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구의 자주독립 새해엔 평화가 함께 하길

"그러니까 부시가 곤장을 무한대 맞고 권총을 버리면서 잘못했다고 말해야지. 전쟁을 그만둬야 평화가 오지" 그래! 너 말이 참말 맞다.

이야기 하나!

송이를 임신했을 떄 임신기간 내내 이상하리 만치 상구가 너무 예뻤다. 무슨짓을 해도 애쓸 필요 없이 절로 용서가 되고 그저 사랑스럽게만 보였다.
간혹, 부자가 되겠다며 동전하나라도 절대 쓰지 않아 나를 당혹케 하는 것만 빼면 모든 것이 무사통과였다.

-2002년 8월 11일 바람.
엄마 옆에 있다가 옥상에 있는 거미를 그렸단다. 생전 그림 그리는 걸 볼 수 없는 엄마로선 상구가 그림을 그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이다. 거미에 대해서 나름대로 관찰한 내용도 있으니 참으로 신통하구나
상구가 대견스럽다. 엄마는 상구를 통해서 많은 것을 알게 돼서 기쁘다. 엄마등을 푹치며 "엄마! 사랑해~"하며 두손을 위로 모아 하트를 만든다. 엄마두~ 사랑해.

이야기 둘!

그런던 것이 출산과 동시에 상구는 친정식구들 사이에서 말썽장이롤 낙인이 찍히게 되었었다.
몸조리 기간 내내 상구는 여기저기서 혼났고, 사촌들 사이에서도 치이게 되었다. 그 원성이 하늘을 찌르는 듯 했다. 몸조리한다고 방안에서 꼼짝없이 지내야했던 나는 상구의 변화에 속수무책이었다. 거기다 아빠의 부재가 상구를 더욱 방황하게 했었다. 아직도 귀에 쨍하다.
"상구야!" "너! 그만하라 그랬지!" "상구! 너..."
상구... 상구... 상구... 하루종일 상구 부르는 소리다.
저 밖에서 상구는 어떻게 하고 있길래... 상구 소리는 들리지 않고

- 2002년 9월 15일 흐림
어젯밤엔 상구가 안 나누나 방에서 잠들었다.
엄마는 몸조리 한다고 상구랑 전혀 놀아주기 못하고 아빠는 촬영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고
이모들은 바빠서 상구가 겪고 잇는 마음고생까지 신경을 못쓰니 엄마가 상구를 보면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
상구야! 지금 얼마나 힘들고 마음 고생이 심한지 엄마는 알고 있단다. 어제는 밤에 자다가 일어나 엄마를 찾으며 울고, 바지에 똥까지 쌌으니 엄마가 너를 재우고 밤에 다시 들어오니 잠이 오질 않더구나 조금만 우리 참고 이겨내자
속상하고 짜증나는 일이 있더라도 지혜롭게 풀고 엄마에게 와서 풀고가거라, 너무나도 소중한 상구! 힘내라!

이야기 셋!

상구에게 힘겨웠던 시간이 지나자 일곱 살의 반항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렇게 예쁘기만 했던 상구가 그렇게 애처로워 가슴 아프게 했던 상구가 이젠 욕이 입언저리 까지 나왔다. 삼키게 하는 상구가 되었다.
혼내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 보면 큰 잘못도 아닌데 어느새 나도 상구에 대해서 참지 못하게 된 것이다.

- 2001년 5월 24일 흐리다
요즘 엄마는 상구와의 전쟁에 힘겨워하고 있단다. 어쩜 일방적인 폭력을 휘두르고 있는지 모르지만 너와의 마찰을 엄마를 몸시 힘들게 하고 있다. 몇번을 아야기 해도 듣는둥 마는둥 참다참다 소리지르면 그재서야 팔을 들으니 이미 그때는 엄마가 화가 나기 시작하고 그 화는 더욱 불어나 있는 상태가 되고 만다. 그렇게 끝나면 되는데, 엄마의 감정은 참을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지금도 저 아래서 소리지르고 있으니... 분명 송이를 깨울 심산이다.
그렇지! 송이가 깼다.
동훈이랑 같이와서 논다는 걸 송이가 자고 있으니 동훈이네서 놀라고 했더니만 소리를 지른게 분명하다. 휴-매사 이런식이다. '미운일곱살'이라더니 왜 그런말이 나왓는지 너무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미운짓말 골라서 하는 상고, 엄마의 한계를 알게 해주는 너가 너무 밉구나. 요즘 같아선 정말 못 살겠다.

이야기 넷!

한해가 저물어가니 점점변화에 민감해진다. 상구와의 싸움이 한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구었는데 어느새 나는 제풀에 지쳐있었다. 그러다 찬바람에 정신차려보니 내곁에서 지지고 볶던 상구가 저만치 홀로 서잇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훌쩍 커버렸다. 엄마가 아니면 안될 줄 알았는데 엄마 없이도 해나가는 것이 하나 둘 늘어나는게 보인다.
아빠 쫓아 하루에 15km 정도 걷는 차별철폐 걷기에 일주일 동안 갔다와서 두발이 물집투성이로 돌아왔는데 그때 나는 알았다. 상구가 그 방황의 첫터널을 막빠져 나왔음을...
내게서 너무 빨리 자주독립해 버린게 아닌가 하며 서운해하는 건 나였다. 새해엔 평화가 함께 할 수 있을까?

-2003년 12월 17일 매우쌀쌀하다.
엄마랑 은행가자고 하니까 친구랑 놀테니 엄마 혼자 갔다오라고 해서 조금 놀랬단다. 어디든 쫓아 다니던 상구가 엄마 보러 갔다오라고... 쩝쩝. 이모 쫓아 이모집에서 두 밤씩 자고 오고 동네방네 돌아다니니 엄마보다 발이 넓어 너 때문에 엄마가 사람들과 얼굴을 트게 되는 구나 여전히 엄마한테 혼나고 종아리도 맞지만 자신이 처한 입장과 상황을 정확히 표현을 하니 순간 엄마를 당황케 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게 한단다.
조금전만해도 엄마가 화를 내니,
"엄마! 엄마 말도 맞지만 내가 좀 힘들어서 그런거니까 화 좀 푸세요. 녜!" 하고 말하니 엄마가 오히려 무색해진다.
요즘들어서 엄마는 씩씩이에서 일했을 때 아이들의 엄마들이 많이 생각난다. 그 엄마들은 어떻게 했을까?
그때 나는 그엄마들한테 뭐라고 말했었지?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옹호하는 말을 했을게 분명한데, 엄마는 우리 상구를 얼마나 이해했을까 생각하니 낮이 붉어지는 것 같구나
역시 12월은 사람을 반성하게 만든다.
이 반성이 끝나면 상구 만큼 엄마도 훌쩍 커져 있을까?
엄마의 자주독립을 일깨워준 너의 자주독립에 박수를 보내고 싶구나! 새해에도 가열차제 우뚝서리라.


나머지 이야기!

상구에게 우리가(나와 상구 사이를 두고 말한것임)
평화롭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될지 물어 보았더니 "음- 그런 내가 잘 못했다고 인정하는 거야" 라고 말하기에 잠시 감동하고 있었는데 덧붙히는 말이 가관이 아니다. "그러니까 부시가 곤장을 무한대 맞고 권총을 버리면서 잘못했다고 말해야지. 전쟁을 그만둬야 평화가 오지" 그래! 너 말이 참말 맞다. 새해엔 제발 상구와 엄마에게 평화가! 너말대로 인류의 평화가 함께 하길 기대해보자
모두 행복하시고 복 많이 나누세요 ^____^1

주로미(한국보육교사회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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