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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 , 무엇부터 깨야 하는가?" |
지난 13일 대학로 흥사단 대강당에서는 백기완 선생님의 강연이 있었다. 강연은 노동자 교육센터에서 창립 1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었다. 이날 백선생님의 강연 주제는 "노동자 , 무엇부터 깨야 하는가?"였다.
고백하자면 이날 백선생님의 강연을 취재하러 갔지만 녹음 장치를 가져가지 못한 것을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강연이 시작되는 순간 온전히 백선생님의 강연의 맛을 살려 글로 담아 내기에 부족함을 여실히 깨달았다. 10년도 전에 대학교정에서 처음으로 들었던 백선생님의 강연을 떠올리며 (그땐 빽선생님이라 불렀다)선생님의 강연을 아직도 들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저 만족해야 했다. 그래서 이 기사는 백선생님 강연을 백선생님 사진과 함께 짤막짤막하게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 할 수 밖에 없다.

"요즘 사람들 어떤 사람들인가. 길을 잃고 어떤 사람은 창고(목표)를 잃었다"
이렇게 시작된 강연은 선거이야기로 이어 지는 듯 했다. "내가 만약 의원이 된다면 '이라크를 침략한 미제국주의에 선전포고 하겠다' 이런 얘기가 없어" "증권이란 것이 돈 놓고 돈 먹기야. 경찰이나 군대, 국가기관이 보호해주는 합법적인 투전판이란 말이야! 그 독점자본을 없애겠다는 의원도 없었어"
핵심은 독점자본, 제국주의 문제였다. 여전히 백선생님의 주요한 이야기는 이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민중들의 고통과 분노를 쉽게 풀어주는 것이었다. 이어 백선생님은 "부시는 인민재판을 받아야 해. 미국 인민의 양심의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옳소. 지가 말하고는 옳소 하는 놈은 나 하나밖에 없어" 백선생님의 옳소는 여전하시다. 계속 이어지는 독점자본과 제국주의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시작하는 말이었던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길과 창고를 찾아야 한단 말이야"로 끝났다.
흥사단 강당은 백선생님의 강연에 서서히 달아올랐다. 백선생님은 언제나 입는 저고리를 걸쳤고 머리는 더욱 하얗게 새셨다. 그리고 이야기 중간중간 욕설과 청중에 대한 질타도 여전하셨다.

노동자들은 창고를 잃은 허무주의 작태부터 깨야 한다.
"두 번째 깨야 하는 것은 역사의 진보는 자본 축척이라는 조작된 조작문화를 깨야 합니다." "소련이 붕괴되었는데 사회주의 경제가 모자라서 무너진 것이 아니라 썩어 문드러져서 망했어. 공산당이 썩어서 망한 것이야"
사회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걔네들 자식들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니는 학교 입학금이 얼만 줄 알어? 2400만원이야, 또 월 200만원을 내야해, 그리고 특수부대가 경호를 해. 걔네들 부모가 누군지 알어? 다 공산당출신이야."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너도 잘살고 나도 잘살고. 이건 사회주의적인 염원이 아니야. 인류의 보편적 염원이야. 인류의 보편적 염원이 무너진 것은 아냐. 박수 안치니. 국가보안법에 걸릴까봐? 이건 성경에도 나오는 말이야. 보편적인 이념이라니까. 그런데 소련이 망했다고 미국이 승리한 겁니까?"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너도 잘살고 나도 잘살고' 이 이야기를 듣자 현실에서 너무나 당연한 보편적 이념을 잃어버리고 살았던 것 같다.
"강도 짓해서 남의 나라 짓밟고 한 것이 승리한 거냐 이말 입니다. 그렇게 돈을 빼앗아 쌓은 것이 역사의 진보입니까? 역사의 진보가 자본축적이라는 미국의 조작된 문화를 노동자들이 깨야 한다 그 말입니다."
이 대목에서 백선생님은 소주를 찾았다. "내가 여기 오기 전에 소주한잔 먹고 왔어. 이젠 늙어서 내가 말도하기 싫고 ... 여러분들이 이해해 줄 꺼지. 이 백기완 할아버지가 소주 한 잔 먹었다고 그냥 갈 꺼야" 목이 많이 타신가 보다. 그리고는 몇 일전 타워크레인 노동자 파업현장에 다녀 온 이야기를 한다. 민주노동당 남원연수원에서 파업 투쟁을 하던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에게 "왜 타워 크레인이냐. 앞으로는 '높이올리게 노동자' 라고 하자"고 왔다는 말과 함께 노동절에 단상에 서니 그 타원크레인 노동자들이 반가이 반겨 주더란 말로 이어졌다. 백선생님의 강연은 항상 우리말쓰기에 대한 애착이 담겨 있다.

상생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말자
"또 하나 깨우쳐야 할 것이 있어요. 상생의 세상을 만들자는 속임수에 넘어가지 말자는 거야. 근대이래 인류 문명 발전과정에서 가장 거창한 거짓말이 서로 같이 잘살자는 겁니다.
왜 그러냐.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하고 있지만 미국 군대는 전세계 35개 나라를 강제 침략중이야. 우리나라도 마찮 가지고. 미국은 돈놀이를 해서 알짜를 빼가. 전세계 금융자산의 4할을 독점적인 미 제국주의가 전세계를 짜먹고 뺏어먹기 때문이야. 독점자본주의는 혼자만 독점 자본이면 죽어. 딴놈이랑 경쟁해야 살기 때문입니다. 독점자본이 있으면 상생은 불가능해. 경쟁을 해야 하니까"
상생과 독점자본. 맞는 지적이다. '노동자와 자본가는 애초부터 적대적'이라는 오래 된 노래가 순간 생각났다. 하긴 요즘 어딜 가나 상생타령이다.

"여러분 독점 자본이 있는 한 같이 산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카길이라는 미국의 곡물회사는 낱알을 맘대로 해먹어요. 중국은 굶는 사람은 3억이 넘습니다. 그런데 중국 부자 5백명중 23위가 21살 청년이야. 그 부모가 어떻게 돈벌었을까? 공산당 간부였던 거지. 중국은 지금 자본주의의 암초에 부딪혀 침몰중이야. 소련이 2차 대전당시 2700만명의 소련 민중이 죽었어. 그렇게 공산당을 세웠더니 부패로 망했어."
"우리나라는 상생이 있을까요? 상생은 몽땅 뺏어와 나눠야 그게 진짜 상생이란 말이야. 따라서 근본적으로 상생은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류의 문화가 이어오는 동안 가장 큰 거짓말은 서로 잘사는 상생이란 말입니다. 여러분 그 말의 저의를 깨뜨리시란 말입니다."

소시민이 되가는 노동자 - 노동운동이 변혁의 주체가 되어야
강연은 막바지로 향했다. "지금 우리나라 노동자는 두 가지 큰 문제가 있습니다. 노동자가 다 소시민이 되 가고 있단 말입니다. 소시민은 조작 대상밖에 안 되. 노동자들의 의식에는 '나는 당당한 시민이다'라는 의식만 있지 '나는 당당한 노동자'라는 것은 없습니다. '철의 노동자" 노래 부를 때만 노동자야." -난 말야 '철의 노동자도 싫어. 무쇠 노동자야'- 선생님은 강연 중간 중간 노래도 가끔 부르신다.
"노동자는 다 소시민화 되고 있습니다. 속고 있는 거야. 지금 노동운동이 격렬하게 되는 것 같아도 사실상 시민운동화 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많이 된 것은 좋은 이야기입니다. 오해 마시고 들어 줄래요. 노동운동이 정당운동으로 귀결되면 틀림없이 의회주의적 함정에 빠져 생활운동을 하고 맙니다. 노동당은 전술적 주체는 될 수 있어도 전략적 주체는 이 땅의 혁명적 노동운동이라는 것을 깨우쳐야 한단 말입니다."
"지금 구라파 노동운동은 없어. 미국 노동운동도 없고 생활운동 밖에 없어. 노동시간단축하고 돈 많이 받자만 있어. 물론 많이 받아야지. 노동운동이 노동조건의 개선을 받는 것으로만 쟁점이 기울어질 때 구라파처럼 생활 운동화 된단 말이야. 요새 노동운동은 노골적으로 시민운동화 되는 인상이 들어 답답해.
노동운동은 역사의 주체란 말이야. 변혁운동이 시민운동을 지도해야 한단 말이요. 지금 우리나라의 노동자가 일으키는 노동운동은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일으키지 못함을 깨우쳐야 합니다. '너도나도 일하고 너도나도 잘 살자' 이건 성경에 나오는 말이 아니야. 과학적 사회주의에 나오는 말이야.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생산적으로 인류의 희망을 내놔 달라는 이야기란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노동자에게 인류의 희망을 달라는 백선생님은 시한편을 읊었다.
"하늘" "하늘은 어찌하여 하늘은 없고 파란 빛깔만 있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안팎이 파래서 그런 거다. 노동자의 인격은 하늘이 되어야 해. 파란 빛깔만 있는 하늘 말이야. 안과 밖이 다 파란 그 하늘이다. 이런 노동자의 인격이 되었을 때 썩어 문드러진 지배 계급과 싸울 수 있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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