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요구가 부당합니까?"

불안정노동과 빈곤에 저항하는 공동행동 인권선언주간 선포

▲'불안정노동과 빈곤에 저항하는 공동행동' 인권선언 주간 선포 기자회견

3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불안정노동과 빈곤에 저항하는 공동행동' 인권선언 주간 선포 기자회견이 있었다. 기자 회견은 김흥현 (전국빈민연합 의장)씨의 인권위 진정 취지 발언, 사례조직화와 각 영역 진정 사례 발표, 향후 일정 발표, 기자회견문 낭독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김흥현씨는 "현재 한국 사회는 실업과 빈곤이 전방위로 만연한 상태"라고 말하고 "전체 노동자의 60%가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노동자 임금의 30~40%에 해당하는 저임금에 시달리는 현실과 도시민의 1/4이 절대 빈곤에 내몰린 현실"에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김씨는 "구걸과 시혜가 아닌 투쟁으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공동행동의 일환으로 인권선언과 인권위원회 진정을 하기에 이르렀다"며 오늘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진정 사례 발표는 수급권자 김태현(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씨, 노점상 최한용(전빈련)씨, 노숙인 김학식씨, 이주노동자 쇼학(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씨, 산재노동자 박영일(산재노동자협의회)씨, 비정규직 정종우(근로복지공단 비정규노조 위원장)씨의 발언으로 진행되었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김태현씨는 "최저생계비 책정 금액이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작년 빈곤사회연대(준)와 함께 1인당 최저생계비에 해당하는 31만원을 현물로 바꾸어 청와대로 항의 방문을 진행하던 중 집시법 위반으로 경찰에 연행이 되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김씨는 "그때 내게 벌금 50만원 형이 떨어졌다. 최소한의 생계보장 '의무'를 준수하라는 요구를 정부에 했다는 이유로 (국가가 책정한) 내 한 달 생계비보다 더 많은 벌금을 부과하는 현실이 너무나 분노스럽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씨는 또한 "집시법 위반 부과 벌금보다 더 못한 금액을 한달 최저생계비로 던져주고 엄청난 시혜를 베푸는 양, 의무를 다한 양하는 정부의 생색내기가 더 어처구니없다"고 비판했다.

쌍문동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다는 최한용씨는 "20여 개의 노점을 단속하기 위해 200여 명의 용역이 새벽 4시에 전경 2개 중대와 함께 기습하여 11톤 트럭 4~5대에 생계수단을 싹쓸이 해가고 노점상의 전재산인 리어커를 부수어 버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불법 점유를 이유로 300~400백 만원의 벌금을 물리고, 중고차마저 가압류하고 있다"며 일상적 노점 단속의 폭력성에 대해 성토했다. 최씨는 "꼭두 새벽부터 밤 12시 넘게 까지 중노동을 하며 하루 벌이 3만원,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1~2만원을 버는 대부분 생계형 노점상들의 바램은 부자로 살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며 "그저 일하고 싶은 우리들에게 최소한의 장사공간을 조금이라도 인정해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최씨는 "글씨를 모르셔서 내게 대필을 부탁하며 진정서를 쓰시는 할머니 노점상의 바램은 '깡패도 개짐승 취급하는 우리 같은 사람도 진정을 하면 받아 주냐'는 스스로에 대한 열등감 없이 살아 갈 수 있게, 매일 매일 일터에서 단속의 공포 없이 살아 갈 수 있게 조그마한 배려를 해 달라는 소박한 것"이라며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보장을 해달라는 우리의 바램이 부당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기자회견 이후 참가자들은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오늘(3일) 진정은 3일~5일까지 진행하는 집단 진정 내용 중 수급권자, 노점상, 노숙인 부분의 진정으로 이루어졌다. 진정인들은 ▲최저생계비의 비현실적인 책정으로 인한 생존권 침해, 실제소득보다 높은 임의 추정소득 부과행위에 의한 생존권 침해 ▲생계수단을 박탈하는 노점단속 행위에 의한 생존권 침해 ▲노숙인 정보종합관리시스템 구축에 따른 프라이버시권 침해에 대한 국가인권위의 즉각적인 권고를 촉구했다. 진정서 접수 후 참가자들은 시청 앞 광장에서 집단 1인 시위를 30여분간 진행한 후 일정을 마쳤다.

* 국가인권위 집단진정 일정 중 6월 4일(금) 일정이 6월 5일(토) 일정으로 병합되었다. 따라서 6월 4일 이주노동자, 산재노동자 부문의 집단진정이 6월 5일 예정된 비정규직 부문과 함께 이루어지며 진정 내용에는 변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