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쟁 열 일곱 돌이 되는 6월 10일, 전국 29개 인권단체가 연대하는 인권단체 연석회의가 출범을 알렸다. 인권단체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10일 오전 10시 안국동 느티나무에서 17대 국회 인권입법과제에 대한 인권단체 연석회의 의견서를 발표하는 자리로 출범식을 대신했다.
인권입법과제에 대한 의견서 발표 기자회견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장주영 사무총장,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의 남상헌 의장,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 최용기 공동대표, 원불교인권위원회의 이경우 변호사, 민주화를위한가족협의회 임기란 전의장을 비롯한 여러 회원들, 인권운동사랑방의 박래군 활동가를 비롯하여 인권단체의 많은 활동가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사회를 맡은 안산노동인권센터의 김병태 활동가는 "우리사회의 여러 분야가 민주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반인권유제들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고,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개혁과 우리사회의 뿌리깊은 차별구조가 우리 사회의 인권현실을 점점 더 열악하게 하고 있다"고 연석회의 결성배경을 설명했다.
오늘 발표된 의견서는 16대 국회가 △과거청산 과제를 외면하거나 입법 의무를 방기하고, △ 호주제 문제 방기, 국가보안법 문제, 집시법 개악, 사회보호법 폐지 방기 등 시민정치적 권리를 외면하고 오히려 개악했으며, △ 노동시장 유연성만을 강조하며 노동기본권의 후퇴를 가져오도록 법률을 제정하거나 개정, 폐지했고, △ 특히 이라크 파병 동의안을 가결하는 등 인권의 원칙을 무시하고 위헌적인 반인권 법률의 제정과 개정을 추구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의견서는 17대 국회는 16대 국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입법부가 법률제정과 정책결정과정에서 인권을 무시하지 않아야 하면, 이를 위해 국회의 모든 입법과 정책 결정과정에서 △ 국제인권기준을 반드시 준수하고, △ 헌법의 기본권에 위배되지 않아야 하며, △ 인권의 원칙은 자유권뿐만 아니라 사회권에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 과거청산을 위해 노력하고, △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인권보호를 중시해야 한다고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인권운동사랑방의 박래군 활동가는 의견서를 설명하며 "최우선 과제로는 이라크 파병 동의안 철회를 꼽았고, 과거 국가적 차원의 인권범죄로 인한 피해를 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래군 활동가는 또 선결 7대 인권입법과제로 1) 국가보안법의 대체입법없는 전면적인 폐지, 2) 집시법 전면 개정, 3) 사회보호법 폐지, 4) 형사소송법 개정, 5) 호주제 폐지, 6) 최저임금법 개정, 7) 비정규직 보호 법률의 제정을 제시했다.
또한 "17대 국회는 임기중에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입법을 해야 하며, 전자정부 추진 방침에 대한 제고와 주민등록제 폐지 등 정보인권보호를 위한 입법, 국민소환제·국민발의제 도입을 위한 민주주의의 강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연석회의는 "17대 국회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있는 반인권 악법, 자유권과 사회권을 후퇴시키거나 국제인권기준에 반하는 테러방지법 추진, 전자감시 일상화, 유전자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노동기본권의 후퇴, 비정규직 양산, 차별의 확산을 낳는 어떤 입법에도 반대한다"고 경고했다.
산적한 인권현안에 대해서는 민변의 장주영 사무총장이 국가보안법과 집시법, 사회보호법 등 자유권을 심대하게 침해하고 있는 법안의 개폐문제를, 연대회의의 남상헌 의장은 특히 유족의 고령화로 바로잡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민간인학샐진상규명특별법과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을, 장애인이동권연대의 최용기 공동대표는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장애인 이동권 확보, 형사소송법 개선에 대해 설명했다.
민가협 회원들을 대표하여 임기란 전의장은 "민가협의 지난 길은 국가보안법과의 싸움의 길"이라고 설명하고 "17대 국회가 국가보안법, 보안관찰법, 사회보호법 등 자유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악법들을 철폐하라"고 주장했다.
연석회의는 이날 이경우변호사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17대 국회의 모든 입법활동의 최우선적 기준은 인권"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17대 국회는 국제인권규약과 헌법의 기본권조항을 충실히 고려하면서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세워야 할 인권입법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연석회의는 인권운동의 현안에 대한 공동토론과 공동행동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번 "17대 국회에 요구하는 인권입법과제 의견서도 '인권입법운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연석회의는 매년 우리 사회의 인권현실을 정리하고 인권과제에 대한 입장을 담은 연간 인권 보고서를 발행할 계획이다. 또한 2004년 말 국회의원들의 입법, 정책결정과정을 평가하고, 반인권적 입법태도를 보인 의원들의 명단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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