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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리는 풀무원 조합원 |
13일 오전 9시 30분부터 부산지방노동청 앞마당에서는 '악덕 기업주 처벌, 파견법 개악 저지 및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한 민주노총 투쟁대회' 가 열렸다. 신상길 민주노총부산본부 조직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집회에는 부산, 마창, 대구, 울산 등지에서 모인 2백여 노동자들과 지역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3개 중대의 경찰과 함께 했다. 62명의 조합원 중 20여 명과 함께 참석한 풀무원 의령노조 이우진 부위원장은 "사측이 합의안을 손바닥 뒤집듯 한다"며 "노조는 더 이상 양보할래야 할 것이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연이어 십여 개 장기투쟁 사업장 대표들의 발언이 계속됐고 그 내용은 한결 같았다.
국회의원들이 지방노동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 가닥 희망을 지닌 채 영남 전역에서 모인 노동자들의 집회는 참으로 눈물겨웠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이 나타났을 때 그 희망은 열렬한 환호로 표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날 부산과 대구지방노동청 감사에 주어진 시간은 3시간 남짓이었다.
한 가닥 희망은 참으로 질긴 것이어서 건물 안에서 국감이 펼쳐지는 내내 노동자들의 집회는 계속됐다. 이 날 따라 가을 햇볕은 또 왜 그리 따갑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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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높은 국감장 문턱, 의원이나 노동자나 답답하긴 마찬가지
국회의 문턱만 높은 줄 알았는데 국감장의 문턱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근 자살자 명의 전화에 의한 위치추적이라는 황당한 사건으로 일반에 널리 알려진 삼성 일반노조의 김성환 위원장과 작년 삼성 SDI 사측의 노사협의회 선거 개입과 관련해 해고된 박제수, 문복수 씨가 국감 방청을 하려다 노동청 공무원과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뒤늦게 나타난 환노위 입법위원은 이 날 허용된 방청객 수는 4명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단병호 의원실 강문대 보좌관의 도움으로 즉석에서 방청신청서를 작성하기는 했지만 한 참 국감중인 이경재 환노위원장이 그 신청서를 확인하고 도장을 찍어 줄 리는 만무. 결국 스피커를 통해서 국감 소리라도 들으라며 답변 준비실에 의자 두 개를 내주긴 했다.
국감이 끝날 즈음엔 국회의원들 얼굴이라도 보겠노라고, 왜 우리 이야기는 '의원 나리' 입에서 나오지 않느냐며 풀무원 의령 조합원들이 부산 지방노동청 청사 안으로 들어왔다. 농공단지의 4,50대 여성이 대부분인 20여 명의 조합원들을 맞이 한 것은 역시 경찰. 국감을 마치고 의원들이 내려오는 것을 그냥 기다리고 있겠노라는 조합원들을 밀어내려는 시도가 있었고 여기저기서 조합원들의 눈물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우리도 세금 낸다. 의원나리들은 우리 세금 먹고 사는 것 아니냐", "일요일은 쉬고 싶다", "이대로는 못 간다"는 절규들이 여기 저기서 터져 나왔다. 단병호 의원실의 강문대 보좌관은 "이 따위 국감이 뭐냐? 3시간 동안 환노위 의원 전원이 부산, 경남, 대구, 경북을 다룬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결국 국감을 마치고 단병호 의원이 조합원들을 만났다. 그의 얼굴에도 안타까움이 넘쳤고 단 의원의 손을 잡은 여성 노동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눈물을 찍어냈다. "최선을 다하겠노라"는 약속을 하고 돌아서는 단 의원도, 이런 한풀이 밖에 못하고 돌아서는 노동자들도 막막해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밤, 대추를 넣은 윤기 흐르는 따뜻한 밥에 생선회와 갈비찜
풀무원 의령 노동자들이 돌아간 후 기자는 공무원, 보좌관, 취재진을 위해 밤, 대추를 넣은 윤기 흐르는 따뜻한 밥에 생선회와 갈비찜, 맛깔스러운 해물 된장찌게가 곁들여 차려진 밥상 앞에 앉았다. 성찬임에도 불구하고 입맛이 안 돌았지만 꾸역꾸역 밀어넣었다. 공무원들 역시 어떻든 연례행사를 마쳐서 속이 시원하다는 표정으로 서로의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떠들썩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귀에 들어온 몇몇 대화들을 옮겨 본다.
"대구 지하철은 왜 직권중재를 안 내린 거지?" "그러게 말야" "풀무원은 몇 년 동안 밀렸다고 생각하는지 의령 공장 접을 수도 있다던데 말야" "춘천도 마찬가지라던데"
마침 이 날 한진 중공업 김주익, 곽재규 열사 '1주기 추모사업 선포식'이 역시 부산에서 열렸고 이해찬 총리는 "2004 진보정상 회의" 참석차 출국했다.
| 현장에서 만난 사람, 사람들 | ||||
풀무원 의령 노조 성기환 위원장 그리고 삼성 해고 노동자들과 만났다. 어찌 그리 상황들이 똑같은지 이 인터뷰에다 다른 장기투쟁 사업장 이름과 다른 노조 위원장 이름을 대입해도 손색이 없을 지경이다. 리베라, 성람재단, 풀무원, 한원 cc...그나마 국감장 내외에서 이름이라도 오르내린 투쟁 사업장들이다. [풀무원 의령노조 성기환 위원장]
- 보는 그대로다. 노조원 다수는 가정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여성들이다. 102일째 싸우고 있다. 국회의원 면담의 의미는 - 우리 이야기가 제대로 안 다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왜 안 다뤄졌는지 이야기라도 들어야 겠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나 - 하나 둘이 아니다. 임금 문제는 차치하고 근골격계 문제만 해도 심각하다. 춘천, 의령 할 것 없이 골병 든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회사의 대응에 변화는 있나 - 전혀 없다. 마지 못해 교섭에 응해도 성의가 없다. 노조를 말살하겠다는 속내다. 노조의 대응은 - 우리는 요구안을 하나, 둘 줄여나갔다. 이젠 더 양보할 게 없다 풀무원은 규모가 큰 회사가 아닌가? 주5일제 문제가 심각한가 - 지난 7월 1일 주5일제 법적 시행을 앞두고 회사를 열몇 개로 쪼개 버렸다. 졸지에 100인 이하 사업장들로 바뀐거다. 전망은 -어차피 국회를 통해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걸 우리도 안다. 다만 특별 근로감독이라도 실시됐으면 한다. 노동청은 최소한 법대로는 해야 할 것 아닌가? 우리는 싸우는 수밖에 없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 / 박제수, 문복수 삼성 SDI 해고 노동자]
- 작년 노사협의회 선거에 회사가 개입했을 때 차를 몰고 회사로 돌진했다. 그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수사를 맡은 검사가 회사 측 말만 듣고 움직인다. 우리 한테는 술 먹고 홧김에 한 일이라고 진술하면 처벌이 가벼워 질 수 있다고 회유하더라. 참 골고루 웃기고들 있다. 얼마 전 삼성 SDI에 대한 특별근로감독도 결정됐는데 - 그렇다. 과로사 한 노동자가 있었는데 삼성 측은 한 시간 일하고 이십 분간 휴식시간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삼성이 그런 회사다 이번 국감에선 삼성 문제가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다 - 들리는 말에 의하면 내부적으로 초비상 상태라더라. 온갖 회유, 물밑 작업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로 안다. 겉으로는 끄떡없는 척하지만 이번에는 아마 똥줄이 타는 모양이다. 언제 부터 기다렸나 - 국감장에 9시 30분에 도착했다. 처음엔 노동청 공무원, 경찰이 막더니 나중에는 국회 공무원이 와서 방청객 숫자가 4명으로 정해져 있다더라, 결국 여기(답변 준비실)에 앉아서 스피커로 소리나 들으라더라. 삼성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 기업주들의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노동자를 부속품으로 생각하는 기업주들이 대부분 아닌가? 얼마 전 서울지방청 국감 때 스타가 됐던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이나 삼성 이건희 회장이 대표적 예다. 기업주 사고방식 바뀌는건 요원해 보인다 -맞다. 우리가 싸움으로 바꿔내는 수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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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리는 풀무원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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