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위원장', 너무 친숙하기만 한 노동자들의 동지 '단 위원장', 이 친숙한 대명사를 이제는 단 의원님이라 부르게 생겼다. 지난 15일 단병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17대 국회의원으로 결정되었다. 이미 다들 예상한 결과였지만 막상 '단병호 의원'은 여전히 어울리지 않는 호칭이다.
16일 단병호 전위원장은 비례대표 결과를 보고 새벽 3시경 집에 들어가 잠깐 눈을 붙이고 다시 아침 6시에 마석 모란공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오전 9시 30분에 진행된 민주노동당 기자회견 후에도 단 위원장은 쉴 틈이 없었다. 이미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만나는 사람마다 국회의원 단병호를 부르는 이름은 '단위원장'이다.
총 10명의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당선자중 단위원장을 인터뷰 한 것은 민주노동당의 약진이 향후 노동운동에 미칠 영향이 가장 클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이 중심이 되어 건설한 녹색사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단 한 명도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고 심지어 일각에서는 민주노총이 만든 당인 민주노동당의 약진을 한국노총의 몰락으로까지 표현할 정도다. 또한 많은 노동자들의 기대 또한 엄청난 상황에서 단위원장은 어떤 국회의원의 그림을 그릴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노동자를 배신하지 않는 국회의원'이었다. 이번 선거 운동과정에서 단위원장은 많은 노동자들을 만났고 그 노동자들은 단위원장에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노동자를 배신하지 않는 의원이 되기를 많이 바랬다"는 것이 단위원장의 설명이다. "기존 한국노총이나 노동관련 의원들이 보여 줬던 모습에 대해서는 모두 불신하고 부정적이다. 배신하지 않는 의원이 되어 달라는 그런 요구가 일반적으로 많았다"
단위원장은 또 "비례 대표 투표에 250만 국민들이 민주노동당에 보내준 성원은 단순한 표가 아니다. 그분들의 희망을 던진 것이고 노동자 농민 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의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몇 마디를 나누고 단위원장은 민주노총으로 향했다. 갑자기 연락도 없이 들이닥친 단위원장에 민주노총 당직자들은 단위원장을 보자마자 가벼운 농담을 섞어 '단병호 의원님'이라 불러보지만 어색해 다시 단위원장으로 부른다. 숨을 돌리고 인터뷰는 이어졌다.
오늘 아침 많은 언론에서는 민주노총의 활동 방식이 바뀔 것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는가? 이 질문에 대해 단위원장은 뭔가 쟁점을 잡아보려는 기자의 불순한 의도를 간파했다. "연맹의 활동 방식이나 사업방향은 연맹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내게 묻는 것은 맞지 않다." 그래도 답변은 이어졌다.
"노동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민주노동당은 의회 내에서 정치적 쟁점화하며 입법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소수 정당의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대중 동력에 기초한 정치적 압박을 통해 이슈로 만들어 낼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의 요구를 제도적으로 확보해 나가는 역할을 해낼 것이다. 이게 내 역할이다. 총연맹 내에서 자체 결정을 통해 해나갈 것이다. 강도 높은 투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강도 높은 투쟁을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다. 의원들에게 던질 질문은 아니다"
로드맵 구성은 어떻게 보는가? 당연한 대답 "일단 저지해야지" 비정규직 문제는 어떻게 풀어 갈 것인가? "비정규직 문제는 정부가 마련하는 입법안 자체 폐기가 우선 되어야 한다. 말은 비정규 보호 라지만 차별 철폐도 없고 파견 업종만 확대하고 파견직만 양산하는 법안이다. 따라서 폐지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단위원장은 노사관계 로드맵은 아직 정부 확정 된 법안을 갖지 않고 있지만 총선이 끝나고 탄핵 문제가 처리되면 노무현 정부가 본격적으로 로드맵을 구상할 것이라 보고 있었다. "노동자의 기본권을 강화하고 사용자의 권한이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제재되어야 한다."
인터뷰는 그리 오래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하나의 비중 있는 질문을 던지고 인터뷰를 마쳐야 했다. 그래서 먼저 던진 두 개의 썰렁한 질문. 김영대씨는 이번에 탈락했고 배일도씨는 당선되었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 개인에 대해 할말은 없다. 대중들이 판단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들은 개인일 뿐이다. 심지어 배일도씨는 약력에 '회사원'으로 되어 있다. 이어 두 번째 던진 썰렁한 질문은 바로 단위원장의 지적으로 돌아왔다. "현장의 노동자들이 단위원장님 잘못한다고 당사 점거라도 들어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역시 가십거리로 던져 봤지만 단위원장은 반응은 "그럼 할 수 없지" "하지만 언론이 이런 질문을 하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아요" 역시 단호한 단위원장이다.
마지막 질문은 조금 민감한 사안일 수도 있다. 이번 선거이후 좌파진영에 미치는 영향도 클텐데 사회당이나 노동자의 힘 등 좌파 정치세력과는 어떻게 연대할 계획인지요? 순간 도는 긴장감.
"연대를 어떤 수준에서 할 것 인지의 문제라기보다는 이제는 그들도 민주노동당내에 들어와 같이 당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당내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공간과 기회가 많습니다. 그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렇게 짧은 인터뷰는 끝났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돌아오는 길에 아무 것도 아니면서도 기본적으로 해야할 질문은 던지지도 못한 것을 알았다. 상임위 선택은? 아마도 당연히 환노위에서 활동할 것이다. 진보정당의 역사적 의회진출 속에서 단위원장은 노동계급 출신의 국회의원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있었다. 그의 흔들림 없는 투쟁의 열정을 의회 내에서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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