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3개월짜리 인생이 아니다"

'우리은행 여성비정규직 부당해고 철회 30일차 투쟁결의대회'열려

4월 30일 12시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우리은행 여성비정규직 부당해고 철회 30일차 투쟁결의대회'가 있었다. 지난 3월 31일자로 우리은행측으로부터 일방적 해고를 당한 계약직 여성노동자들은 4월 1일부터 복직투쟁을 전개해왔다. 이날 집회에는 우리은행 전 사무행원 16인과 한국노총노동부직업상담원노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한국노총비정규연대회의, 몸짓 '선언', 민중가수 류금신씨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권혜영(우리은행지회 지회장)씨는 "회사는 부당한 해고에 대해 맞서는 우리를 마치 3개월짜리 인생인양 취급했다. 그리고 같은 노동자가 관리자가 되어 우리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고 지난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권씨는 "회사는 다른 계약직들은 조용히 나갔는데 너희는 왜 이렇게 시끄럽게 구느냐며 교섭에 응하지 않은 채, 우리에게 다시 피크타이머(시급단기고용)로 일할 것을 제한하기도 했다"며 분노했다. 권씨는 또 "우리는 정규직의 밥그릇을 탐하는게 아니"라고 말하고 "하지만 같은 밥상에 있다면 최소한 똑같은 반찬을 먹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권씨는 "우리는 절대 이 싸움을 중도에 포기할 생각이 없다. 회사는 사회적 파장이 더 커지기 전에 속히 교섭에 응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젠 마스크를 벗고
첫 집회(4월 6일)때보다 대오는 오히려 줄었지만 함께 한 사무행원들의 표정은 밝고 자신있어 보였다. 첫 집회 때 마스크며 모자로 완전무장 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여전히 견고한 우리은행 앞에 전보다 적은 대오로 모여있는 그들을 보며 처음 느꼈던 슬픔은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안도감과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한 달만 싸워보자"며 시작해왔던 그녀들의 대오는 이제 실업수당 수급기간까지 그리고 이길 때까지의 대오로 어느새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권해영지회장의 말처럼 "겨울바람에 옷 한 벌 없이 서있는 것처럼 외로운 과정"이었을 그들의 싸움을 당당하게 만든 그 동력이 어디서부터 나온 것일까. 우리은행 사무행원 홍승억씨와 류금신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리은행 전 사무행원 홍승억(33세)

오늘은 마스크 없이 맨 앞줄에 있던데
처음에는 얼굴이 알려지는 게 두려웠다. 왠지 비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집회를 계속하고 교육을 받으면서 우리의 투쟁이 정당하다는 신념이 생겼다.
가족들의 반대는 없는가 주변의 반응은 어떠한가
시아버지와 남편이 공무원이다. 하지만 오히려 끝까지 하라고 응원하고 있다. 사실 복직이 되고 나면 부끄러워서 못 다닐거라고 생각했는데 시아버지는 복직되면 꼭 다니라고 격려하신다. 그만큼 주변에 비정규직이 많고 이제는 남의 억울함이 아니라는 생각들이 주변에 많다. 얼마 전에 지점에 체육복을 찾으러 갔다왔다. 거기서 수원집중화센터의 3개월 계약직 직원들이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꼭 이겨라. 5월 20일 계약 갱신일인데 갱신이 될지도 모르겠다. 만약 갱신이 안되면 와서 함께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달을 오면서 기쁜 순간은
오늘처럼 연대를 오거나 취재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다

안타까웠던 순간은
물론 철폐연대 동지나 다른 분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처음 하는 싸움이라 마음은 있는데 무얼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잘 몰랐다. 같이 해고된 57명 중 27명만 구제신청을 내고 그 중에서도 16명만 안정적인 결합을 하고 있는 건 개인적인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초반에 함께 다잡지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

매일 집회를 하면서도 간병인등 다른 비정규직 관련 교육을 받아온 걸로 안다
그분들이 와서 너무나 당당히 얘기하는 모습에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사례를 들으면서 우리도 이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있는 인원 말고 57명 모두 데려와서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정규직 싸움이라는 게 특히 다같이 동참해야 커질텐데, 어서 우리도 함께 할 수 있을 만큼 안정되었으면 좋겠다.

내부 분위기는 어떠한가
다들 소신이 생겼다. 지금 있는 인원은 흔들림 없이 갈 것이다.

바램이 있다면
계속 끝까지 흩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민중가수 류금신

첫 집회과정부터 지속적으로 연대해 왔다고 하는데
뭐 별로 한 건 없다. 투쟁가를 알려주는 정도였다. 오히려 이 싸움을 바라보면서 여성인 나 자신이 여성비정규직 노동에 대해 고민이 많아졌다.

옆에서 지켜본 이들의 변화는
처음 사측에서 사직서를 쓰지 않으면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법정 지금기일인 퇴직 후 14일이 되는 바로 그날 퇴직금이 통장으로 입금되었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알려 조차 않았던 당연한 노동자의 권리를 우리도 누릴 수 있구나, 우리가 미리 포기해 왔구나" 하는 자각이 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공중파 방송에 여러차례 방영되면서 우리은행 정규직 노조 위원장이 4월 23일 처음으로 찾아와 음료수를 놓고 가기도 했다. 그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뭉쳐서 싸우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바램이 있다면
우리은행 사무행원들은 금융권 비정규직 최초로 지부가입을 하고 투쟁하고 있다. 좀 더 많은 단위에서 관심을 갖고 연대를 모색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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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 사무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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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unsul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