채권자들의 소액사건 재판 진행 중 공시송달 신청을 위해 민원사무처리 규정을 악용하여 주민등록 말소의뢰가 증가하고 있다. 전주시의 경우, 작년 기준으로 제3자에 의한 말소자가 2,376명으로 매년 2천-3천여명이 말소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5,788명에 이르고 있다.

일례로 전주시 동완산동 A(30세)씨는 주민등록이 말소돼 자녀들이 취학아동명부의 작성시 제외되어 의무교육을 받지 못한 상황이 초래됐다. 또 선거인 명부 작성시 제외되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의료보험 재취업 제한 등 국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각종 권리가 박탈당하는 문제점이 발생되고 있다.

특히, A씨는 카드사의 말소요청으로 주민등록이 말소돼 취업 등 경제활동에 제약을 받았고, 취학대상 아동인 딸(7세)이 부모의 채무관계로 가족 전체의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피해자인 딸의 본인 의사와는 관계없이 취학통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주민등록말소 당사자 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피해를 입게되는 상황에 대해 김승환 교수는 "호주의 주민등록 말소가 온가족에게로 이어지는 이와 같은 피해는 주민등록법에 호주제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주민등록법 제도개선과 함께 호주제에 대한 진지한 검토도 있어야 할 것임을 제기했다.

전주시는 제도적 개선 등 근본적 해결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우선 최소 생계비 지원, 체납 의료보험료 해결 등 무적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무적시민 후원 맺어주기’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말소자 주민등록 재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전주시-인권단체, 주민등록법 개정 요구 나서기로

또 전주시는 어제 열린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의결을 통해 행정자치부등에 주민등록법 개정을 요구하고 전국 234개 기초자치단체장과 공동으로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북평화와인권연대도 전국의 인권단체들과 함께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 청원운동을 전개할 것이며, 헌법소원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한 시민의 자녀 취학아동 문제로 관심을 갖게 된 김완주 전주시장은 "국민 기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힘을 합쳐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참소리 김현상 기자 deffer@icom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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