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론없는 시간 끌기식의 부안 핵폐기장 문제. 먹고살기 힘든 부안에 민심은 정부와 정치권에 등돌렸다. [사진:참소리]
국회에서의 대통령 탄핵가결 이후 전국은 혼란상태이다. 한나라-민주당을 겨냥한 전국적인 분노와 이에 따른 탄핵 무효를 요구하는 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또한 탄핵가결 사건을 한 달 앞둔 총선으로 심판하자는 여론이 형성돼 총선의 판세가 몇 일 만에 열린 우리당으로 치우쳐지고 있다.
이러한 정황 속에서 지난 8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핵폐기장을 문제로 정부와의 오랜 갈등관계에 있는 부안의 민심을 알아봤다.
부안민심 탄핵가결사건 당연 혹은 걱정
지난 해 노무현 대통령의 최악의 정책이라 일컫는 부안 핵폐기장 유치문제로 많은 불안과 고충을 안아왔던 부안 현지 군민들의 표정은 탄핵에 대해 통쾌함과 걱정이 뒤섞인 모습이다. 8개월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는 핵폐기장 유치 문제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부안 현지 주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원망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부안읍에 사는 백모(부안읍.58)씨는“탄핵이 가결된 것에 놀라웠지만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선거 당시 부안에서 많은 득표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노대통령은 이곳에서 거의 독재정권을 행사한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미 부안에서는 대통령으로써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라며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임을 말했다.
박 모씨(동진면.45)는 “그 동안 대통령이 집권을 하며 너무 경솔한 태도를 보여온게 문제였죠 결국 이런 일을 자초한거죠. 하지만 가결 시킨 정치인들 또한 명분없는 당리당략을 위한 싸움으로밖에 안보여요.”라고 말하며 “부안은 몇 개월동안 핵폐기장 해결안돼 저조한 경기 걱정인데 국회의원들 사리사욕으로 국가 경제 더 악화될 것 생각하면 심난할 뿐입니다. 이전에는 군민대우 못받더니 이젠 국민대우 못받는 경우죠.”라며 불안한 기색을 표하기도 했다.
부안에서는 총선도 불경기다
핵폐기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나서며 성공리에 주민투표를 마쳐 빠른 종결을 바랬지만 정부나 정치계는 여전히 군민들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정권이나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입지만 내세웠다는 것에 군민들은 실망스럽다고 말한다. 이번 탄핵사건으로 크게 동요되고 있는 전국의 판세와 달리 부안에서는 총선의 여론은 불투명하다.
택시운전사 박모씨는 “내 개인적으로도 모든 것에 참여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마 95% 이상의 주민들은 핵폐기장 문제를 겪으면서 정치나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모두 응어리가 돼 마음 속 깊숙이 박혀있을 겁니다. 현재 부안사람들은 어떤 정치인도 믿지 못하고,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부안에서 총선을 앞둔 후보자들도 주민들 못지않게 불경기일 것이다”며 불신감과 무관심을 표했다.
이렇듯 불신감과 무관심이 팽배해 있는 가운데 총선을 의무로 여기는 주민조차 확신 없는 찝찝한 한 표가 될 것이라며 고민을 토로한다. 핵폐기장 유치 찬반을 묻는 부안군민 자치적 주민투표관리위원회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박모(부안읍.35)씨는 “총선에 대해서는 막막해요. 개인적으론 참여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권리를 내세울 수 없다고 생각은 하고 있어요. 하지만 기존의 정치인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핵폐기장이 아직 해결되지도 않은 마당에 새로운 후보가 과연 얼마나 역량을 발휘해서 이 문제를 종결짓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예요.”라며 핵폐기장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상태에서는 마음 놓고 지지할만한 후보가 없다고 말한다.
일부 지역민들 총선에 보이콧 방침도 조심스럽게 제기
또 어떤 주민들은 선거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하며 선거 보이콧도 희망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총선거부여론이 큰 지역은 핵폐기장 투쟁 과정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며 촛불집회에 참석해온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이다.
선거거부의 분위기가 높은 한 지역의 박모씨는 “그놈의 한 표 찍어서 뭐하냐. 우리 투쟁기간 동안 그렇게 힘들게 고생할 때마다 노무현 대통령과 부안 김종규 군수한테 찍어준 이 손이 원망스럽다는 말들을 입에 달고 살았다. 정치판에 있는 사람들도 다를 거 없다. 실컷 우리 손으로 뽑아줘도 당리당략만 일삼으며 백성들의 외침은 듣지도 않을 건 뻔하다.”고 말해 강한 불만을 표하며 불참할 것을 밝혔다.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곳은 주로 투쟁에 적극적였던 지역이고, 촛불집회를 통해 끊임없이 교육이 있어왔는데 이러한 것을 계기로 주민들의 정치의식들이 높아졌다. 이런 과정들이 결과적으로 정치에 대한 비판의식을 만들게 된 것 같다현재의 정치판에서는 주민들의 민의를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보이콧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며 투쟁동안 달라진 주민 의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말했다.
최근 각 당별로 후보자들 몇몇이 거론되고 있고, 무소속 후보자도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다수의 후보자들이 핵폐기장 투쟁 당시에는 얼굴 한번 얼씬거리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는게 주민들의 생각이다. 선거 때만 얼굴 들이미는 이들을 어떻게 믿고 찍어주냐는 것이다.
한켠에서 조심스럽게 논의되기도 했던 대책위 후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핵폐기장 반대에 있어서는 결을 같이 했지만 대안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통합력을 높이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핵폐기장 반대의 상징적인 의미로 투쟁에 앞장섰던 한 할머니를 후보로 내세우자는 의견도 있었고, 선거 보이콧으로 부안의 민심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자는 의견도 있지만, 어느 하나로 정리되지는 않는 분위기이다.
무대책 속에 다가오는 총선
현재 부안은 총선에 대한 어떠한 여론도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상태이다. 일부에서는 현재 보이고 있는 부안의 미진한 여론 상태를 보면 그동안 향상됐던 군민들의 자치의식들이 총선 앞에서 방향을 상실한 것 같다고도 말한다. 아직 전초전에 불과한 총선에서 앞으로 뚜렷한 대안이 나오고 있지 못한다면 막상 선거일에 다가와서는 어떠한 변수가 작용될지 그 누구도 예측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참소리 김효정 기자 f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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