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를 하루 앞둔 5월 31일 오전 11시에 안국동 느티나무에서는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한국비정규직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등 교수4단체가 송두율교수 사건과 민경우통일연대사무처장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민교협 의장인 손호철교수, 송두율교수의 부인인 정정희선생을 비롯해 조영건교수(통일연대학술연구위원장), 김세균교수(송두율교수대책위 상임대표), 한상렬목사(통일연대), 조희연교수(학술단체협의회), 강내희교수(교수노조), 정규완교수(비정규직 교수노조) 등이 참석했다.
손호철 민교협의장은 "각 교수단체가 결성시부터 국가보안법 촉구를 위한 활동을 각자 벌여왔으나 요즘 송두율교수, 민 경우 통일연대사무처장 사건 등 최근에도 국가보안법 희생자가 줄어들지 않고 계속 나오고 있다"며 "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손교수는 특히 "건국이래 최초로 자유주의자들이 정권의 다수를 차지하는 '진정한 노무현정권'이 시작되는데, 정권을 잡은 자유주의자들은 김대중정권이래로 계속해온 '보수세력에 발목이 잡혀 개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변명을 그만두고 진정한 정체성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손교수는 또 "합리적인 보수로 거듭나겠다는 한나라당을 위시한 보수세력도 합리적인 보수라면 사상결사의 자유 등을 인정하는 근대성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는 이러한 '진정한 자유주의'와 '합리적 보수'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라는 것이다.
김세균 송두율교수대책위 상임대표는 송두율교수에 대한 1심 판결이 △ 황장엽의 전언이나 김경필의 파일 등 증거능력이 부족한 자료들의 증거 능력을 인정했고, △ 학자의 연구방법론의 옳고 그름을 친남이냐 친북이냐를 문제삼는 사법적 판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는데 이를 재단했다는 점, △ 또한 학자의 저술이 친북적이라는 것을 넘어 저술을 통해 북한을 위한 지도적 임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세균 상임대표는 또 "송두율교수의 연구방법이 평화지향적 통일운동의 이론적 뒷받침이 되며 남한에 처음으로 '북한학다운 북한학'이 탄생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는데도 이러한 판결이 나온 것은 학문-사상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라고 규정했다. 아울어 "2심판결은 국제여론이 주목하고 있고 총선을 거치며 수구보수세력의 영향력이 약화되었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통일연대 사무처장인 민경우씨는 지난 5월 24일 징역 4년, 자격정지 3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통일연대 학술위원장인 경남대의 조영건 교수는 검찰이 △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데 범민련 공동사무국 박용 부총장이 '북한 공작원'이라고 주장한 점, △ 민경우씨가 범민련 사무처장을 한 것으로 인해 구속되었는데도 범민련 조직체계를 부정하고 남측본부가 일방적으로 해외 사무국의 지령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 점, △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자료들을 정리해서 전해준 것일 뿐인데 이를 국가기밀로 주장하고 이에 대한 위험성도 입증하지 못한 점등이 1심 공판중의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한 재판부가 검찰의 기소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여 중형을 선고한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
이날 교수 4단체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민족적인 과제가 서구·백인·남성중심주의의 근대적 학문과 사상에서 벗어나 다문화주의적 공존과 생태주의적 학문과 사상을 통해 인류의 공영에 이바지하고 남북통일을 통해 대립과 갈등, 폭력과 전쟁으로 얼룩진 근대 제국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이러한 민족적인 과제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 국가보안법이라고 지적했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여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얻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 지식인들의 임무라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이를 위해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국가보안법에 대한 위헌소송 등 9월 국회에서 국가보안법 개폐에 대해 논의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송두율교수를 위해 독일에서 독일 인권 변호사 한스-에버하르드 슐츠가 방한할 예정이다. 슐츠 변호사는 공판과정에는 참여할 수 없지만 공판을 참관하고 독일의 법률가들과 독일사회인사들의 관심을 전할 예정이다. [이은희 기자(slee5129@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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