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을 위한, 민중에 의한 공동체 라디오

가장 싸고, 제작 쉽고, 청취 용이한 강력매체 라디오를 우리들의 매체로 세계공동체라디오방송연합 의장 스티브 버클리 방한, 영상미디어센터에서 토론회 가져

▲amarc


4월 24일 미디어액트 센터에서는 세계공동체라디오방송연합(AMARC (http://www.amarc.org))의 의장인 스티브 버클리가 방한하여 공동체 라디오 방송의 국제적 전망과 영국의 사례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버클리는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생소한 FM 소출력 공중파 방송(10W 내외의 전파를 이용한 반경 5km 정도가 청취권인 방송)을 지역공동체나 같은 목적의 공동체가 이용하여 새로운 대안매체로 활용하는 운동에 20년 넘게 활동해온 대안 미디어 운동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2개의 금속 옷걸이로 만든 안테나를 가진 조그마한 상자로 남부 영국에서 해적라디오 활동을 해 온 이후 20여년간 영국에서 커뮤니티 라디오의 합법화를 위해 활동해왔다.

주로 차를 타고 갈 때나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할 때 듣는다고 생각했던 라디오. 그리고 점점 영상매체와 인터넷에 밀려 여론을 형성하는 데는 별 역할을 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던 라디오. 그러나 이 라디오에는 어떤 강점이 있기에 새로운 대안매체의 가능성을 지닌 것으로 사람들의 관심사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일까.

"첨단의 기술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실제 인터넷 사용 인구는 10%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 사용자 또한 고등교육 수혜자들이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위성방송은 말할 것도 없고 인터넷방송조차 자본의 집중화를 초래할 유료화체제로 전환된 지 오래입니다. 이에 비해 라디오는 어떤가요. 라디오는 2∼3천원하는 수신기만 있으면 수신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송신을 하기 위해 위성방송에 필요한 장비는 말할 것도 없고, 위성방송에 비해 저렴한 인터넷방송에 필요한 서버 등의 비싼 장비도 필요치 않습니다. 장애인, 노인, 공장노동자 등 사회적 소외계층의 일상생활에서 라디오는 일상적인 정보접근 매체입니다. 그런 라디오를 어떤 내용으로 담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대안매체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남아공, 네팔, 에스키모, 아프리카, 남미... 라디오는 우리의 저항수단이다

이번 포럼을 준비한 영상미디어센터의 영상 미디어교육실 홍교훈 연구원의 설명이다. 라디오의 이런 특성 때문에 물적토대의 약화로 정보접근의 제약이 큰 제3세계에서는 라디오가 이미 가장 선진적인 대안매체로 기능하고 있다.

"인종차별이 심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소웨토, 이들에게는 거리로 나가는 것 외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단이 없었고, 방송사는 인종차별 정부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독점방송사였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민중들이 자신들의 라디오 방송국을 갖기 시작한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100여개가 넘는 공동체 라디오가 생겼다."

"네팔의 라디오 마단포카라 역시 지역 커뮤니케이션과 지역발전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수단이다. 1940년대 남미의 볼리비아 광산 공동체에서 자신들이 광산업체로부터 당하는 침해를 고발하고자 한 라디오 수크레가 설립되었다. 그리고 캐나다 북부의 에스키로 사람들을 위한 라디오 방송."

"1967년 슬로베니아에서 설립된 라디오 학생 방송. 1985년에는 아프리카에서는 10개 미만의 독립라디오방송국이 있었으나 그후 10년간 격심한 사회적, 정치적 변화를 겪은 후 현재 수백개의 개인 및 커뮤니티 라디오 방송국이 생기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는 방송에 대한 정부규제가 완전히 풀려 현재는 안타깝게도 상업방송이 모두 독점하고 있는 형태이다."

위와 같은 내용의 전세계의 공동체 라디오 방송 사례와 영국의 공동체 미디어 그리고 우리나라 라디오 운동상황을 논의한 포럼이 끝난 후 스티브 버클리를 만나 공동체 라디오 운동에 대한 쉬운 설명을 들어 보았다. (통역: 조응주)


*현재 영국에서 공동체 라디오는 어떤 이들이 주로 운영하고 있나.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 대부분이다. 소외된 이들의 매체라는 것이 공동체 라디오의 기본 본성 중 하나이다.

*현재 영국에서는 15개 공동체 방송국이 운영중이라 들었다. 프로그램 구성은 어떠한가.

  공동체 방송국의 성격은 지역마다 다 다르고 방송국에서 사용하는 언어만 해도 30여개가 넘는다. 한시간은 아랍인, 한시간은 유태인, 또 소말리아 난민, 크루드 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이주민을 위한 방송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가난하지만 다양한 민족이 모여살고 있는 지역에서 공동체 라디오는 문화적 다양성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각 민족의 음악도 나오고 연설과 지역 현황을 토론하는 프로그램, 지역주민 인터뷰들이 방송된다. 서런던에 위치한 desi 방송국은 주로 영국의 펀잡인들을 위해 방그라 음악을 들려주고 있지만 소말리아 난민을 위해 소말리아의 정치적 상황과 정치적 토론을 들려주기도 한다. 어떤 아방가르드 음악 방송은 런던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운영되며 예술적으로 주류가 아닌 음악 방송을 주로 한다.

라디오공동체의 특성은 다양한 문화를 생산하고 다양한 청취자 층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문화를 담고 있는 방송이라고 해서 꺼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은 성공한 프로그램이 있으면 일률적으로 닮아가는 상업방송의 패턴에 많이 지쳐있다.

*공동체 라디오의 합법화를 위해 어떻게 활동을 벌였나.

  현재 영국의 공동체 라디오 협회에 250개의 회원단체가 가입돼 있다. 이 단체들은 방송국의 지원층과 청취자 층으로 결성되어 있고 각각 300∼400명의 자원봉사자를 거느리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지지층만 모아도 만명단위가 넘는다. 이들이 캠페인을 벌이고 입법기관의 로비단체 역할을 해 주었다.

*지금 공동체 라디오가 가지고 있는 권한은.

  임시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다. 처음에는 축제, 행사 등을 위해 28일간 허용했지만 점차 1년에서 2년으로 지금은 5년까지 확장됐다. 권한은 상업방송과 비슷하나 적용규제가 다르다. 비영리 운영은 의무조항이고 광고가 제한되어 있다. 현재 공동체 라디오를 위한 시행령을 구체화하고 있는 중인데 이 조항에는 상업방송의 흡수욕구를 제한하기 위해 공동체 라디오는 사회적 이익과 공익을 위해 주민의 요구로 만들어진 방송국이라는 성격이 명확히 규정돼 있다. 공동체에 대한 정의로 제3의 매체라는 성격이 분명히 규정되어 있는 것이다. 올해 5∼6월 중 의회에서 입법이 통과될 것이다.

*상업방송들사의 반대 로비는.

  "공동체 라디오는 불필요하다. 공동체라디오가 생기면 상업방송은 다 문닫아야 한다"는 과장된 로비활동이 많았다. 그러나 공동체라디오로부터 전혀 위험성을 느끼지 않는 거대방송사는 오히려 공동체라디오를 양성하는데 협조적이다. 공동체라디오에서 양성된 인재를 쓰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업방송사들끼리 지원을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라는 논쟁까지 붙는 재밌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공동체라디오를 막는 보수집단이나 극우세력의 움직임은.

  극우세력들의 큰 비난 때문에 공동체라디오를 법제화하는데 2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소수집단에게 공중파를 주면 매일 시위하지 않겠는가라는 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정권이 바뀌고 나서는 별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미디어 운동의 방향은.

  정부와 공조하여 규제자를 통합하고, 허가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마련해 갈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17대 국회를 통해 공동체 커뮤니티의 기능을 갖는 소출력 라디오 방송을 위한 법개정을 준비중이다. 지역에서부터 소출력 라디오 방송을 위한 법안 마련의 움직임이 있어왔고, 이를 근거로 김대중 정부에 이어 현 정부에서도 민간이 참여하는 소출력 공중파 라디오 방송이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제시된 바 있다. 영상미디어센터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의원발의나 정부부처발의를 통해 17대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소출력 라디오 방송을 하고 싶다는 초등학교 교사에서부터, 산불 빈발지역에서 산불 방지 방송을 하고 싶다는 지역민, 청소년을 위한 라디오 방송, 지역주민을 위한 방송을 준비하는 이 등 많은 관심 있는 이들이 수십여명 참가하였다. 또한 현재 명동성당에서 농성중인 이주농성자들은 미디어센터에서 소출력 방송을 위한 교육을 받고 있으며 마북 씨 등의 2명의 이주노동자는 이날 포럼에 참가해 소출력 방송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마북 씨는 이주노동자들 사이에서 수시로 의견을 전하고 또 만들어 갈 수 있는 매체가 없다며 법제가 마련된다면 당장 이주노동자들의 다양한 문화와 각국의 상황을 알릴 수 있는 소출력 라디오 방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주노동자들이 안산, 의정부, 마석 등지에 모여 살고 있기 때문에 먼거리로 퍼지지 못하는 소출력방송이라도 큰 기능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법 규제로 소출력 방송이 가능하지 않다면 인터넷 라디오 방송이라도 대체적으로 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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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 라디오 , 소출력 , 대안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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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케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