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은 물러가고, 두 명은 남았다

스페인 총선의 교훈 - 거짓말쟁이는 진다

지난 스페인 총선에서 집권당의 패배는 부시와 블레어에게 '충격과 공포'였다. 다음은 미국의 진보적 인터넷 매체인 <커몬드림스> 3월 16일치에 실린 제프 코언(Jeff Cohen)의 글 "Liars Lose -- The Lessons of Regime Change in Spain"을 발췌하여 번역한 글이다.

마드리드에서 정권교체 소식이 날아온 일요일 밤, ABC 뉴스는 "스페인에서 충격적 정치사태 발생!"이라고 외쳤다. 보수적인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는 토니 블레어와 함께 부시의 가장 든든한 동맹이었다.

이번 스페인 총선의 쟁점은 이라크 전쟁과 국내 테러, 특히 투표 사흘 전 마드리드를 강타한 폭탄공격에 관한 정부의 거짓말이었다. 주요 TV 채널에서 일상적으로 정부의 선전을 내보내는 이 나라에서 풀뿌리 활동가들은 핸드폰, 인터넷과 창의적이고 비폭력적인 집회를 통해 부동층과 젊은 유권자들에게 접근하여 아스나르의 국민당(PP)을 패배시켰다.

지난 몇 주 동안의 여론조사에서는 아스나르가 지명한 후계자가 지난 1996년 부패 스캔들로 물러났던 별 특색 없는 사회당을 안정적으로 앞지르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지난 목요일 테러공격이 발생하여 200명이 사망하고 1,500명이 부상당했다.

WMD(대량살상무기)에 관한 미/영국의 거짓말을 그대로 따라하면서 (압도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을 이라크 전쟁으로 끌고 들어갔던 보수 정부는 마드리드에서 테러공격이 발생하자, 아무런 증거도 없이 그리고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도, 즉시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을 비난했다. 스페인의 반전 활동가들은 미/영국과 함께 행동하면 외국인들의 테러 위협이 거세질 것이라고 오래 전부터 경고해왔다.

선거일이 될 때까지, 정부의 조작은 충격에 휩싸인 수백만 부동층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아스나르 정부에 대한 의심을 싹트게 한 건 반전운동이었다. 결국 정부는 이라크에 대한 정보를 조작했고, 이제는 누가 수백만 스페인 사람들을 살해했는가에 대한 진실을 조작했다. 테러공격이 발생한 지 몇 시간만에 스페인 외무부 장관이 해외주재 대사들에게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ETA(바스크 조국과 해방)의 소행이라는 걸 확인시켜야 한다"는 서한을 보낸 사실이 밝혀졌다.

총선이 실시되기 몇 시간 전, 작가 폴 라버티(켄 로치의 영화 '빵과 장미'의 각본을 쓰기도 했다 - 옮긴이)는 마드리드에서 벌어진 비폭력 대규모 항거운동을 현장에서 직접 생생히 보도했다. 라버티는 한 할머니가 지난번에는 보수당에게 투표했지만 "이번에는 아무도 원치 않는 전쟁으로 우리를 끌고 들어간 그 불한당들에게 표를 던질 수 없다. 그 놈들은 이라크에 무기가 있다고 거짓말하더니, 오늘 또 거짓말을 하고 있다. 어떻게 죽은 사람들까지 조작하려 드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테러공격에 대한 진실을 감추고 있다는 것과 주류 TV 채널을 믿을 수 없다는 의심이 증폭하면서, "수천 개의 핸드폰이 친구들에게 메시지로" 독립뉴스와 자발적 시위를 알려 결국 선거일 전날 밤 대규모 시위로 번졌다. 스페인 전국에 걸친 도시에서는 시위대가 국민당 당사를 에워싸고 "우리는 투표하기 전에 진실을 알고 싶다", "너희 전쟁 때문에 우리가 죽었다",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고인들을 우롱하지 마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리고 나서, 핸드폰 메시지를 통해 모이기로 정한 시간이 되자 발코니와 현관에서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는 "까세롤라다(cacerolada)" 시위대가 뛰쳐나와 광장으로 몰려들었다. 자정이 지나자 마드리드의 시위대들은 테러현장 근처에 있는 아토차 역으로 행진했다. 거대한 군중은 집회 내내 침묵했고, 기도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선거일에 <뉴욕타임스>는 마드리드의 한 유권자의 말을 인용하여 이렇게 썼다. "그들이 진실을 말하고 있지 않다는 걸 몰랐더라면 나는 결코 어제와 같은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거리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투표율은 대단히 높았다. 마지막 순간에 결정하는 유권자들(과 결코 투표를 하지 않을 거라 예상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정부에 심각한 타격을 가했고, 유세기간 동안 이라크에서 철군하겠다고 맹세했던 사회당을 지지했다.

AP통신은 바르셀로나의 한 유권자의 말을 인용하여 "원래 투표할 생각이 없었지만, 국민당이 여기와 이라크에서 일어난 살해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오늘 투표하러 왔다"고 보도했다. 한 법대생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투표했다. 정부가 바뀌게 되어 정말 기쁘다. 그것도 이라크 전쟁 때문에"라고 말했다. 아스나르 총리가 투표를 하러 들어가자 시위대들은 "사기꾼!"이라고 외쳤다.

총선에서 승리한 후, 사회당의 사파테로 총리 당선자는 부시와 블레어에게 "자기비판"을 하라고 요청하면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서 사람들을 폭격해서는 안 된다... 거짓말을 근거로 해서 전쟁을 조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제프 코언은 칼럼니스트, 언론 비평가, TV 전문가이다.

원문 http://www.commondreams.org/views04/0315-1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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