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되는 민주노총 길들이기 공작

"정파들이 파업 강행, 조합원 피해 부추겼다"
내일,매경,동아,중앙 - '카더라' '아니면말고'식 민주노총 뒤흔들기 한 목소리


공권력 등에 업은 직권중재와 사실 날조 왜곡한 보수언론의 위력

비정규직, 병원노동자, 궤도5사, LG정유노조 등 굵직했던 상반기 파업투쟁이 일단락 되었다. 그러나 투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궤도5사와 LG정유노조 등은 현장 복귀 이후 출근투쟁과 농성을 전개하고 있으며, 건설플랜트 노동자 투쟁 등 현장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투쟁에서 무엇보다 맹위를 떨쳤던 것은 직권중재였다. 직권중재는 말 그대로 노사간 대립에 있어 정부가 사측의 손을 들어주기 위해 직권으로 개입하는 것이었다. 보건의료노조, 궤도5사, LG정유노조 어느 경우나 마찬가지였다.

이상학 민주노총 정책기획실장은 "직권중재는 노동3권 중 단체행동권을 저해하는 것으로, 사측은 직권중재를 이용해서 교섭을 회피해버리기도 한다"며 직권중재의 폐해를 지적했다.

노무현정권은 작년 노사관계로드맵을 제출하면서 사회통합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공을 들여왔다. 이 노동 포섭 전략은 올초 교섭을 앞세운 이수호 민주노총 집행부를 만나면서 큰 마찰없이 먹혀들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상반기 노동조건 후퇴없는 주5일제 등을 요구하는 노동자의 저항이 커지고, 자본과 정부의 반노동자적 태도가 노골화되자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도 이런 상황에서는 교섭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해당 사측은 입단협 과정에서 노동유연화를 위한 마지노선을 그었고, 정부는 자본의 입장에서 직권중재라는 칼날을 휘둘렀다. 직권중재는 노동의 일부분을 제도 내적으로 포섭하고 일부는 배제하는 공격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교섭과 실리를 내세우지 않고 투쟁을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찾겠다는 시도와 흐름을 봉쇄한다는 맥락이다. 이를 위해 직권중재는 홀로 나타나지 않았다. 반드시 공권력을 대동하고 등장했다. 자본의 입장에서는 노동유연화 강화와 노동 순치를 위한 대노동관리의 유력한 무기인 셈이다.

최초의 산별총파업이라는 정치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직권중재에 앞서 마무리된 보건의료노조의 파업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산별총파업의 교섭 성과가 작다고 할 수는 없지만 투쟁없는 산별총파업이 불러온 후유증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총파업 이후 서울대지부가 사측과 힘겨운 투쟁을 계속해야 했던 것은 산별인가 아닌가가 아니라, 어떤 투쟁을 통한 산별이어야 하는가의 과제를 던져놓았다.

공권력를 등에 업은 직권중재와 언론의 왜곡보도는 상반기 노동자의 파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LG정유노조 파업에 대한 조선,중앙,동아,매일경제,한국경제 등 일간지들은 사실 날조와 왜곡으로 노동자 파업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쳤다. 목숨을 담보로 한 노동조건과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고임금노동자', '배부른 파업' 이야기를 퍼뜨리고, 눈앞에서 벌어진 사실도 은폐, 왜곡 보도하기 일쑤였다. 노조가 내건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정규직화, 지역사회 발전기금 출연,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충' 등 3대요구는 거론조차 못하게 만들었다. 오죽하면 LG정유노조가 현장복귀 선언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위 다섯 언론 기자들을 출입조차 못하게 했겠는가.

하반기 노사정 합의체제 구축 위한 공작 시작

상반기 노동자 투쟁은 많은 평가가 있어야겠지만, 공권력을 업어타고 등장한 직권중재와, 붕어빵 찍어내듯 물량공세를 펼친 보수언론의 왜곡 보도 공세가 합작한 한 판 승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본과 정부가 대노동 관리의 고삐를 푼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바짝 죄고 있다. 하반기 노사정 합의체제를 정착하기 위한 공작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9월 21일 32차 임시대의원대회 개최를 확정하였고, '하반기 사업계획'과 '사회적 교섭기구' 내용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하고 있다. 대의원대회에 앞서 중앙집행위(8월25일)와 중앙위(8월31일)를 잇따라 열고 안건심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자본과 정부 역시 예의 주시하며 지켜보고 있으며, 다각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민주노총 추스르기. 순조롭게 진행되어온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총파업 투쟁 과정에서 삐끗한만큼 얼르고 달래서 대화와 타협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다. 자본과 정부의 입장에서 여전히 교섭 노선을 강조하는 이수호 집행부는 같은 배에 태울 우군으로 보는 반면, '사회적 합의주의·노사정 담합 분쇄 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와 같이 노무현정권의 노동정책에 완강하게 반대하는 세력들은 눈에 가싯거리로 보일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자본과 정부로서는 위로부터 공세적인 노사정 합의체제를 구축하고, 이 흐름에 같이 하지 않는 세력은 배제, 위협, 탄압할 공산이 매우 크다.

이같은 점은 언론 보도에도 반영되고 있어 쉽사리 추측 가능하다. 매일경제신문 12일자는 "이(노선 갈등-인용자) 때문에 온건ㆍ합리 노선을 주장하고 있는 이수호 위원장 등 현 지도부의 방침이 내부에서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LG정유 파업 당시 이수호 위원장이 삭발 단식농성을 벌인 것도 민주노총 내부의 이와 같은 역학관계 때문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이상학 민주노총 정책기획실장은 "이수호 위원장의 삭발단식 농성은 직권중재와 경찰 투입 등 구시대적인 노동탄압에 항의하고 파병을 철회하기 위해 벌인 것"이라며 "그런 엉터리같은 기사를 믿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반문했다. 민주노총을 흔들기 위한 악의적인 보도라는 이야기다.

김대환 노동부장관이 1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노총이 노사정대표자회의를 유보한 것과 관련, "이수호 민노총 위원장이 내부 이견을 추슬러 회의를 재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위원장이 내부 도전으로 이 문제까지 흔들려선 안 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첫 포문을 연 내일신문 12일자는 "지난달 28일 일부 정파조직과 현장조직 등이 모여 '사회적 합의주의·노사정 담합 분쇄 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를 구성해 공개적으로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복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에서도 알 수 있다"고 소개, 전후 맥락으로 볼 때 자본과 정부의 노동유연화 공세와 사회적 합의주의에 반대하는 세력을 부정적으로 서술함으로써 자본과 정부 편의 손을 들어주었다.

보수언론 동원, 민주노총 흔들기로 노사정위 구축 분위기 조성

하반기 자본과 정부의 노동관리가 위 맥락으로 전개된다고 본다면, 지난주부터 민주노총 흔들기에 나선 언론 보도들이 자본과 정부의 작전의 일환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갖는다. 8월 12일 내일신문, 매일경제신문, 8월 14일 동아일보, 8월 17일 중앙일보 등에서 보도된 내용은 자본과 정부의 의도적인 언론 공세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노선 갈등', '강온파 대립' 등의 제목과 부제를 단 이들 기사는 하나같이 출처를 밝히지 않는 '관계자들'의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이라는 보도 행태는 '아니면 말고'나 '카더라' 통신으로 취급되는데, 책임지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글쓴이의 의도에 따라 소설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고약한 보도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기사량의 차이만 있을 뿐 보도의 관점과 내용, 구성이 대동소이하고 보도된 시점도 비슷한데, 이런 점들이 현재 자본과 정부가 언론을 통해 의도적인 분위기 조성을 한다는 추측을 밑받침한다.

민주노총 내부에 있는 여러 노선이나 정파 활동을 보도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민주노총이 조합원의 경제적, 정치적 이해를 실현하기 위한 말 그대로 노동조합의 총연맹이고, 따라서 노동자의 이해를 실현하기 위해 제출되는 경로와 방법을 둘러싼 노선 논쟁은 오히려 필요하고 또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 점에서 이수호 집행부가 교섭과 실리위주의 노선을, 범좌파 세력이 투쟁을 통해 조합원의 이해를 실현하는 노선을 견지해왔다는 점은 조합원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물론 더 들여다보면 사안과 쟁점에 따라 의견을 달리 하는 많은 정파가 민주노총 내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권두섭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정파들은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대중조직인 민주노총의 발전을 꾀한다는 맥락에서 활동하는만큼 모든 정치활동을 보장하고 열어놓어야 한다"고 말하고, "정파간의 경쟁이나 연대활동을 터부시하는 풍조는 노동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 보수언론들은 이런 사실을 정당하게 바라보지 않고, 자본과 정부의 편에서 흠집내기와 길들이기 수단으로 기사화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동아일보 14일자는 "이번 하투의 승부를 결정한 요인은 고임금 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한 따가운 여론이었지만 민주노총 내 강온파간 노선 대립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라며 노조의 투쟁을 결정지은 요인으로 강온파 대립을 부각하였고, 내일신문 12일자는 "특히 무리한 파업으로 노조원들이 징계에 회부되고, 파업기간에 대한 무노동무임금 등 불이익이 따르자 정파의 폐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쓰고 있다.

이에 대해 고병용 LG정유노조 위원장직무대행은 "조합원들은 복귀 절차에 따라 복귀하려고 하나 사측에서 출입을 제한하는 등 인권탄압, 노동탄압이 벌어지고 있다. 조합원들은 단위별로 대응하고 있고, 법률적인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말하고, "징계 회부 문제나 무노동무임금 적용 등은 노조에 대한 사측의 일방적 탄압에 불과하다"고 짤라 말했다.

김학년 서울지하철노조 조합원도 "노조가 총파업을 결정한 것은 조합원의 민주적 결정에 따른 것이다. 조합원들은 정파가 어떤 영향을 미친다거나 하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대부분의 조합원의 생각에 대해 언급하고, "노동조건 후퇴없는 주5일제와 일자리 확충을 요구한 파업은 생존을 위한 것이었으며, 따라서 지금도 조합원 스스로 징계 회부나 노조 탄압에 맞서는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본 편에서 거짓말 보도 서슴지 않는 보수언론

보수언론의 문제의 기사에는 사실 확인을 거치지조차 않은 왜곡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가령 매일경제신문은 "지하철노조와 LG정유노조가 파업의 명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파업을 강행한 것은 '노동자의힘'의 이 같은 노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게재했다. 내일신문도 근거없는 정파의 폐해를 언급한 뒤 "민주노총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정파들은 조직 안팎에 복잡한 양상으로 존재하고 있다. 대표적인 외부의 정치조직으로 좌파성향으로 분류되는 '노동자의힘'이 있다"고 서술했다.

이에 대해 황금춘 노동자의힘 사무처장은 "지하철노조와 LG정유노조의 파업이 명분이 분명하고 정당한 투쟁이었던 만큼 지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파업은 전적으로 노조와 조합원의 민주적 결정에 따라 전개된 것"이라고 밝히고 "정부의 노사정위 구축 흐름에 반대하는 세력에 대한 견제와 비난 여론을 유도하기 위해 쓰여진 기사"라고 짤라 말했다. "특히 내일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런 의견을 밝혔지만 사실대로 기사로 쓰지 않아 당혹스럽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매일경제신문은 또 "LG정유 파업 때 현장에 조기 복귀한 한 근로자는 '이번 파업에서 사실상의 결정권은 LG정유노조가 아니라 화섬연맹이 쥐고 있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37년 만에 처음으로 하는 파업이 강경 일변도로 흐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고 쓰고 있는데, 이 역시 '관계자에 따르면' 식의 근거없는 인용인데다, LG정유노조의 파업이 사측의 직권중재와 공권력 투입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조차 날조하고 있다.

고병용 직무대행은 "화섬연맹이나 LG정유노조는 사측에 대해 같은 입장을 가졌다. 사측이 대화를 거부하고 노조를 무력화하려 했기 때문에 20일에 걸친 산개투쟁이 전개된 것이다"며 사실을 바로 잡았다.

최근 보수언론이 보여준 일련의 보도 행태는 자본과 정부의 요청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해당 언론 스스로의 입장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허위 날조와 왜곡기사가 일시적인 효과를 가질 수는 있겠지만, 진실을 뒤엎을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지금 자본과 노무현정부가 하반기 민주노총을 상대로 사회적 합의주의를 꾀하고, 노사정위원회를 구축함으로써 노동운동을 손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고, 그 선두에 보수언론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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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 왜곡보도 , 직권중재 , 보수언론 , 정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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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에는...

    04년 투쟁의 결과물 이다.
    이제라도 이수호위원장은 투쟁으로 화답해야...
    강력한 투쟁으로 하반기투쟁을 준비해야된다.
    03년 열사들을 기억하라.

  • 합의주의 분쇄

    상반기 엘지칼텍스, 궤도연대, 건설일용등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정권과 자본은 직권중재및 공권력 투입으로 탄압을 해왔지만

    이에대한 대응으로 민주노총에서는 중앙위원회, 대의원대회등을 통해
    정권과 자본의 노동탄압에대한 투쟁방침을 결정하지않고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나홀로 단식을 왜 들어 갔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는 민주노총 공식 회의기구에서 투쟁방침을 결의하고 결정하면 이결정에대한 책임을지고 투쟁을 조직하고 실천을 해야 하는데...

    이에 비해 나홀로 단식은 책임져야할 것은 아무것도 없고 언론 플레이로 결사 단식하는 위원장의 이미지를 선전하고...

    이러한 사실을 뻔히 알고 있는 정권과 자본이 가만히 있겠는가

    그리고 이러한 언론의 보도는 정권과 자본의 민주노총 길들이기가 아니라 노사정 담합을 위해 민주노총 합의주의자들이 자신들이 책임져야할 상반기 투쟁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정권과 보수 언론을 등에 업고 투쟁하는 노동자와 투쟁을 지지하고 함께하는 진영에 대한 파상적인 공세이 다름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