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회, "쌀개방, 국민투표로 의사 물어야"

개방 전제한 농정 폐기하고 새로운 농업정책 수립 요구

전국농민회 전북도연맹은 21일 오전 서신동 농업인회관에서 쌀재협상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투표 방법으로 쌀개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북도연맹은 "국민의 생존권과 민족의 운명이 달린 쌀 개방에 있어서 국민투표 등의 방법으로 국민의 의사를 물어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며 "우리는 농민투표와 주민투표를 포함한 국민투표를 통해 쌀개방 문제가 해결 될 수 있도록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전북도연맹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는 지난 10년 간 비교 우위론에 입각하여 개방을 전제로 한 농정을 펴 왔으며, 그 결과는 식량 자급률의 하락과 농업의 축소, 농민수 감소로 나타났다"며 비교우위론에 입각한 농업시장 개방정책 폐기를 주장했다. 도연맹은 또 “열린우리당의 압승과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을 이룬 국회는 자신감을 가지고 국민의 뜻을 대변해 내야 한다”고 17대 국회를 압박했다.

전국 농민들은 한칠레 FTA에 있어서 굴욕적인 자세로 일관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도연맹은 특히 "개방을 전제로 한 농업농촌 종합대책을 폐기하고 식량 자급을 전제로 한 새로운 농업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쌀개방 반대와 식량 주권 수호를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연맹은 이어 "정부와 국회가 식량자급 법제화와 구체적 계획을 가질 수 있도록 강제하고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식량 주권의 수호운동이 농민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국민적인 운동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민들은 94년 UR협상에서 쌀개방 관세화 유예 기간이 올해로 끝나 정부가 9월까지 재협상 일정을 앞두고, 정부의 농업정책 일대 전환을 촉구하며 새로운 농업정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쌀개방 막아내고 식량주권지켜내자!


지난 1994년 UR협상에서 우리나라는 쌀의 관세화 개방을 10년 동안 유예 받았다. 국민적 지지 속에서 벌어진 쌀 개방 반대투쟁의 성과였다. 그 후 10년이 흘렀다. 개방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기에 10년의 세월은 너무나 짧았다. 그리고 올해 쌀 재협상이 시작되었다.

이해당사국 신청기간 마감시한인 4월 20일까지 미국, 중국, 태국, 호주, 이집트, 아르헨티나 등 6개국이 한국의 쌀 시장 개방을 노리고 협상에 참가의사를 밝혔다. 일정대로라면 오는 9월까지 합의안을 만들도록 되어 있으며 이해당사국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한국의 쌀 시장은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방될 것이다.

정부는 지난 10년 간 비교 우위론에 입각하여 개방을 전제로 한 농정을 펴 왔으며 그 결과는 식량 자급률의 하락과 농업의 축소, 농민수 감소로 나타났다. 한-칠레 FTA타결 이후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수입농산물은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장악해 가며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칠레산 포도는 마치 보약인 것처럼 선전되고 있으며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안된 농산물이 거리에서 팔리고 있다.

또한 국제 곡물 시장은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다. 전지구적인 기후변화와 농지 축소로 인해 곡물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가격도 전년도에 비해 2배나 상승하였다. 이제 농산물을 사먹고 싶어도 살수가 없는 국제적인 식량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전농 전북도연맹은 비교우위론에 입각한 시장개방 정책을 폐기하고 국가주권의 보루이자 국민건강의 담보인 식량의 자급적 해결을 목표로 한 농업정책의 일대 전환을 요구하며 2004년 쌀 재협상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정부는 쌀 재협상에 있어서 추가적인 개방이 불가함을 밝히고 관세화 유예와 의무도입물량을 동결해야 한다. 파병과 FTA에 있어서 굴욕적인 자세로 일관해온 정부는 이제 국민의 생존권과 민족의 운명이 달린 쌀 개방에 있어서 국민투표 등의 방법으로 국민의 의사를 물어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 또한 개방을 전제로 한 농업농촌 종합대책을 폐기하고 식량의 자급을 전제로 한 새로운 농업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열린우리당의 압승과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을 이룬 국회는 자신감을 가지고 국민의 뜻을 대변해 내야 한다. 농업을 개방하지 않으면 공산품의 수출이 막혀 경제 발전이 안 된다는 식의 단순논리는 이미 일본과 같이 식량 자급 목표치를 법제화하여 자국의 농업을 보호하고자 하는 나라들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의미가 없는 허구적 논리일 따름이다. 17대 국회는 식량주권수호차원에서 식량자급율 목표치 법제화와 그 세부적 시행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식량주권의 수호는 농민들의 생존권의 문제가 아니다. 식량은 핸드폰이나 자동차처럼 인위적인 생산이 가능한 상품이 아니라 그 기반이 무너지면 복구가 불가능한 삶의 필수적 요소이다. 빠른 속도로 공업화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향후 3년이면 농산물수출이 불가능한 상황에 빠진다고 한다. 전지구적 기후변화는 이미 식량이 핵무기보다 무서운 무기가 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식량주권의 수호는 농민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나서서 해결해야할 국가의 근본문제이다.

목숨을 걸고 우리 농업을 지키고자 분투해 온 우리 농민들은 2004년이 한국농업의 절대절명의 위기의 해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함께 하며 다시 한번 온몸으로 떨쳐 일어서 쌀개방 반대와 식량 주권 수호를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을 선언한다.

우리는 농민투표와 주민투표를 포함한 국민투표를 통해 쌀개방 문제가 해결 될 수 있도록 투쟁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정부와 국회가 식량자급 법제화와 구체적 계획을 가질 수 있도록 강제하고 투쟁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식량 주권의 수호운동이 농민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국민적인 운동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농업이 무너지면 나라의 존립도 없다. 식량주권 수호를 위한 길에 모두가 나서자.



참소리 편집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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