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주체들, "사학법안, 참여정부에 기대할 것 없다"

"사학비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 그대로 답습"

열린우리당이 14일 발표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 해당 교육 주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전교조와 학부모 단체로 구성된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국민운동본부)는 14일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집권여당이 사립학교 개혁을 포기하려하냐"며 열린우리당과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천정배 원내대표, "공공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려는 것"

열린우리당이 14일 발표한 개정안은 교원임면권을 재단 이사회에 부여하는 대신 이사회 정수의 3분의1을 교사·학부모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가 추천하는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사학비리 발생 시 이사 및 학교장이 학교로 복귀하기 위한 경과기간을 현행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고, 경과 기간 이후에도 재적 이사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도록 했다.

천정배 열린우리당 의원은 14일 개정안을 발표하며 "사학재단인 학교법인의 운영권을 설립자와 계승자에게 부여하면서도, 동시에 교사·학부모 등 실질적인 학교 구성원들의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공공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운동본부, "비리사학에 합법적으로 면죄부를 주는 길"

그러나, 정작 학생·교사·학부모 등 교육주체들이 이번 개정안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국민운동본부는 개정안에 포함된 '개방형 이사제'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형식적으로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하면서도, '이사를 추천함에 있어 법인과 협의를 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삽입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개방형 이사제의 취지 자체를 완전히 무력화 해놓았다"고 성토했다.

또 국민운동본부는 교원임면권의 재단 이사회 존치에 대해서도 "사학비리의 거의 절반이 기부금 채용 등 교원 임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비리"라며 "이는 사실상 사학비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국민운동본부는 "초중등학교의 경우 교원 임금을 전액 국고로 지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교원임면권을 재단이 갖는 것은 사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개정안에 포함된 사학비리 발생 시 해결 방안과 관련해서도 국민운동본부는 "새 개정안은 사학비리 발생 시 즉각적으로 시정조치를 취하는 대신 계고기간을 15일 이상 두어 비리재단이 변제할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비리사학에 대해 합법적으로 면죄부를 줄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칙을 지키지 않고 정치적 타협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참여정부 정책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참교육학부모회 유숙자 씨는 "열린우리당은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개정을 강조해왔고,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약속했다"며 "그러나, 참여정부는 한 발, 두 발 물러서더니 결국 달라진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유숙자 씨는 "참여정부가 교육개혁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교육부장관을 밀어내던지, 공약불이행에 대해 사과하라"며 "더 이상 참여정부에 기대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유재수 전교조사립위원회 사무국장은 "사립학교법 개정의 취지는 법인과 학교의 운영을 분리하는 데 있다"며 "따라서 학교운영과 관련된 권한은 당연히 학교장에게 주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또 유재수 사무국장은 "부패와 비리를 막고, 헌법이 보장하는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 원칙에 따라 사립학교법은 개정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유재수 사무국장은 이어 "열린우리당이 원칙을 지키지 않고, 양쪽 입장을 받아서 정치적 타협을 한다면 개정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번 개정안을 17일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으로 확정한 뒤 의원입법 형식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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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비리 , 사립학교법 개정안 , 교원임면권 , 개방형 이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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