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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보건의료단체연합 |
지난 5월 29일 서울대 의대 학생회관 강의실에는 약 100여명의 학생과 보건의료단체 활동가들, 그 외 다수의 사람들이 모였다. 이 곳에서는 신자유주의세계화가 어떻게 민중의 건강을 파괴하고 생명을 위협하는지 폭로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토론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날 진행된 토론회는 보건의료단체연합, 평등사회를위한민중의료연합, 행동하는 의사회가 주최하고 '경제자유구역법 폐기와 의료개방저지를위한 공대위'가 주관하여 열린 토론회로, 의료개방의 현황과 과제, 그리고 향후 대응에 대한 논의를 모아가는 자리가 되었다. 특히 6월 12-13일 진행되는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경제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날의 토론회는 우리가 이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에 왜 대응해야 하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 폭넓게 의견을 듣고 공유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날의 첫 발제로 나선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의료개방, 의료기관 영리법인화와 한국의 보건의료>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최근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병원의 영리법인화'가 어떤 악영향을 낳을 것인지 지적했다. 우석균 씨는 발제문을 통해 이미 경제자유구역을 통해 동북아허브병원을 추진하겠다는 복지부의 입장을 지적하며, "경제자유구역내의 영리법인 허용-의료개방은 사실상의 전국적인 범위 내에서의 의료개방이고 영리법인화"라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영리법인 허용은 필연적으로 의료이용의 빈부격차를 극대화시키고, 우리 사회의 의료비 부담이 통제 할 수 없을 정도로 증대한다"고 말했다. 그 뿐만 아니라, 국내병원의 영리법인화가 연쇄적으로 진행될 경우 이윤추구적 진료 행태의 강화로 인해 의료의 질은 겉으로의 화려함과 달리 과잉진료 등으로 더욱 더 악화될 수 있으며, 병원의 노동자들은 노동강도 강화와 고용 불안정으로 고통받을 것임은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우석균 씨는 "저들은 세계화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하지만,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끔직한 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며 신자유주의가 말하는 공공서비스의 사유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의료개방의 문제는 단순히 공공서비스인 의료서비스의 개방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두 번째, 권미란 민중의료연합 회원의 발제였다. 두 번째 발제는 "FTA는 의약품접근권을 파괴한다!"는 기조로, "최근 동아시아 지역에서 급격하게 활성화되고 있는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가 초국적제약회사의 독점적인 특허권을 강화하고 각국 환자와 국민들의 의약품접근권을 현저하게 파괴할 것"이라고 폭로했다. 권미란 씨는 미국이 주도하는 FTA에서 특허권과 의약품접근권에 대한 요구가 어떤 특징을 나타내는지 말하며, 그것이 궁극적으로 의약품 접근권을 위한 돌파구인 강제실시나 약가 인하, 제네릭(카피약) 생산 활성화, 공중보건을 위한 조치를 마련할 수 있는 국가의 자율성, 재량권, 기술이전 등을 원천적으로 봉쇄해버린다고 지적했다. 즉, FTA가 포함하고 있는 지적재산권 협정은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면서 제약자본에 대한 종속을 심화시키고 결국에는 초국적제약회사의 이익만을 대변할 것이라는 말이다. 권미란 씨는 "WTO. TRIPS(트립스,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하에서는 그나마 강제실시라는 돌파구를 활용하여 의약품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가능했지만, FTA는 약을 눈앞에 두고도 죽어가는 환자를 위해 국가 수준에서 혹은 사회적으로 책임지는 것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점차 강화되고 있는 지적재산권이 결국 민중과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제약회사의 더욱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앞으로 직면하게 될 특허권과 의약품접근권의 정면충돌에 대비하고 이 투쟁을 준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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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보건의료단체연합 |
세 번째 발제에 나선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부장은은 발제문을 통해 "지적재산권의 문제는 단지 의약품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모든 부분에서 이윤을 창출하고자 특허권에 혈안이 된 다국적기업들이 농작물재배과정을 특허로 장악하고 생명공학이라는 이름으로 유전자조작과 농업기업에 몰두하고 있는 현실을 폭로했다. 변혜진 씨는 "다국적 곡물기업과 농업기업에 장악된 우리의 밥상과 먹거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이들 거대한 농업기업이 하늘로부터 대량 살포하는 다국적 제약기업의 농약과 항생제로 인한 불건강의 문제는 치명적 위협이 되기 전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해야 할 것인가"라고 말하며 광우병과 같은 현대의 질병이 공장식 축산업이 낳은 폐해임을 지적하면서 "우리의 미래를 다국적기업에게 맡길 수 없다.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다국적제약기업의 이윤이 볼모로 저당 잡히게 놔 둘 수는 없다."며 이번 동아시아경제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다국적기업에 저항하는 투쟁이 조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민중들과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파괴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직접적으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은 노동자의 노동강도를 강화시키고 더욱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노동자를 몰아세웠다. 네 번째 발제자인 김종민 노동건강연대 사업국장은 "노동자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도 WTO/WEF 체제에 대한 반대가 필요하다"며 발제를 시작했다. 김종민 씨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속에서 고용구조가 유연하게 변화되고 있는 점, 사회보험 합리화 등으로 인해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급여보장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 공공부문 사유화로 인해 노동조건이 악화되고 노동안전관련 규제들이 완화되어 직접적으로 노동자들의 건강이 파괴되고 있는 양상을 몇 가지 투쟁사례를 통해 보여주었다.
이번 토론회는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경제정상회의에 저항하는 공개토론'이라는 부제를 단만큼 발제자와 토론회 참가자들은 6월 12-13일 신라호텔에서 진행되는 동아시아경제정상회의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자고 제안했다. 토론에 참가한 한 학생은 "우리 토론의 목표는 6.13투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며 이것은 "더욱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고, 발제자였던 김종민 씨는 "우리는 현재의 비인간적인 질서에 총체적으로 'No'라고 말해야 할 것"이라며, "6.13 투쟁의 의미는 현재의 질서에 총체적으로 'No'라고 말하는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변혜진 씨 또한 "세계화는 대세고 반세계화는 폐쇄적이라고 말하는데, 가진 자들의 세계화야말로 폐쇄적이었고 비인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아래로부터의 세계화, 우리들의 세계화를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토론회가 있었던 이틀 후, 김화중 복지부장관은 서울대 보건대학원 초청강연에서 '한국의 보건복지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핵심적인 내용으로는 서울대 동북아 의료 허브화를 위해 올해 중 동북아중심병원 유치대상 외국병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외국병원이 국내에 진출하는데 제약이 없도록 하기 위해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을 연내에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다.
세계화의 대세를 이끌어가는 유수한 기업관료들과 동아시아 경제정상들의 모임인 6월 13일. 우리는 이 회의에서 맞서는 투쟁을 조직하면서 의료개방 저지를 위한 거대한 연대의 물꼬를 틀어가야 할 것이다. 민중의 건강과 생명을 파괴하는 그들에 맞서, 다른 세상을 가능하다는 우리의 구호를 더욱 크게 공명시켜가야 할 때다.
이날 토론회에는 다양한 연대단위에서 참석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이병주 대외협력실장과 스크린쿼터문화연대의 최영재 사무차장은 각각 현재 진행되는 교육개방의 현황을 고발하고, 한미BIT의 위협성을 폭로하면서 전 부문이 함께 연대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같이 참석한 자유무역협정-WTO반대 국민행동의 전소희 사무처장은 "한국이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유치한 의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것은 한국이 지금 진행되는 세계화를 주도하고 아시아지역에서 자신의 주도권을 분명히 하기 위한 적극적 제스쳐로 인식해야 한다."며 동아시아 겨제정상회의의 의의를 분명히 밝혔다.
전교조의 이병주 실장과 스크린쿼터문화연대의 최영재 사무차장은 "지금까지 투쟁하면서 연대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면서 613투쟁을 계기로 공공성 쟁취, 문화다양성 쟁취의 공동투쟁의 모범을 만들어가자고 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박주영 기자 (민중의료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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