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낱말들이 있다. '점령', '학살', '전쟁범죄' 따위의 것들이다. 그리고 한국정부가 그 학살과 점령을 돕기 위해 곧 대규모의 한국 병사들을 이라크로 보내겠다고 한다. 통탄할 노릇이다.
최근 외신을 통해 공개된 미군의 이라크 포로에 대한 가혹행위, 또 그러한 행위들이 제네바 협약에 의거해 전쟁범죄에 해당되며, 해당 병사에 대한 징계가 있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된다.
하지만 포로에 대한 범죄행위는 그저 개별 병사의 극단적 행위가 아닌 침략군의 조직적인 범죄행위이었음이 드러났다. 미군은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와 캠프 뷰카의 포로수용소에서 포로들에 대한 가혹행위를 계획적으로 자행했으며, 미군의 헌병과 군사정보기관은 2003년 10월부터 2004년 2월까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이라크 포로들에 대한 성적 학대 및 가혹행위를 막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포로에 대한 범죄만이 아니다. 미·영 연합군은 이미 작년 3월 전쟁이 발발한 때부터 대량살상무기의 사용, 민간인과 병원, 발전소 등 비 군사시설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격 등 수많은 전쟁범죄를 저질렀고, 최근 벌어진 팔루자에서는 집단살해죄(Genocide)에 해당될 대규모의 학살을 저질렀다.
미군에 의해 팔루자가 봉쇄된 4월5일부터 봉쇄가 해제된 5월1일까지 이곳에서는 천여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슬람 수니파의 집중거주지역인 팔루자에서 미군은 모든 움직이는 물체를 살해했다고 외신은 전한다. 또 팔루자를 떠나는 피난민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미군은 지금 이라크에서 학살을 저지르고 있고, 세계의 여러 나라들은 이러한 미국의 일방적 태도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페인, 온두라스 등 이라크 주둔 외국 군대들이 하나둘 자국의 군대를 철수시키고 있고, 위기에 몰린 부시행정부는 파병병력을 유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정부는 이라크에 대규모 병력을 파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일으킨 이번 이라크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 전쟁의 이름은 이제 '더러운 학살전쟁'으로 바뀌어 있고, 한국정부가 그 학살에 동참하려 하고 있다.
지난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군은 무고한 베트남 양민 수만명을 학살한 경험이 있다. 그 가슴 아픈 역사는 한국과 베트남 모두에게 상처가 되었고, 피해자인 베트남에 대해 이제야 겨우 사과와 용서를 빌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파병계획을 철회하고, 이미 파병되어 있는 서희, 제마부대의 철군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이라크 사람들은 외치고 있다. "이라크에 있는 모든 외국군대는 이라크를 떠나라"고. 이라크에 필요한 것은 총을 든 외국 군인들이 아닌 의약품과 식량, 학교와 병원을 세울 수 있는 물자들과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정상용/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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