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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전북지부는 지난 3월 30일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그 공약의 내용은 새만금을 지켜보는 많은 이들의 당혹감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성이 있도록 새만금사업을 조속히 완공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새만금사업의 친환경적 완공'.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그동안 막연한 개발환상을 이용해 천문학적 국세를 들여 전북도에서 정치적 집권을 유지해 온, 지난 그리고 현 정부당국이 써먹은 수사법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세부로 들어가면 민주노동당의 공약은 갯벌의 매립이 아니라 해수유통을 전제로 한 갯벌의 관광지화 또는 대안에너지단지로의 개발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큰 제목이 드러나고 나서 another0415에는 '민주노동당의 갯벌죽이기'라는 글이 올라왔고 그 글은 곧바로 많은 댓글이 붙으면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위의 글을 쓴 김종섭 씨는 "새만금 간척사업의 총선시기 쟁점은 지금까지 거짓 이데올로기로 속여왔던 전북발전이 아니라, (새만금사업을) 지금 당장 중단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을 것인지 아니면 찬성론자들이 말하는 계속 공사를 해서 효율적 내부개발을 할 것인지의 문제" 라며 이러한 관점이 분명히 선다면 "공약은 당연히" 어떤 식의 대안을 이후에 찾든 "현재 새만금 간척사업의 즉각 중단"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논쟁의 신호탄을 올렸다.
그리고 민주노동당 전북지부는 '김종섭 씨의 글이 사실이라면 당원을 탈퇴하겠다'는 등의 수많은 논란을 일단락 짓기 위한 노력인 듯 4월 2일자로 해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쟁점을 외면한 민주노동당의 해명서
전북지부는 해명서를 통해 30일자 공약에 담겨 있는 "'경제성'과 '조속완공'이라는
표현은 새롭게 계획을 수립하여 빨리 마무리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들어간 것"으로 새만금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기본입장은 "새만금 관련한 국책사업의 지속적 진행을 원칙으로 하되 도민들과 새만금개발 전략을 깊이있게 논의하여 새만금 갯벌을 살리고 주민의 살림살이가 좋아지는 방향으로, 새만금지역을 관광자원화하고, 풍력, 태양열 등 대체에너지연구의 핵심지역으로 바꿔나간다는 내용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명서에서 밝힌 내용은 오히려 산중의 산인 형국으로 논쟁을 잠재우지 못했다. 논쟁의 핵심이었던 "새만금 사업의 즉각 중단"이라는 내용은 해명서의 어디를 봐도 찾을 수 없었고 "국책사업의 지속적 진행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민주노동당에 대한 의혹을 더욱 부풀렸던 것이다.
해명서의 이러한 내용에 대해 애초 논쟁을 유발했던 김종섭 씨는 "민주노동당의 새만금 공약이 다른 당에 비해 상대적 진보성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적어도 4.15 총선이라는 이 한정된 시점 안에서 드러나야 할 진보정당의 차별성은 어떤 형태의 개발이냐가 아니라 개발지속과 중단 중에서 먼저 관점을 분명히 세우는 것"이라며 "갯벌을 살리기 위한 해수유통과 그 밖의 대안은 관점을 세운 뒤 그야말로 긴 시간을 두고 다시 신중히 논의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북지부가 "'지역여론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것도 입장이 모호한 것으로 지금의 전북여론이 현재까지의 집권당국에 의해 유포된 개발환상에 물들어 있는 것이라면 정책적 타당성을 검토하지 않은 막연한 지역여론의 수렴 역시 그 정책의 무책임성을 면키 어려운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
해명서가 나온 뒤 민주노동당 전북지부는 전화통화를 통해 "해수유통과 이미 건설된 방조제를 풍력단지로 개발하는 것은 방조제공사의 중단이 없이는 불가능한 내용임이 분명하나 새만금 사업의 전면 백지화가 아닌 현실적 대안을 세워야 하는 당의 입장에서는 개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대안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새만금사업의 즉각중단'은 총선국면에서 불필요한 공격의 표적이 될 뿐이라는 논리였다.
그러나 해명서를 발표하면서까지 '방조제 공사의 즉각중단'이 아니라 '갯벌의 관광단지로의 개발과 풍력단지화로의 개발'을 되풀이한 민주노동당의 입장은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새만금사업의 중단을 위해 그동안 눈물겹게 싸워온 지난 시간의 함성을 우선에 두지 않았다는 혐의를 벗기 어렵다.
문제의 핵심은 여전히 새만금공사의 즉각중단이다. 생명을 중심에 둔 원칙은 자기참회의 원칙과 다를 수 없다. 자기참회에 기반하지 않은 대안은 다시 경쟁과 이윤논리로 살육을 포장할 수 있기에 위험하다.
민주노동당은 지금 새만금이라는 거대한 살육의 현장 앞에서 위상정립이라는 시험대에 부딪치고 있다. 당장 살육을 그만두는 것에 방점을 둘 것인가, 그동안 저질러 놓은 살육을 새롭게 포장하는 데 방점을 둘 것인가. 겉으로 미세해 보이는 이 차이 안에 숨어 있는 것은 권력을 집중하는 데 무엇보다 강하고 영악한 탐욕에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고 대응할 수 있는 비협력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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