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비정규 대책, 하나마나한 소리

이미 단협, 투쟁으로 합의 된 것들 모아 발표

5월19일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23만여 명 중 주요직종 10만 여명에 대한 신분안정, 처우개선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고 발표했지만 '생색내기 용'이라는 노동계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은 상시위탁 집배원, 학교 영양사, 사서 등 4천6백여명을 정규직화하고 지방자치단체 환경미화원, 도로보수원 등 2만 7천명은 비공무원 근로자 지위를 유지하면서 무기계약 또는 자동계약갱신 등을 통해 신분을 안정시키기로 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또 학교급식 종사자 등 약 5만 8천명은 일용직 신분에서 연봉계약제로 전환 하고 처우개선도 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처우개선은 재정여건 및 민간부문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5년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비정규대책 의지 있다면 23만명 숫자놀음부터 고쳐야
정부는 이번 비정규직 대책 발표를 "이번 대책에 의해 혜택을 받게 되는 비정규직 규모는 공공부문 전체 비정규직 23만명의 60%에 이른다"며 자화자찬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현황에 대한 실태조차 재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어 노동계가 생색내기용 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이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

국가 인권위는 2004년 3월 18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인권상황실태조사’를 발표한 바 있다. 인권위가 작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분석한 결과는 노동부의 발표가 엉터리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권위의 발표에 따르면 2003년 8월 공공부문의 남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55만명(전체 남성 노동자의 24.8%),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97만명(전체 여성노동자의 53.0%)이며, 이외에도 파견 및 용역업체 노동자 9만명을 더하면 공공부문에만도 총 161만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정부는 민간위탁, 파견, 용역 노동자를 제외하고는 공공부문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가 23만 명이라고 우기고 60%에 해당하는 10만여명에 대한 대책을 세웠다고 한 것이다. 결국 숫자놀음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신승철 부위원장은 "정부가 비정규 대책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공공부문비정규직이 23만명 이라는 통계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며 "민간위탁이나 파견등 대상에서 제외된 150만명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노사간 합의된 사항을 끼워 맞춘 대책
이날 정부의 대책이 발표 된 직후 민주노총과 공공연맹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긴급하게 집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 신승철 부위원장은 "현장에서 어렵게 투쟁으로 얻어낸 것이 대책으로 발표되었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총선전에 비정규 노동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10만 명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화 하겠다고 했지만 총선이 끝나고 경총의 반발로 차일피일 미루던 대책이 비정규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투쟁으로 얻어낸 결과를 더한 숫자만 발표했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시설관리노조 구권서 위원장도 "노동자들을 생존의 질곡에 넣는 것이 비정규직인데 비정규직을 가장 악질적으로 사용하는 곳이 공공부문"이라며 "정부가 비정규직 양산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국여성노조 박남희 부위원장은 "오늘 정부가 발표한 비규규 대책은 말만 바꾼 연봉제도이며 학교 비정규직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5년간 순차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5년 동안 이 문제를 그대로 두겠다는 것이며 비정규직의 고통이 무엇인지 하나도 담겨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공공 연맹도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이미 법안 개정과 단체협약 등을 통해 공무원 또는 상용직화하기로 한 학교 영양사와 사서, 환경미화원, 집배원 등에 대해서 마치 이번 대책으로 새롭게 정규직화 된 양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당초 학교조리보조원, 정부부처의 사무보조원 등 6만 5천여명을 포함해 10만명을 상용직화하겠다는 계획은 결국 경영계와 경제부처의 반발로 무산되고 상시적인 업무에 대해 정규직화하겠다는 정부의 방침 또한 사라지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모든 상시업무도 정규직화 해야
공공 부문 비정규직 형태는 직접고용과 간접고용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간접 고용 노동자는 파견 노동자와 대부분 상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용역, 민간위탁으로 나뉘는데 이번 대책에는 파견 노동자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도 없었다.

이에 대해 공공연맹 이상훈 조직국장은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민간 사업자가 직접 고용하도록 시키고 노동법을 위반하는 업체는 입찰 자격을 제한하겠다는 것 밖에 없는데 이 정도는 조달청 법으로도 충분히 시행가능 하다"며 "특별한 대책도 아니고 하나마나 한 소리"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상시업무가 공공부문에서 필수적인 공공서비스이므로 상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정규직화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 되었다. 청소, 시설, 관리, 의료 분야 등의 공공 서비스는 국민들에게 직접 와 닿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들 노동자중 30%가 비정규직이다.

이상훈 조직국장은 "상시업무가 각 공공기관의 핵심업무는 아닐 수 있으나 이 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재대로 된 서비스는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30%가 넘는 비정규직이 남지 않도록 정규직화하려는 기본원칙과 방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훈병원 간호사. 세종문화회관 예술인등이 간헐적인 업무를 하는 것도 아니고 청소 소각장등 공공청사 관리 노동자들이 하는 일도 일년 내내 관리하는 업무들이라는 것이다.

민주노총도 공공부문 비정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시업무 정규직화와 적정 인력과 예산 확보 △동일업무 동일임금 지급 △ 공공부문 간접고용 금지와 직접고용 원칙 확립 △위탁업체 저임금구조화하는 최저낙찰제 폐지 △'공공부문비정규차별구체위원회' 설치로 일상적 감독과 시정 등의 실질적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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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

    메인화면에서 이 기사 사진이 최저임금집회사진으로 잘못 등록돼있네요. 예리하죠?

    수고하세요 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